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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높이고 낭비 줄이고” 신제품 개발, 합리적 길 있다

에릭 보나보 | 6호 (2008년 4월 Issue 1)
에릭 보나보·네일 보딕·로버트 W. 암스트롱
번역 오영건 [email protected]         
 
기업들은 종종 신제품 개발을 획일적 프로세스로 간주한다. 그러나 신제품 개발은 합리성이라는 관점에서 다음 두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바로 ?신제품의 향후 전망을 평가하고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초기 사실 추구 단계(truth-seeking early stage)’와 ?개발이 확정된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둔 ‘후기 성공 추구 단계(success-seeking late stage)’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접근법이 매우 유용할 것으로 인식한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실제로 2001년 신약 개발 과정의 ‘초기 단계’에 특화된 자동 실험 시스템인 코러스(Chorus)를 구상해서 시험 가동했다. 코러스는 일반적으로 실패 확률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의 포트폴리오 중에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을 탐색하고,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후기 단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자를 제안한다.
 
현재까지 코러스는 19개의 신약 시안을 평가했으며, 이 중 12개는 아직 평가가 진행 중이다. 코러스는 2007년 말까지 7개 분자들(molecules)의 평가를 완료했는데, 이 중 4개는 전면적인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해도 좋다고 평가했고 나머지 3개는 더 이상 진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록 릴리사는 코러스 개발을 위해 ‘초기 단계’ 개발 예산의 10분의 1을 투자했지만, 그 후 II단계 시험으로 넘어가는 분자의 양을 크게 늘렸으며 그것도 표준 공정보다 두 배나 신속하면서도 비용은 3분의 1정도 저렴한 수준에서 처리했다. 어떤 경우에는 일반적인 개발 일정보다 1224개월을 단축한 경우도 있었다.
 
코러스의 성공은 기업의 혁신관리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책의 이상적 결합을 보여준 사례다. 이 시스템은 일부 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개발 및 실패 비용이 막대한 연구산업 분야에서 위험을 감소시켜주기 때문에 신약개발 과정에 매우 적합하다. 실제로 개발 초기단계에 많은 위험을 제거해야 하는 화학과 생명공학, 의료기기, 첨단 공학 및 반도체 산업은 코러스 모델을 채택함으로써 많은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모델은 기업의 개발 비용과 실패율을 낮추고,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원가절감과 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제품 제조 공정을 병렬적으로 설계하는 방법론)이나 비교적 적은 위험으로 신속하게 대규모 공정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고속-시제품개발 접근법을 잘 활용하게 해준다.
 
실제 사례를 통해 서로 다른 두 개의 분자물질이 ‘초기 단계’에서 평가되는 방법을 살펴보자. 2001년에 릴리사는 X32 분자물질이라고 불리는 정신병 치료를 위한 신약의 개발에 착수했다. 3년 후에 인간의 뇌에 대한 이미지 연구를 통해 해당 신약 후보가 중추신경계에 전혀 도달하지 못했고, 충분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단지 소량의 분자물질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며 프로젝트를 지속했다.
 
2006년까지 5년 동안 개발이 진행된 후에도 X32가 임상적 전망이 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했다. 결정적인 정보 부족에 실망한 릴리의 관리자는 코러스에 해당 분자물질의 평가를 맡겼다. 코러스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소규모 임상 실험이 진행됐는데 단지 7개월만에 X32는 임상적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몇 년간의 지루한 연구를 끝낼 수 있었다. 결과는 신속했고 결정적이었으며 효율적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와 병행해 릴리사 관리자들은 코러스 시스템에 또 다른 신약 후보인 4AB의 재검토를 의뢰했다. 4AB는 특정 신경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임상 실험 이전 단계에서 유사한 분자물질이 치료작용 때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가 중단됐다. 내부 과학자들 및 외부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코러스는 복합물의 효능 검사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표지물질(biomarker)을 발견했다. 그리고 나서 코러스는 몇 번의 소규모 시험을 시행했고, 4AB가 시각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과 임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코러스의 새로운 결론을 토대로 4AB는 다시 개발에 들어갔고, 심화된 임상 실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이 신약은 현재 후기 II단계 시험 중이며 실험 데이터에 따르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러스 시스템은 신약 후보 임상 효과의 불확실성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감소시켜야 한다는 초기 개발 단계의 목표에 집중함으로써 이 결과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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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릭 보나보

    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본부를 둔 아이코 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연구책임자(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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