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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al Science

기업인의 의회 공청회 출석, 긍정적 효과 많아

이호준 | 285호 (2019년 11월 Issue 2)
Political Science
기업인의 의회 공청회 출석, 긍정적 효과 많아

Based on “Market reactions to non-market strategy: Congressional testimony as an indicator of firm political influence” by Jason W. Ridge, Amy Ingram, Mirzokhidjon Abdurakhmonov, Dinesh Hasija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2019), 40(1), pp.1644-1667



무엇을, 왜 연구했나?

미국에서 기업의 정치적 활동(CPA, Corporate Political Activity)은 기업 전략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기업은 정치적 활동에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며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 수주라는 직접적인 혜택은 물론 세금 혜택, 공적 자금에 대한 접근성 등의 정책적 혜택도 취한다. 기업의 정치적 활동은 다양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기업관계인이 의회 내 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는 증언(testimony)이 기업의 이익에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에 집중한다. 저자들은 스크리닝 이론(screening theory)을 활용해 투자자들이 기업관계인이 청문회 또는 공청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것을 통해 해당 기업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늠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정치적 활동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기업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늠하기 위해 해당 기업관계인의 청문회/공청회 출석 및 증언과 같은 공개적인 활동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의회에서는 각 위원회가 모든 의회 내 정책 결정에 있어서 막강한 ‘문지기(gatekeeping)’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각 위원회는 입법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해 공청회나 청문회 등의 수단을 사용한다. 미국의 경우, 기업관계인이 공청회 혹은 청문회 증인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해당 위원회 위원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공청회, 청문회 대상이 되는 주제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청문회는 흔히 생각하듯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해 전문성을 갖고 증언하기 위한 경우를 말한다. 투자자들은 위원회 공청회나 청문회에서 기업관계인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해당 기업의 위원회에 대한 정치적 접근성(political access)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고 이는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미국 아칸사드대, 클랭슨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주장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에서는 2004년부터 2014년의 기간 동안 포천 500대 기업의 의회 공청회, 청문회 증언 활동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에 활용했다. 총 622회의 의회 공청회, 청문회 증언이 이 연구의 경험적 분석대상이다.

경험적 분석의 종속변수는 기업의 누적 초과수익률(cumulative abnormal returns)이며 주요한 독립변수는 증언을 위해 출석한 기업관계인 증인의 지위(Witness status)다. 이는 1점에서 4점 척도로 측정됐는데 기업의 대표이사(CEO)가 증인으로 출석한 경우 4점, 임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경우 3점, 부서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경우 2점, 그리고 이 밖의 하위직 인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경우는 1점으로 코딩됐다. 또한, 기업관계인이 증인으로 출석한 위원회가 해당 기업의 주요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소관위원회인 경우(committee jurisdiction), 그리고 증언의 길이(testimony length) 변수가 증언 관련 변수로 포함됐다. 이 밖에도 규제위험도(regulatory risk), 청문회·공청회의 부정적인 분위기(negative tone), 언론 주목도(media attention) 등의 조절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이들 변수도 분석모형에 포함했다.

연구 결과, 의회 위원회 청문회·공청회 증인 출석이 기업의 누적 초과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횡단면분석(cross-sectional analysis) 분석을 통해 증인의 지위, 소관위원회 변수와 증언의 길이 역시 누적 초과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증언 관련 변수(증인의 지위, 관련 위원회, 증언의 길이)와 규제 위험도, 부정적 분위기, 언론 주목도 변수 간의 상호 작용 효과에 대한 결과도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의 분석에 따르면 규제위험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정부 정책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때 투자자들은 더욱 정치적 영향력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인의 청문회/공청회 증언이 기업 수익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욱 커진다. 또한, 위원회 내의 부정적 분위기가 팽배하면 투자자들은 이를 위기로 인식하고 기업은 정치적 능력 확보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이 경우 증언이 수익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다시 한번 증대된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청문회·공청회에 대한 언론 주목도가 높으면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관계인의 증언 내용과 이를 통해 나타나는 정치적 영향력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 경우 증언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 결과는 기업관계인의 의회 증인 출석이 부정적으로만 여겨지는 상식에 반하는 경험적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기업관계인의 의회 위원회 청문회·공청회에 증인 출석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집중된 사례는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작은 부분이라고 이 연구의 저자들은 주장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한국의 기업들에 주는 함의는 매우 크다. 정책 결정에 있어 국회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기업관계인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그러나 이 연구의 주장처럼 일부 부정적 사례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 국회 증인 출석의 부정적 효과가 과대평가된 것은 아닐까. 혹은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기업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의 순기능은 없는지 등의 요소를 다각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필자소개 이호준 합동군사대 국방어학원 교관 [email protected]
필자는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 교관으로 재직 중이며 주 연구 분야는 의회 정치, 한국 정치 그리고 배분 정치다. 비교정치경제와 방법론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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