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최기영 외 지음/ 이콘/ 1만5000원
#1. 반복되는 일상, 어제와 같은 오늘, 똑같이 굴러가는 매일…. 삶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일탈의 기회, 여행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나가는 인구는 매년 최고치다.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여행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남다른 서비스나 콘텐츠가 없으면 눈길조차 끌기 쉽지 않은 때다. 스스로 동선을 짜고 예약하고 준비하는 자유여행객도 많지만 묵을 곳과 방문할 곳, 볼 것과 먹을 것이 촘촘히 짜여진 패키지 여행객도 적지 않은데 ‘마이리얼트립(myrealtrip)’은 기존 패키지여행에서 높았던 불만을 해결하겠다며 야심 차게 등장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일반 여행사에서 기획하는 패키지상품의 경우 단체로 뭉쳐 이곳 찍고, 저곳 찍으며 바쁘게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곳을 가거나 먹기 싫은 음식을 먹어야 할 때도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지 현지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이 가이드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가이드는 패키지여행을 신청한 사람들과의 사전 조율을 통해 이들이 원하는 내용만으로 맞춤형 코스를 짠다. 예컨대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박물관이나 궁궐을 방문하지 않고 하루 종일 빵집만 골라 다니는 코스가 가능하다. ‘내가 원하는 콘텐츠만으로 여행 일정을 짤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마이리얼트립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2012년 7월 등장한 이래 2014년 8월까지 2만 명이 넘는 여행객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현지 가이드와 만났고 200여 개 도시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객들이 여행의 장소보다는 내용을 더 중시하는 점을 반영해 현지인을 통한 여행의 질 향상에 주력한 결과다.
#2. 농산물 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이 심한 곳 중 하나다. 생산자는 소비자를 직접 만나지 않는다. 중간 유통상에게 물건을 넘기면 그만이다. 소비자는 누가 이 작물을 재배했는지 모른다. 그저 마트나 시장에 진열된 것 중 골라 들 수 있을 뿐이다. 재배된 농산물은 유통인1, 유통인2, 유통인3…을 거치다가 마지막 소매상에게 넘겨져 마트에 진열된다. 여러 단계의 유통 과정은 농산물의 신선도에 의문을 갖게 할 뿐 아니라 단계마다 마진을 붙여 최종 가격을 높인다.
헬로네이처는 다단계 유통구조를 해소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생산자는 자신만의 판매 창구를 갖고자 하는 니즈를 갖고 있고,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는 직거래에 대한 니즈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이를 반영해 헬로네이처는 2011년 유기농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2014년 기준 헬로네이처에 입점한 농가는 약 200개로 한번 거래한 소비자가 다시 구매하는 재구매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충성 회원이 늘었다. 소비자가 주문한 농산물을 생산 농가에서 당일 수확해 1∼2일 내 배송한다는 운영 방침이 알려지면서 헬로네이처는 매년 100%씩 빠르게 성장 중이다.
#3.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SNS가 처음 등장했을 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 나의 개인적인 일정을 알게 되거나 별 생각 없이 올린 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등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데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뒤따랐다. 상사가 나를 친구로 추가한다든지, 얼굴도 모르는 택배 기사가 친구로 뜨는 등 원하지 않는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VCNC는 연인들이 그들만의 독자적인 SNS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서비스 ‘비트윈’을 운영한다. VCNC는 여러 집단을 조사한 후, 친한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는 커플에게서 가장 클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커플끼리만 공유하는 세계 최초의 SNS, 비트윈을 개설해 세계 최대의 플랫폼으로 키웠다.
스타트업은 자본이나 인력, 조직과 기술 등 모든 면에서 기존 경쟁자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열세의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수다. 다른 기업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현실화한다든지, 기존 유통구조에서 보이는 빈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치열하게 분투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담았다. 다양하고 혁신적인 발상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최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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