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미국 등 해외 선진 시장에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돼 있다. 미국의 시니어 시장 규모는 3조 달러에 달한다. 일본은 노령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이른다. 선진 경제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현황을 살피고 국내 시장에 던지는 시사점을 살펴본다.
일본의 시니어 산업 현황
단카이 세대.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로 1947∼1949년생으로 64∼66세에 이르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일본 인구의 5.4%를 차지하며 이 세대 중 440만∼490만 명이 정년퇴직을 하면서 소비와 투자에 활발하게 영향을 미치는 ‘인베스펜더(Invespender·Investor와 Spender의 합성어)’로 주목받고 있다.
단카이 세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의 막강한 경제력 때문이다. 이들이 들고 나올 퇴직금만 해도 2010년 기준 53조4000억 엔(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 추정), 한화로 약 430조 원에 달한다. 이는 일본 정부의 한 해 세입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이들이 노후 자금으로 보유한 개인 금융자산은 총 130조 엔(약 1000조 원)에 이를 정도로 막대하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는 단카이 세대의 대량 퇴직으로 일본 내 소비가 6조6000억 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15조 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의 경제력에 시선이 쏠리면서 이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 대기업의 60∼70%는 신소비 계층으로 부상한 시니어 전담대책팀을 구성해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는 퇴직하는 단카이 세대를 겨냥해 시니어 해외여행 전문회사인 ‘로열로드긴자’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1인당 260만 엔(약 2000만 원)인 초호화 세계 일주 크루즈 상품을 출시해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일본 전역에 100여 개가 넘는 골프장을 갖고 있는 퍼시픽골프매니지먼트는 단카이 세대 부부가 회원권을 공동으로 구입하면 가격을 절반으로 깎아주는 이벤트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형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는 센트럴스포츠는 전체 회원 중 50대 이상 비율이 작년 37.9%로 5년 전보다 10%포인트 높아져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시니어 세대가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자동차 문 설계를 바꾼 ‘라움’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미국의 시니어 산업 현황
미국은 서유럽 국가들과 달리 민간이 공공 부문보다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다. 시니어 산업에서도 민간주도형 유료노인주택 등 요양 분야가 활성화돼 있다. 미국의 시니어 산업의 유형은 1) 홈케어서비스(Home Care Service) 사업 2) 중간보호시설 및 1-Day 시니어케어 사업 3) 유료 양로 및 요양시설 4) 시니어 전용 의료서비스 산업 5) 케어하우징(Care Housing) 운영사업 6)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관광·취미·오락 프로그램 제공 사업 7) 시니어 전용 식당이나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재활센터 등으로 나뉜다. 미국의 홈케어 대행업소는 수익자 부담이다. 자녀의 주택 바로 옆에 조립식 집을 지어 자녀와 동거하는 것 같은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ECHO(Elder Cottage Housing Opportunity)와 같은 독특한 시스템도 있다. 국가적으로는 고령 시니어의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노인계층지원센터(aging network service center)가 지역 단위로 구성돼 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나 애리조나 등 기후가 좋은 곳에는 실버타운만 3000개가 넘을 정도로 성행한다. 이들과 함께 거주하며 돌봐주는 실버 서비스는 이미 사업모델로 정착돼 있다. 단순히 보조 의료기기 등을 만들어 파는 제조업 위주에서 벗어나 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서비스업 위주로 시니어 산업이 재편되는 중이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은 크게 의료와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금융과 IT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업종에서 찾아볼 수 있는 미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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