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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미래경영 연구회 지상중계

“억지로 하는 CSR 시대는 끝났다 비즈니스 모델로 사회문제 해결하자”

이남식 | 116호 (2012년 11월 Issue 1)

 

 

 

편집자주

기계적으로, 반강제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었던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업의 핵심 역량을 이용해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과 동아일보 DBR이 만든 비즈니스 리더의 연구모임 ‘CSV 미래경영 연구회강연 내용을 지상 중계합니다. 1회 강좌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이남식 총장의 강연 내용을 요약합니다.

 

경제민주화가 곧 CSV

최근 대선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각자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이슈화하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대기업 지배구조, 금산분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 설정,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근로자, 빈부격차 등 수많은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슈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올바른 정책을 펼쳐나갈 때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 모색을 위해 최근 조동성 서울대 교수가 역사상 자본주의의 발전과정을 정리했다. (그림 1) 자본주의 1.0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자유방임에 기초한 것으로시장의 형성을 초래했다. 이후 세계적인 대공황을 맞으면서 케인스(Keynes) 학파가 이야기하는 수정주의 학파, 자본주의 2.0이 나왔다. 이것은 공리주의적 색채가 강했다. 이것이 다시 변하면서 소위 금융자본주의를 형성하게 된 신자유주의, 즉 자본주의 3.0이 나왔다.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와 같은 학자들이주주이익이 기업의 목적이다라고 얘기했던 것이 이 시기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지나친 인간의 탐욕은 금융자본주의의 몰락과 월가()의 실패를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3의 길혹은국가자본주의라고 불리는 목소리가 높아져 사회복지와 사회안전망의 확대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4.0이다. 하지만 이런 길을 표방하던 유럽 국가들의 실패는 우리로 하여금 또 다른 길을 모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국가 못지않게 비대해진 경제계가 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고 경제가치뿐 아니라 사회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시장자본주의가 좀 더 성숙하고 지속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자본주의 5.0이다.

 

여기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 중 하나가 2011년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얘기한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 창출)라는 개념이었다. 그는 곧이어 열린동아비즈니스포럼 2011’에서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이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고려해봐야 할 가치기준이라고 강조했다.

 

CSV는 기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는 어떻게 다를까? ‘공정거래커피(fair trade coffee)’라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커피를 살 때 소비자는 10% 정도의 비용을 더 지불하는데 이는 현지 농부들의 삶의 질을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고 기업 입장에서도 양질의 커피를 다량 확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네슬레(Nestle)는 코트디브와르에서의 코코아 생산, 인도에서의 우유생산 과정에서 기업이 가진 역량을 통해 새로운 품종과 농사짓는 기술, 가공기술을 현지 농부들과 공유했다. 이런 공유가치 향상을 통해 수익을 300% 증가시켰다.

 

이제 억지로 하는 CSR의 시대는 끝났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대개 매출액의 1% 정도를 반강제적으로 사회공헌사업에 쓰고 있다. 어려운 가정을 돕고, 연탄을 주고, 선물을 주는 등 기업의 주 활동과는 관계없는 부분에서 CSR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형편이 좋지 않은데 CSR을 하면 심지어 기업의 이미지조차 나빠지기도 한다. 반면 CSV는 이제 기업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큰 변화다.

 

CSV를 이루는 세 가지 방법

그럼 CSV, 즉 공유가치는 어떻게 창출하는가?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상품과 시장의 재구상(reconceiving products & market)이다.

 

사례를 보자. 탐스(Toms)라는 신발 브랜드는 ‘One for one’이라는 활동을 하고 있다. 회사가 생길 때부터 신발을 한 켤레 팔면 한 켤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해왔다. 이렇게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데 소비자들이 투명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회사도 크게 성공했다. 신발의 성공으로 이제 선글라스도 판매하면서 ‘One for one’ 활동을 하고 있다.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회사의 이익뿐 아니라 회사의 가치도 증대시키고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현대캐피탈의 예가 있다. 캐피탈은 소위 제1금융권은 아니다. 돈을 빌린 사람들을 집요하게 괴롭힌다는 인상도 준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중소기업과 소기업 비즈니스를 위해 소액대출을 하는드림실현 프로젝트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 예로서부컴퓨터세탁이라는 동네 세탁소가 있었다. 여기에 현대캐피탈이 999만 원의 자금을 빌려줬다. 하지만 현금 지원은 전혀 없었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서비스 디자인 역량으로 999만 원어치의 서비스를 해준 것이다. 우선닥터 버블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었고 더 나은 세탁서비스를 위한 프로토콜도 개발했다. 놀랍게도 이 기업은 수개월 만에 500%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대출도 쉽게 갚았다. 뿐만 아니라 20여 군데서 프랜차이즈 제안이 들어왔다. 현대캐피탈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영세상인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준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가치사슬의 생산성을 재정의(redefining productivity in the value chain)하는 것이다. 직원복지에 1달러를 투입하면 기업생산성이 3달러 오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기업 활동을 할 때는 기업생산성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들이 제기된다. 기후변화, 공정거래, 근로자 역량강화, 안전, 산업보건위생, , 에너지의 사용 등이다. 이런 문제들에 비즈니스모델의 주안점을 둔 것이 GE. 그동안 해오던 사업을 일거에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이라는 형태로 정리해 큰 성공을 거뒀다.

 

세 번째 방법은 지역 클러스터의 구축(enabling local cluster development)이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기업이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례로 최근에 광주비엔날레에 맞춰 문을 연틈새호텔이 있다. 아티스트 서도호, 서 아키텍츠(Suh Architects), 기아자동차 디자인팀과 여러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팀을 이뤄서 만든 실험 프로젝트다. 틈새호텔은 이동식 호텔방을 트럭 위에 탑재해 새 투숙객을 맞을 때마다 계속해서 건물 사이 자투리 공간 같은 틈새에서 틈새로 이동을 하는 개념이다. 식사제공과 같은 호텔 서비스는 틈새 인근의 지역주민들이 제공하게 된다. 사실 지방에 큰돈을 들여서 큰 호텔을 짓는 건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대형 행사가 있을 때엔 호텔이 부족해서 난리다.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아이디어가 틈새호텔이다. 또한 기아자동차 입장에서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호텔 탑차를 만드는 회사로 변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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