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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능력이 권력이자 자본인 시대

한근태 | 290호 (2020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우리는 왜 외국어를 배우는 걸까? 외국어라는 개념의 등장, 외국어 전파 과정을 둘러싼 패권의 지배, 강압과 불평등을 살펴보면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니다. 민족 정체성의 상징이고, 국가 결속의 강화 장치이며, 국가의 힘을 강제하는 수단이다. 지배국은 피지배국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국어 사용을 강요했다. 외국어 전파는 언어를 둘러싼 강요와 투쟁, 저항과 분투의 역사다.



우리는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영어를 배운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별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영어를 배우는 데 목숨을 건다. 왜 그럴까?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것이 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걸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일본은 한국인에게 강제로 일본말을 사용하게 했다. 왜 그랬을까? 왜 굳이 그런 불필요한 일을 했을까? 뭔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외국에 전파담』은 그런 외국어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우리는 왜 외국어를 배우는 걸까? 우리는 언제부터, 왜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을까? 외국어라는 개념의 등장, 외국어 전파 과정을 둘러싼 패권의 지배, 강압과 불평등을 살펴보면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민족 정체성의 상징이고, 국가 결속의 강화 장치이며, 국가의 힘을 강제하는 수단이다. 지배국은 피지배국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국어 사용을 강요했다.

가령, 영국은 지금은 영어를 쓰고 있지만 원래는 켈트족의 지배를 받아 켈트족의 언어를 사용했다. 그러다 5∼7세기엔 게르만족의 지배를 받으면서 게르만어를 쓰게 됐다. 그러다 1066년에는 프랑스 북쪽 노르만족으로부터 침략을 당하면서 프랑스어를 사용했다. 중세에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영향으로 라틴어를 많이 사용했다. 이렇게 게르만어, 고대 프랑스어, 라틴어 등이 뒤섞이면서 오늘날의 영어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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