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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엽편 소설: 우리가 만날 세계

우주에서도 ‘나마스테’

이경 | 398호 (2024년 8월 Issue 1)

안녕하세요, 여러분. 나마스카라 수련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은 반가운 소식이 있어요. 드디어 저희 수련원에 오랜만에 ‘체험 회원’이 한 분 오셨답니다. 매일의 한결같은 수련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날이 날이니만큼 우리 귀한 체험 회원님께서 안전하실 수 있게 여러분이 곁에서 많이 신경 써주세요. 오늘 수련 시간만큼은 ‘나’가 아닌 ‘남’에게 에너지를 나눠주자고요. 여러분께서 나마스카라 수련원의 환대, 이 우주에서 가장 따뜻한 환대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의 체험 회원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엉―유―진 님, 앞으로 나와주시겠어요? 어… 왜 갑자기 몸을 격렬히 흔드시지? 아, 괜찮다고요? 자리에서 그냥 인사하시겠다고요? 쑥스러우세요? 쑥스러우시구나. 자, 그럼 여러분이 대신 저쪽을 일제히 바라보고 환영해 주실게요. 참, 참! 우리 체험 회원님은 인간이라 가청주파수 대역이 20에서 2만 ㎐까지라고 하니까 환영의 소리는 그 대역 안에 들어가게 조정해 주세요. 작게! 소리 작게 내주세요! 너무 커다란 소리를 들으면 체험 회원님 감각기관이 손상될 우려도 있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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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저―엉―우―시 님!

발음이 이상해도 우리 체험 회원님, 양해를 부탁드릴게요. 조음기관의 형태가 달라서 체험 회원님 성함을 정확히 발음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그래도 조용히 문자 번역만 보시기보다는 직접 저희 육성도 들어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멀고 먼 나마스카라 수련원까지 찾아오셨는데 저희 목소리도 한번 들어보셔야죠. 어떠셨어요? 아, 멋있다고요? ‘파이프오르간’ 건반 스무 개를 한 번에 누른 것 같은 소리라고요? ‘파이프오르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멋있다고 하시니까 마음이 들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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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email protected]

    소설가

    필자는 서울대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공부하고 신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소설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로 2022 문윤성SF문학상 중단편가작을 수상했다. 소설집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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