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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 기후 금융 시대의 기업 전략

‘기후 공시’ 규제 뛰어넘을 생태계 조성을

정신동 | 357호 (2022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2022년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발표한 기후 공시 규칙안은 미국에 상장된 국내 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글로벌 자본시장과 향후 ISSB의 글로벌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SEC 기후 공시 규칙안의 특징은 이사회, 경영진의 기후 관련 전문성 강화, 스코프 3 배출량 공시 기준 구체화, 배출량 공시의 인증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기업은 기후 공시 강화에 대비해 기후 관련 정보의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기후 공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지난 2017년 TCFD가 글로벌 차원에서 처음으로 ‘기후 관련 재무 공시 권고안’1 을 발표한 지 5년이 경과하면서 주요 경제 권역에서 이를 공적 규제의 영역으로 편입하기 위한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2022년 3월 말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전 세계에 적용될 ‘기후 관련 공시 기준 초안’2 을 발표한 데 이어 EU는 5월 초 기후변화 및 환경 기준을 포함한 ‘EU 지속가능성보고표준(ESRS)’ 초안3 을 발표했다. 같은 해 3월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수년에 걸친 의견 수렴과 내부 검토를 통해 미국 내 상장 기업(외국 기업 포함)에 대해 기후 관련 정보의 공시를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칙 초안(이하 규칙안)4 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영국 등 다수 국가에서 TCFD 권고안의 의무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5

이상의 3개 기준안(규칙안)은 기후 공시에 관한 새롭고도 포괄적인 내용의 규제 방안을 담고 있어 최종적으로 채택된다면 글로벌 자본시장 공시제도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자본시장 보유국이자 글로벌 규제 기준 제정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미국에서 기후 공시 규칙안을 발표한 것은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의미가 크다. SEC 규칙안은 향후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을 ISSB 기준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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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는 6월 말까지 수렴한 시장 의견을 토대로 2022년 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상장 대기업(large accelerated filer)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3년 회계연도부터 기후 관련 정보를 공시(보고서 제출은 2024년부터 적용)할 의무를 갖는다. (표 1) SEC 규칙안은 미국 내 상장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 국적의 상장 기업에도 적용된다. 한국의 경우 당장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11개 기업7 이 기후 공시 규칙 도입에 따른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에 기반을 둔 기관투자가들은 국제적 기업에 대해 미국 상장 기업 수준의 기후 정보 공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이들 기업의 공급망에 참여하는 협력 업체들도 온실가스 배출량 산출 등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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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안은 TCFD 권고안 및 온실가스 프로토콜에 기반하고 있지만 요구하는 정보의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고도 세부적이며 시행 일자도 예상보다 빠르다. 따라서 미국 상장 기업을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규칙안에서 요구하는 기후 관련 정보의 생산 및 공시를 위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갖추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SEC가 발표한 500여 쪽의 설명 자료를 바탕으로 규칙안의 주요 내용과 특징을 기존 TCFD, ISSB 규칙안과 비교해 분석하고 국내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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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동[email protected]

    KB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은행 이론으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에서 27년을 재직하며 보험감독국·기획조정국·금융상황분석실에서 팀장으로 근무했으며 워싱턴사무소장, 거시건전성감독국장을 지냈다. 저서로 『바젤3와 글로벌 금융 규제의 개혁(2011년)』 『도드프랭크 금융규제개혁과 그 이후(2018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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