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달 전 팀장으로 승진하며 새 팀에 발령받았습니다. 처음 맡은 업무이고 팀장이니 새로 알아야 할 사람도 많고, 업무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자꾸 박 과장이 저의 속을 벅벅 긁습니다.
처음 팀에 와 보니 박 과장의 존재감이 엄청나 보였습니다. 후배 직원들의 업무에 상세하게 피드백을 주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 보니 조금 이상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 숫자 틀린 것 같은데? 내가 너 연차에는 이런 실수 안 했는데. 하긴 최 차장님도 여긴 맨날 틀리시더라. 나쯤 되니까 이런 실수도 잡아내지.”
실수를 바로 잡아준 건 고맙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은 자기 자랑이었습니다. “내가 중소기업벤처부에 있는 ○○○이랑 죽마고우인데”라며 주요 인사와의 친분도 자랑하곤 한다는데… 자기 잘난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니 부하 직원들도 대꾸해 주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관심 없는 기색이라도 내비치면 “상사가 말하는데 좀 제대로 듣지?” 하며 무안을 준다고 합니다.
그러다 일이 터졌습니다. 한번은 박 과장이 사내 공모전에 당선된 적이 있습니다. 함께 지원한 최 대리는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최 대리가 야근까지 불사하며 공들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어찌 됐든 경사이니 팀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박 과장을 칭찬했습니다. 그의 반응은 순간 자리에 있던 모두를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니죠. 크게 노력한 것도 없어요.” 여기까지는 그냥 겸손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까지였는데 또 한마디를 더합니다. “최 대리 기획은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더라.” 그 순간 느꼈습니다. ‘아, 남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이구나!’
식사 시간 이후 최 대리를 달래주기 위해 따로 티타임을 가졌는데요, 알고 보니 이번에 당선된 공모전의 아이디어도 원래는 다른 사원의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박 과장은 섭섭함을 토로하는 그에게조차 “네가 더 빨리 만들어서 냈어야지”라며 전혀 미안해하는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딪치기도, 피해 가기도 어려운 박 과장의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 그 부하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대응하라고 일러줘야 할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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