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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황금빛 항해

김남국 | 10호 (2008년 6월 Issue 1)
많은 기업이 ‘혁신’을 ‘놀랄 만한 제품을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혁신은 드물다. 또 실패 확률도 높다. 오히려 현명한 기업들은 기존 기술과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는 방식을 적극 추구한다.
 
이런 면에서 탁월한 기업이 바로 일본 혼다(Honda)다. 혼다는 뛰어난 엔지니어링 기술과 독특한 디자인을 결합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시장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혼다는 연료전지 자동차 같은 ‘놀라운 혁신’보다는 새로운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을 집중 개발했다.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소형 SUV인 CR-V나 대가족을 위한 미니밴 오딧세이(Odyssey) 등이 대표적예다. 이런 제품을 놀라운 혁신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타깃 고객을 명확히 선정하고 이들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 열광적인 팬을 확보했다.
 
상품 혁신 분야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Journal of Product Innovation Management’라는 학술지(2008년 5월호)에는 혼다의 혁신 능력을 분석한 노스이스턴대학교의 마크 메이어(Marc Ma yer) 교수의 논문이 실렸다. ‘혼다의 혁신법(How Honda Innovates)’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메이어 교수는 20대 젊은층을 겨냥한 SUV ‘엘리먼트(Element, 사진 참조)’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성공의 핵심은 기존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새로운 타깃 고객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했다는 점이다. 제조업체들이 참고할 만한 혼다의 신시장 공략법의 핵심을 간추린다.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 확인
혼다의 기업 유전자 중 하나는 과거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 시장을 공략하고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CR-V와 오딧세이의 성공 이후 혼다는 또 다른 공략 대상을 찾았다. 고민해보니 답은 어렵지 않게 나왔다. 바로 20대 계층이 공백으로 남아있었다. 시장 조사를 해보니 신차를 구매하는 사람의 절반은 Y세대로 불리는 20대 계층이었다.
 
철저한 고객 니즈 반영
혼다 조사팀은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20대가 모이는 익스트림 스포츠 현장 등을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 이들은 다양한 놀이기구를 적재할 수 있으면서도 밤에는 잠을 잘 수도 있는 넓은 공간을 원했다. 또 대학을 돌아다니며 의견을 구했고 디자인 시안이 나올 때마다 20대의 의견을 반영했다. 기존 SUV와 전혀 다른 외관과 내부 디자인은 이런 노력의 산물이었다.
 
공통 생산 플랫폼 활용
디자인에서는 파격을 허용했지만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기존 생산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했다. 혼다의 2.4 VTEC엔진은 CR-V와 어코드에 이어 엘리먼트에도 적용됐다. 서스펜션도 CR-V와 같은 부품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개발 기간이 크게 단축됐고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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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김남국[email protected]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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