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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컨슈머 AI로 재연되는 인터넷 시대 성공 공식

이세영 | 405호 (2024년 11월 Issue 2)
2022년 12월 챗GPT가 대중에 공개된 이후 인터넷, 스마트폰을 잇는 세 번째 기술 대전환기가 도래했다. 오픈AI, 앤트로픽(Anthropic) 등 주요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개발사들을 필두로 생성형 AI는 일상생활과 업무를 통틀어 많은 영역을 빠르게 바꿔 나가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은 지금 모델 개발사 및 인프라 업체들이 이끌어왔던 제1막을 끝내고 더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제2막을 맞고 있다. 시장 초기 대비, 기술 발전과 경쟁으로 인해 저렴해진 모델 및 인프라 비용을 기반으로 많은 생성형 AI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마치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시기, 수많은 컨슈머 서비스가 등장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구글, 네이버 등 컨슈머 포털의 성공 방정식은 인터넷 및 유관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만 있지 않다. 대신 우리들의 일상을 인터넷 시대에 맞게 새롭게 정의하고 편리한 서비스로 풀어낸 것이 핵심이다. 업무를 위한 검색,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한 만화나 뉴스와 같은 콘텐츠, 사람들과의 교류 등이 모두 하나의 컨슈머 포털에서 이행되게 됐다.

이러한 인터넷 시대의 성공 공식은 컨슈머 AI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는 듯하다. 필자는 LLM 검색 및 챗봇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운영하는데 ‘뤼튼’ 유저들의 면면을 통해서도 컨슈머 AI 시대의 사용자 행동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단순히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서비스를 방문하지 않는다. 이미 업무 및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영역을 생성형 AI에 의존하고 있다. 예컨대 뤼튼을 애용하는 대학생 ‘재웅’은 나만의 AI와의 대화로 오늘의 일정을 확인하고 AI 검색 및 다양한 생산성 기능을 통해 과제를 해결한다. AI 콘텐츠 서비스인 ‘캐릭터 챗’ 등을 이용하며 여유 시간을 즐기기도 한다. 이처럼 생성형 AI와 같은 대전환기 성격의 기술들은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영역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물론 유저의 일상 전반을 지원해야 하기에 역설적으로 다양한 특정 기능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작업이 필수이다. 다양한 기능 중 최근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기능을 하나 꼽자면 단연 AI 캐릭터 기능이다. 로맨틱한 캐릭터들부터 성공적인 협상을 이끌어내야 하는 게임 형태의 캐릭터까지 다양한 AI 캐릭터가 대한민국 유저들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기초 캐릭터들을 이용자들이 직접 변형, 배포하면서 상호 교류하고 있다.

캐릭터 챗 자체를 하나의 특정 기능으로 보고 유저들이 이를 애용한다는 점은 뾰족한 하나의 기능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를 통해 오락, 업무, 교육 등 저마다 다양한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는 점에서 컨슈머 AI의 본질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유저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UI를 조절하며 목적을 이룬다는 것이며 캐릭터는 유저들에게 자유도를 부여하는 수단인 셈이다.

컨슈머 AI의 올바른 방향성은 독립적인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만 있지 않다. 대신 일상생활에서 등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하는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들을 차곡차곡 만들고 쌓아가야 한다. 과거 e메일, 카페, 메신저 등 하나의 영역에 집중한 뾰족한 서비스들이 모두 종합 서비스에 밀려 사라지거나 흡수됐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이세영

    이세영[email protected]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

    대한민국 컨슈머 AI 서비스 기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를 2021년 4월 설립했다. ‘표현의 병목’을 해결해 더 많은 임팩트를 이끌어낸다는 비전 아래 같은 꿈을 꿔왔던 동료들과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해왔다. 뤼튼의 빠른 성장세와 영향력에 힘입어 최근 포브스 아시아가 뽑는 ‘30세 이하 리더 30인 및 세계경제포럼(WEF) Technology Pioneer 2024’에 선정됐다. 대한민국 미식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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