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시대를 맞아 ‘의미’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단순히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 신념, 지향점과 자신을 공고히 연결하기 시작했고 그러기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의미를 제공하지 못하는 직장은 인재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조직은 일의 의미를 찾는 직원들을 통제하고 금전적 보상으로만 동기부여하려고 한다. 의미 창출이 이익 극대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선행 지표임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조직과 리더는 ‘의미의 연금술사’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탐색 기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존 관리 방식과 소통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언제부턴가 ‘일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HR 솔루션 그룹 켈리서비스가 매년 발표하는 켈리글로벌 산업인력지표(KGWI)에 따르면 젊은 직장인 중 51%가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면 연봉이 줄 거나 직위가 낮아져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했다. 또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밀레니얼세대의 기부, 자원봉사 및 공익 활동 참여와 인식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해온 미국의 M Factors 연구11M Factors 연구는 Millennial Impact Report(Derrick Feldmann, Amy Thayer 외)에 수록돼 있다. 이 연구는 미국 The Case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Achieve가 진행한 연구로, 미국 내 1980∼2000년생인 밀레니얼세대와 그들의 공익 활동에 대해 가장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보고서다. 이 연구는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밀레니얼세대의 기부, 자원봉사 및 공익 활동 참여와 인식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해왔다.
닫기에서도 현대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 확인됐다. 두 연구에서 공통으로 언급되는 키워드가 바로 ‘의미’다. 우리는 언제부터 일에서 의미를 찾기 시작한 것일까.
일의 의미가 중요해 진 배경에는 물질적 풍요가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불러온 풍요22피터 디아만디스와 스티븐 코틀러는공동 집필 한 책 『Bold』에서 디지털 전환이 ‘풍요’를 가져다줄 것이라 역설한 바 있다.
닫기는 정신적 가치 추구 경향을 양산했다. 단순히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장소로서의 직장과 일터가 아닌 자아실현의 기회로 간주하게 된 것이다. 즉, 풍요는 ‘의미’를 찾게 만들었다. 일의 의미가 ‘직장에 다니는 것’에서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MZ세대들은 매일 8시간 이상 일하는 가운데 의미를 찾고 변화도 만들고 싶어 한다. 결국 세상에 대해 의미 있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MZ세대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일 것이다.
기로에 선 리더십
문제는 현재 우리 직장의 모습이 MZ세대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산업혁명으로 과학적 경영 관리 방식이 도입된 후 기업들은 학습하고 탐험하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충동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효율적 관리 기법을 만들어내 측정과 감시를 바탕으로 수천, 수만 명의 거대 조직을 통제하게 됐다.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협소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했으므로 탐험하고 시도하려는 욕구를 억압하는 규칙을 세우고 이를 시스템화했다. 그 덕분에 생산량이 늘고 불량이 줄었지만 구성원들의 자기표현, 실험과 학습 능력, 최종 생산물에 대한 애착이 희생됐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크렙스 교수는 그의 저서 『동기부여 도구상자』33 데이비드 M. 크렙스 저, 박정민 역, 박영스토리, 2020.
닫기에서 “이제 더 이상 세부 규칙 등을 동원한 관리 중심의 통제적 방법으로는 구성원의 저항만을 유발할 뿐 리더들이 원하는 창의와 협력은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무리 잘 설계된 통제 메커니즘이라 하더라도 그 통제를 피해 가기 위한 구성원들의 영민한 시도들도 계속될 거라는 얘기다. 그 어떤 리더도 구성원이 여기에 창의적인 에너지를 쓰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박정열 전임교수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서울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LG경영개발원을 거쳐 삼정KPMG에서 Learning & Development Center Director를 지냈다. 자기다움에 기반한 마인드 빌드업 프로그램, ‘미래인재마인드’ 과정을 개발해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산업교육학회 이사로도 활동 중이며 대표 저서로는 『휴탈리티 미래인재의 조건(저녁달, 2023)』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