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간의 기적
오세웅 지음/ 쌤앤파커스/ 1만5000원
일본은 철도의 나라다. 다양한 종류의 열차들이 일본 열도 구석구석을 촘촘한 그물망으로 엮어 누빈다. 그중에서도 최고는 신칸센이다. 신칸센은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는 초고속 열차다.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으면서도 장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일본의 많은 내외국인이 애용한다.
사람들이 신칸센을 이용하는 것은 단지 빠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속도를 최우선으로 여겼다면 신칸센보다 저렴하기까지 한 항공편을 이용할 수도 있다. 신칸센의 최대 매력은 쾌적함이다. 먼 길을 오가는 승객들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고 잘 정돈된 열차 안에서 편안하면서도 기분 좋은 만족감을 느낀다. 먼 곳을 쉼 없이 오가는 신칸센이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 신칸센 내부 청소를 맡아 하는 회사가 있다. 이름은 텟세이. 텟세이 직원들에게 주어진 청소시간은 7분에 불과하다. 7분은 신칸센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 중에 승객들의 승하차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이다. 열차가 역 안으로 들어오면 대기하고 있던 텟세이 직원들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열차가 멈추고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하면 직원들은 유니폼을 단정히 차려입고 정렬해 있다가 승객들이 다 내린 후 잽싸게 열차로 올라 부지런히 청소를 한다. 등받이 시트를 교체하고, 쓰레기를 수거하고, 바닥을 닦고, 화장실 청소까지. 모든 과정을 단 7분 만에 완료한다. ‘전자회로 위에서 춤추듯 움직이는 반도체 생산 공장의 로봇’처럼 텟세이 직원들은 손발을 척척 맞춰가며 청소를 끝내고 열차에서 내려온다. 7분 안에 청소를 마치지 못하면 신칸센이 출발하지 못한다. 청소를 하기는 했는데 완벽하지 못하다면 이용객의 불편과 항의를 불러올 수 있다. 이는 신칸센에 대한 신용도를 떨어뜨리고 이용객 수를 줄일 수 있다. 결국 텟세이는 신칸센의 청결을 넘어 신용까지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는 셈이다. 텟세이가 완벽한 청소와 서비스로 명성을 높이자 세계에서 관심을 갖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속속 몰려들고 있다. 미국 CNN은 ‘7분간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텟세이 직원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방송에 내보냈고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진은 텟세이를 방문해 현장을 관찰하고 꼼꼼히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텟세이가 처음부터 일류 서비스 회사는 아니었다. 청소는 기본적으로 더럽고 힘들며 몸이 고단한 작업이다. 텟세이 직원들은 칙칙한 유니폼을 입고 여름이면 에어컨 없는 대기실에서 연신 땀을 훔치다가 허겁지겁 뛰어나가 작업을 마치고 돌아왔다. 자부심 따위는 없었다. 누구든 하루라도 빨리 텟세이를 벗어나고 싶어 했고 이곳에 정착해 꿈을 키워가기보다는 다른 어떤 곳으로 향하기 위한 정거장쯤으로 여겼다.
텟세이에 변화가 생긴 것은 청소를 단순 노동이 아닌 고급 서비스, 그것도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의 모든 순간을 책임지는 토털 서비스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부터다. 스즈키 당시 경영기획이사(현 전무)는 텟세이에 부임하면서 직원들의 자부심을 살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꽃으로 장식된 산뜻한 유니폼을 입게 하고 모든 대기실에 에어컨을 4대씩 설치했다. 우수 직원들을 호텔 최고급 연회장으로 불러 회사의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도 만들었다. 주인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엔젤 노트, 데블 노트 등을 고안하고 5∼8명의 직원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는 스몰 미팅 제도를 만들었으며 45세 이상이어야 정사원 시험을 치를 수 있게 규정한 기존 규칙을 고쳐 아르바이트 경력 1년이면 누구나 정사원이 될 수 있도록 길을 텄다. 그 결과 일개 청소부에 불과하다는 창피한 마음은 텟세이에서 근무한다는 자긍심으로 바뀌었고 텟세이는 일류 토털서비스 기업으로 명성을 얻었다. 텟세이의 변화 과정이 스토리 형식으로 담겼다.
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서광원 지음
김영사
1만5000원
0.5㎜ 정도 크기의 녹틸루카 신틸란스라는 단세포생물이 있다. 시커먼 밤바다가 반짝이는 빛으로 넘실거리는 것은 이 작은 녀석들이 수억 마리씩 몰려다니기 때문이다. 이들의 포식자인 새우는 이들이 일부러 빛을 내 자기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덕분에 즐겁게 쫓아가 배부르게 먹어치울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별 생각 없이 배를 채운 새우들은 두고두고 후회하며 떨어야 한다. 이들이 배 속으로 들어간 후에도 계속 빛나는 통에 천적 오징어에게 현재 위치를 고스란히 알려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넘어가 더 큰 기회를 놓치는 리더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자연의 섭리다.
최고의 사업가는 어떻게 그 자리에 섰는가
닐 루이스 지음
아라크네
1만5000원
영국에서 다양한 사업으로 20년 넘게 일해 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업에서 지켜야 할 원칙들을 정리했다. 최고의 능력을 지닌 직원을 채용하기보다는 배고픈 자를 고용하라든지, 고위 직원의 배우자를 만나 신뢰를 주라든지, 직원이 떠날 때는 싸우지 말고 보내주라는 식의 조언들이 망라됐다. 저자는 “인생이나 사업에서의 성공은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에서 시작된다”며 일이 잘 풀릴 때나, 안 풀릴 때나 기본 원칙들을 되새기며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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