입사 2년 차인데 답답해서 정신병이라도 걸릴 것 같아요. 신입 교육을 마치고 팀에 배치돼 업무를 시작하면서 A 대리를 사수로 모시며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팀장이 모든 업무는 A 대리에게서 먼저 컨펌을 받은 다음 보고하라고 지시하면서 자연스럽게 A 대리와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났죠. 처음에는 A 대리가 이것저것 자세하게 설명해줘서 업무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자기 시간을 쪼개서 직장 생활에 대한 조언까지 해주는 A 대리가 고마웠고 존경하는 마음까지 품게 됐죠.
그런데 제가 업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후로 A 대리의 조언이 갑갑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기획안을 만드는 데 제가 보기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디자인을 들먹이며 수차례 ‘다시 하라’고 수정을 요구하는가 하면 아직 작업 중인 내용을 자꾸만 물어보면서 이런저런 점을 조심하라고 지적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아직 많이 실력이 부족하니 도움이 되기 위한 조언이겠거니 생각해서 참고 견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도가 지나친 것 같습니다. 불필요한 수정을 거치느라 업무가 지연되고 지적 사항이 좀처럼 줄지 않아 답답합니다.
최근에는 A 대리가 수차례 지적해 수정한 내용을 팀장에게 들고 갔더니 왜 이렇게 고쳤냐고 질책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A 대리의 지시로 수정했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내가 이런 얘기를 한 걸 A 대리가 알면 기분이 상할까 봐 걱정이 되고, 또 앞으로 회사 생활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팀장이 내 능력을 평가절하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되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원래도 남의 평가를 신경 쓰고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데 A 대리의 요구 사항을 다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게 너무 힘들고, 이제는 그렇게 하는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팀장한테 직접 가서 이런 고충을 얘기하려니 아직 신입 사원인데 그렇게까지 해도 될지, 괜히 건방지다는 오해를 사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필자는 미 컬럼비아대에서 조직과 리더십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미네소타대에서 상담심리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숭실대 경영학부 조교수, INSEAD 글로벌리더십센터 방문연구원으로 재직했고 삼성전자 리더십 개발센터 등에서 근무했다. 심리학과 경영학, 성인교육학을 기반으로 한 효과적인 리더십을 연구하며 상담 및 코칭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 교육·훈련 기관 씨앤에이엑스퍼트(C&A EXPERT)의 대표이자 성균관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다. 감정 코칭 전문가로서 직장 내 감정 관리 및 소통 기술에 대해 CEO와 임원, 팀장 및 팀원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한다. 저서로는 「감정 관리도 실력입니다」 「감정에 휘둘리는 아이 감정을 다스리는 아이」 「제가 겉으론 웃고 있지만요」 「서른살 감정공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