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Necessity entrepreneurship and industry choice in new firm creation”, by Argyro Nikiforou, John C. Dencker and Marc Gruber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일반적인 창업 연구는 직업 있는 사람이 매력적인 시장 전망을 보고 창업에 뛰어드는 기회 창업(opportunity entrepreneurship)에 초점을 둔다. 그러나 적지 않은 수의 사람이 실직 상태에서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창업을 선택한다. 이들을 생계형 창업자(necessity entrepreneur)라고 한다. 선진국에서도 생계형 창업이 전체 창업의 20%에 달할 정도로 보편적이지만 지금까지의 생계형 창업에 관한 연구는 주로 개발도상국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한 생계형 창업자에 대한 기존 연구는 이들을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가정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실직 기간에 따라 개인의 창업에 대한 열망과 행태는 다를 것이다. 실직 기간이 짧은 경우 생계형 창업자는 일반적인 기회 창업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실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개인이 경험하는 심리적 고통이나 경제적 활동에 대한 주변의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개인의 실직 기간이 생계형 창업 시 사업 분야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사실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는 모든 창업자가 직면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질문이다. 일반적으로 창업자는 자신이 실무 경험이 있는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 경로의존적인 특성을 보인다. 창업자 자신이 지금까지 축적한 경험이나 스킬, 지식, 사회적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계형 창업의 경우 창업자의 실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해당 분야의 실무 경험이 쓸모없어지고 경제적 활동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심해진다. 또한 실직했다는 것 자체가 기존에 자신이 몸담았던 업종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므로 창업자는 일반적인 기회 창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다. 실증 분석을 위해 연구진은 2008년, 2009년 창업한 그리스의 생계형 창업자 576명을 대상으로 2013년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2008년, 2009년은 그리스가 금융위기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던 시기로 생계형 창업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실직 기간이 긴 생계형 창업자일수록 자신이 일해왔던 산업 분야 밖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일자리를 통해 욕구 충족에 필요한 경제적 보상을 얻는다. 또한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등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다. 실직 초기에는 자신이 종사했던 산업 분야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는다. 그러나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실직 상태가 길어지면 사람은 상당한 심리적 불안이나 경제적 압박을 느끼게 되고, 돈벌이가 되는 어떤 일이든 시작하려 한다. 그러므로 실직 초기의 생계형 창업자는 자신이 종사했던 산업 분야와 관련된 사업을 시작하는 반면 실직 상태가 길어질수록 자신의 커리어와 다른 산업 분야에서 창업할 가능성이 커진다.
강신형 교수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M&A이며 관련 학술 논문 및 ‘한국의 CVC들: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스타트업 M&A 현황과 활성화 방안’ 등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