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굿 아이디어(good idea)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굿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들이 주인을 제대로 만나지 못해 싹도 피우지 못한 채 사라진다. 어떻게 해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사람들이 수용하게 해서 이를 실행할 수 있을까?
상식적인 접근법은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모두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사실은 그 반대로 하는 게 정답이다. 즉,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게 유도하려면 아이디어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도록 자극한 후, 그들을 굴복시키기 위해(제압이 아닌) 상식에 근거해 간단하고 분명하게 공격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는 다음의 4단계를 밟아야 한다.
제1단계:자신이 처한 상황을 찬찬히 살펴라
우선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계획에 명백한 결함이 없는지 거듭해서 확인하라. 피드백을 고려했는지, 자신이 제안하는 바를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누가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것인지 판단하고, 아이디어에 대한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엘리베이터가 고객이 원하는 층에 도착하기 전까지 원하는 바를 설명하는 것) 버전을 만들어라. 지지자들에게 먼저 이야기하고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수립하라.
이는 상대방이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게 하기에 앞서 아이디어를 분명하고 충분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타인에게 설득하려 하지만, 명백한 점이 무엇인지 밝혀내지 못해서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반의 준비를 갖춰서 내용을 살피고 이를 이중으로 확인하면 조기 탈락을 피할 수 있다.
제2단계: 4가지 공격을 경계하라
타인의 아이디어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전략은 실제로 4가지뿐이다.
우선 ‘불안감 조성’ 전략이 있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람은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무모하고 위험하며 불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대중에게 납득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이다. 이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언급한 후, 안 좋은 상황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때 발생하게 될 무시무시한 결과를 이야기 한다.
다음은 ‘지연사(死)’ 전략이다. 이는 아이디어가 절대 실행되지 못하게 엄청난 질문과 우려를 쏟아내는 것이다. 질문 공세는 커뮤니케이션을 상당히 지체시킨다. 따라서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갉아먹는다. 질문 자체가 논리적이어도 실행보다는 분석에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해서 기회의 창을 닫게 하는 것이다. 이는 거의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혼란’ 전략도 있다. 아이디어에 관한 대화보다는 그와 무관한 사실이나 난해한 논리로 끝도 없이 쟁점을 흐리게 하는 것이다. 공격자들은 수많은 대안을 제시해 사람들의 정신을 분산시킬 것이다. 혼란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하고 지적인 대화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마지막은 ‘조롱’ 전략이다. 아이디어의 장점 자체에 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아이디어를 제기한 사람을 분석하고 그 사람의 개인적인 역량에 관해 심상치 않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에 관해 불안감을 느낀다면 전반적인 수용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이는 매우 교활한 공격이다.
제3단계: 적절하게 대응하라
이런 공격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어떤 아이디어든 공격자는 항상 있다. 따라서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공격자를 대화에 참여시켜야 한다. 공격자들이 두려워 이들을 조롱하거나 회피하는 일은 삼가라. 대신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로 이들을 끌어들여라. 이들을 끌어들이면 아이디어 제안자들은 더 좋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공격자가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아이디어가 줄 혜택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공격자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하라. 할 수 있다면 이를 격려하라. 아이디어가 모두의 관심사로 설정되고 다양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공격자들에게 ‘단순하고 영리하게, 상식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아이디어가 공격당할 때, 사람들은 대개 공격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데이터와 자료로 아이디어가 옳다는 사실을 입증하려한다. 하지만 이는 데이터와 자료의 신뢰성 등을 다루는 또 다른 논쟁만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혼란 속에서 아이디어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따라서 데이터와 자료보다는 ‘상식을 바탕으로 간단하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단순하고 간단하고 상식적이기에 혼란은 일어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위대한 지도자들을 보라. 그들은 아이디어를 납득시키고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데 데이터와 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명료함과 단순함, 그리고 상식으로 대응했다.
세 번째는 공격자들을 존중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인정해준다 하더라도, 공격자들을 조롱하는 행위는 도를 벗어나는 일이다. 공격자가 제기한 우려를 존중한다면, 사람들은 감정적 측면에서도 아이디어에 공감하게 된다. 이런 공감은 사람들이 아이디어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면서 경청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는 더 큰 승리를 위한 토대를 쌓는 일이다.
네 번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아이디어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진 않는다. 하지만 훌륭한 아이디어를 실행하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 아이디어 실행에 위험이 크다면 사전조사를 통해 설득을 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제4단계: 반드시 시작하라
아이디어 살리기의 마지막 단계는 ‘실행’에 있다. 공격자에 대한 대응이 마무리되면, 이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우선 위기감을 고조시켜라. 조직 내 대다수 구성원들이 본능적으로 아이디어에 대한 추진력을 갖추게 될 때까지 어떤 변화도 이룰 수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관심을 끌려면 현재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안일함을 벗어나게 해야 한다. 여기에는 변화 선도팀이 필요하다. 이 팀은 신뢰성, 친분관계, 공식적인 권한, 리더십 스킬, 변화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로 채워져야 한다. ‘몇 년 뒤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어떤 전략이나 계획을 활용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진행 과정에서 비전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올바른 비전’을 가지는 일도 실행의 한 축이다.
실행의 구체성을 위해서는 ‘의사소통의 원활함’이 필요하다. 메시지를 알릴 최선책을 찾아야 하며 그렇게 해야 전반적인 설득이 이뤄질 수 있다. e메일, 백서, 1대 1 대화, 회의, 포스터 등 어떤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결합이든 가장 효과적인 것을 찾아라.
아이디어 실행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기적인 성공은 냉소적인 사람들이 힘을 잃게 만들고 회의적인 사람들을 지지자로 바꿔 준다. 이들이 아이디어 실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든 아이디어 살리기는 현실에 안주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필요한 변화가 이뤄질 때까지 속도를 늦추면 안 된다. 새로운 경영 방식을 주입하고 변화가 제도로 정착돼야만 사람들은 전통이라는 세력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쓴 존 코터(John Kotter) 박사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리더십 명예 교수다. 하버드경영대학원과 MIT를 졸업한 뒤 컨설팅사인 코터 인터내셔널(Kotter International)의 대표를 지내며 글로벌 리더의 변화와 혁신을 돕고 있다. <Leading Change> <A Sense of Urgency> <Our Iceberg is Melting> 등을 집필했다. 공동 저자인 론 화이트헤드(Lorne Whitehead) 박사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교육 혁신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응용물리학 분야에서 1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했고 다수의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