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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만 추구한 개발팀, 성과 창출엔 되레 걸림돌 外

강신형,김진욱,주재우 | 244호 (2018년 3월 Issue 1호)
Technology Management

다양성만 추구한 개발팀 성과 창출엔 되레 걸림돌
Based on “R&D Team Diversity and Performance in Hypercompetitive Environments”, by Karin Hoisl, Marc Gruber, and Annamaria Conti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7.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기업이 연구개발(R&D) 조직을 꾸릴 때 서로 다른 경험을 보유한 인력들로 조직을 구성하는 경우 혁신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성과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안정적인 환경에 직면한 조직을 대상으로 한 것들로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초경쟁적(hypercompetitive) 환경에도 적용 가능한지는 미지수다. 초경쟁적 환경이란 경쟁자들이 발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제품 사이클이 짧아져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요구되는 환경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런 초경쟁적 환경에서 기업이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조직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특히 기업의 조직 특성에 따라 초경쟁적 환경의 연구개발 조직 구성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독일 맨하임대 카린 호이슬(Karin Hoisl) 교수와 연구팀은 F1 경주차 개발팀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을 했다. 일반적인 기업의 연구개발 조직을 세밀한 수준까지 관찰하는 데는 자료 접근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논문 연구자들은 초경쟁적 상황에서의 연구개발 조직 구성을 살펴보기 위해 1993년부터 2008년 사이에 88개 팀이 개발한 141대의 F1 경주차가 치른 2375번의 예선 결과 자료를 우선 수집했다. 개발팀의 다양성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팀에 소속된 인원들의 F1 모터스포츠 관련 직무 경험을 일일이 조사했다. 각각의 경주차 개발팀 내에 다양한 경험을 한 인원이 얼마나 포진돼 있는지 허핀달지수(Herfindahl Index) 계산법을 바탕으로 팀 구성원의 다양성 수준을 측정했다. 각 개발팀에 할당된 예산과 설립 이후 경과된 연수를 개발팀 규모와 나이의 대리 변수로 활용했다. 개발팀의 성과는 각 팀이 개발한 경주차가 F1 예선전에서 치른 랩 타임을 기준으로 가장 빠른 경주차에 비해 몇 퍼센트나 느린지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F1 모터스포츠 산업처럼 초경쟁적인 환경에서 개발팀의 다양성과 개발팀의 성과 간에는 역U 형태의 관계가 있었다. 즉, 개발팀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개발팀의 성과는 높아지나 다양성 수준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오히려 성과가 빠르게 감소했다. 초경쟁적 환경에서 기업의 유연한 대응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인력으로 개발팀을 구성할수록 문제 해결에 필요한 다양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문제 자체를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관점이 다양해질수록 구성원들 간의 갈등도 심화되는데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해결책을 논의하는 데 따르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상승한다. 특히 개발에 대한 시간 압박이 상당한 초경쟁적 환경에서는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및 조율 비용이 높아진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안정적인 환경에서와 달리 초경쟁적 환경에서는 팀 구성원의 다양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개발팀의 성과는 빠르게 감소한다.

또한 초경쟁적 환경에서 개발팀 다양성과 성과 간의 역U 형태 관계는 개발팀의 규모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팀의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성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과 조율 비용은 상승한다. 그러나 개발팀의 규모가 큰 경우 문제 해결을 위해 팀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종류와 지식기반이 넓어져 더욱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여러 대안을 시도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여유 자원이 풍부해진다. 따라서 개발팀의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성의 긍정적 측면이 부정적 측면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일반적으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조직을 다양한 배경의 인력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다양성으로 인해 증가하는 커뮤니케이션과 조율 비용을 간과한 것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이 중요한 초경쟁적 환경에서는 지나친 다양성이 성과에 부정적일 수 있음을 본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특히 여러 대안을 동시에 실험하고 추진하기 위한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소규모 개발조직일수록 다양성의 긍정적 측면을 십분 활용하지 못한다. 초경쟁적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대안 발굴 못지않게 빠른 실행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email protected]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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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ounting & Finance

재무책임자에게 나르시시스트는 안 어울려
Based on “CFO Narcissism and Financial Reporting Quality“, by Charles Ham, Mark Lang, Nicholas Seybert, and Sean Wang in Journal of Accounting Research (2017), 55, pp. 1089-1135.

무엇을, 왜 연구했나?

“CFO매거진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연히 나여야 합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이뤄낸 업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요?”

엔론의 전 CFO인 앤드루 패스토가 13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회계부정으로 파문을 일으키기 전 내뱉은 말이다. 엔론의 몰락에 대한 취재 과정에서 앤드루 패스토의 동료들과 많은 인터뷰를 했던 커트 에이첸왈드(뉴욕타임스 취재기자)는 앤드루 패스토를 본인의 사욕 추구를 위해서라면 주변인들을 희생시키는 그 어떤 일도 스스럼없이 하는 ‘나르시시스트’로 표현했다.

심리학 연구들은 나르시시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과도한 특권 의식,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타인을 착취하려는 의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지배욕, 지속적인 칭송과 보상에 대한 욕망을 열거한다. 최근 워싱턴대 등 공동 연구팀은 CFO의 나르시시즘이 기업의 재무보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로서 CFO는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재무정보를 공시하는 주요한 책임을 가질 뿐 아니라 재무보고 의사결정에 있어 주된 통제권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나르시시스트의 비윤리적 행동을 밝힌 심리학 연구 결과에 근거해 자애적인 성격 속성(예: 특권의식, 착취 성향, 자기 성취욕, 과장된 자기 인식)을 가진 CFO는 재무보고에서도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나르시시스트들은 과도한 자기중심적 사고를 갖는다. 또한 자신의 권리를 최대한 확대하길 원한다. 따라서 그들은 타인을 희생시키더라도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나르시시스트들은 남을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일반적인 규칙이 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 결과,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률과 사회적 규범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나르시시스트들은 의사결정 과정을 지배하려고 하며 다른 이들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의 통제 시스템을 무시하거나 그들의 목적 성취에 도움이 되는 보다 탄력적인 통제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려는 경향이 있다. 즉, 나르시시스트 CFO는 의도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비의도적인 사유로 재무보고 부정을 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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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형[email protected]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강신형 교수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M&A이며 관련 학술 논문 및 ‘한국의 CVC들: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스타트업 M&A 현황과 활성화 방안’ 등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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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욱

    김진욱[email protected]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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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email protected]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공감에 기반한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과 직관을 위배하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활용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설계한다.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과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마케팅과 경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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