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해봅시다.”
지난 3월 동아일보와 DBR, 베인앤컴퍼니가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과감히 도전했습니다. 바로 창조경제입니다. 새 정부 핵심 국정과제는 두말할 것 없이 창조경제입니다. 하지만 개념 혼란 등으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국가적 화두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층간소음 대책에도 창조라는 이름을 붙이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습니다. 창조경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 한국 경제의 발전에 기여해보자는 의기투합이 이뤄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정책 주무 담당자조차 창조경제를 잘못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ICT처럼 특정 산업으로 접근하는 게 대표적인 오류입니다. 이런 접근은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정보통신기술 분야가 창조 산업을 일구는 데 필요한 여러 인프라 중 하나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설령 ICT 관련 기술이 부족해도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문화가 정착되고 모험적 기업가정신이 활성화하며 사업 지원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면 얼마든지 창조경제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개방형 혁신과 오픈 플랫폼 확대로 필요한 기술은 외부에서 얼마든지 조달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1세기 초경쟁 환경의 특징 중 하나는 경계파괴입니다. 삼성전자가 미래에 바이오 회사로 변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만큼 변화의 폭과 양상을 예측하기 힘든 시대입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ICT가 중요할지 몰라도 몇 년 내 농업같이 가장 역사가 오래된 산업에서 반도체보다 더 큰 대박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시장의 움직임에 둔감할 수밖에 없는 정부가 특정 산업 분야를 정해놓고 이것만 육성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엉뚱한 자원 배분이 이뤄질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 지금까지 ICT 분야에서 이런 시도는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중소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창조경제를 이해하는 것도 초보적 발상입니다. 중소기업 창업 활성화 및 육성, 일자리 창출 모두 중요한 과제지만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대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 역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경제학에서 창조경제의 원천 아이디어는 슘페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토지와 노동, 자본 같은 유형적 요소가 아닌 남과 다른 아이디어, 기술, 지식 등 무형 자원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란 슘페터의 통찰이 그것입니다. 이런 인식을 토대로 베인앤컴퍼니와 동아일보, DBR 프로젝트팀은 국가 차원의 창조경제 개념을 규정하기 위한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통념이나 상식에서 벗어난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창출되고, 이런 아이디어를 토대로 사업화가 원활하게 이뤄지며, 글로벌화 등 지속적인 성장 및 확장이 계속되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다시 아이디어 창출 및 사업화로 순환하는 고리가 형성돼야 한다는 게 프로젝트 팀의 판단입니다. 이런 취지에서 프로젝트 팀은 창조경제 다이아몬드 모델을 만들었고 세부지표를 도출했으며 대용지표를 확보해 창조경제의 객관적 수준에 대한 평가 작업을 실시했습니다. 창조경제 선진국에 대한 벤치마킹에 나서는 한편 로드맵도 제시했습니다.
한국의 창조경제 수준은 개념에 대한 혼란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조사대상 35개 국 중 25위에 머물렀고 심지어 중국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초경쟁 환경에서 창조의 길로 나아가야 할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이번 리포트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데 소중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비즈니스 리더 여러분도 이번 리포트를 통해 창조 비즈니스 활성화와 관련한 새로운 혜안을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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