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DBR이 ‘리더십 고수’를 꿈꾸는 기업 중간관리자들을 위해 ‘Leadership Espresso’ 코너를 연재합니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가 깊이 있는 인문학적 지식과 다양한 현장에서의 코칭 경험을 토대로 리더십 역량을 키워줄 짧지만 강력한 팁을 전합니다.
리더가 담당해야 할 두 개의 박스가 있다. 성과 박스와 역량 박스이다. 성과 박스 밖에는 그 성과를 가능케 하는 스킬, 몰입, 신뢰, 책임감, 팀워크 등을 포함하는 역량 박스가 놓여 있다. 성과가 커지려면 밖의 역량 박스도 함께 커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의 한계가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 문제 앞에서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일은 후순위로 밀리기 십상이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의 비장한 독백처럼 리더에게 ‘성과냐, 사람이냐’는 마치 양자택일이 불가피한 문제처럼 느껴진다.
성과는 사람을 통해 이뤄진다. 일 따로, 사람 따로가 아니라 이 둘은 같이 돌아가는 두 개의 바퀴이다. 보고서가 부실한 경우 보고서만 볼 것인가? 보고서 작성 역량을 볼 것인가? 구성원이 의사결정을 못하는 경우 이번 건만의 문제로 볼 것인가, 의사결정력의 문제로 볼 것인가? 대부분 기술적 과제로만 바라봐 일회성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그 이슈는 반복 재생될 가능성이 높다. 전경에 있는 성과, 후경에 있는 사람, 이 둘 간의 거리를 줄여 합체할 때 성과는 지속가능하다.
그렇다면 인재 육성을 일상화하기 위해 어떻게 코칭을 할 것인가? 코칭에는 두 가지 시간이 필요하다. 구성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시간 내기가 가장 중요한 ‘슈퍼 전략’이다. 일단 구성원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함으로써 그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적 지식을 쌓아가야 한다. 고객정보가 많을수록 영업에 유리하듯 내부 고객인 구성원에 대한 지식이 많을수록 리더십의 기반이 단단해진다.
다음 4대 영역에 대해 지식을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 유용하다. 1. 업무: 현재 업무를 어떻게 느끼는가? 역량과 부합하는가? 충분히 도전적인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2. 스킬: 고유한 강점은? 더 발휘하고 싶은 스킬은? 더 높은 가치를 가져올 스킬은? 3. 성장 비전: 조직 내 성장 비전? 그 비전을 가능케 하는 것? 동기를 강력히 느낄 때는? 4. 개인적 특성: 누구와 ‘케미’가 잘 맞는가? 일하는 스타일? 역량이 잘 발휘되는 환경? 상사의 어떤 점에 민감한가? 이외에도 필요한 질문 리스트를 만들고 스스로 답변을 해보면 구성원에 대해 의외로 아는 것이 별로 없음에 놀라게 될 것이다. 모아야 할 것은 업무 결과만이 아니라 팩트 너머에 있는 ‘사람에 대한 지식’이다.
두 번째로 필요한 시간은 대화를 위한 시간이다. 바쁜 리더의 일정에서 구성원과의 면담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의외로 큰맘을 먹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면담은 리더가 구성원에게 주는 선물이다. 리더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시간이 아니다. 구성원이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함으로써 그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자리 잡을 때 더욱 빛나는 선물이 된다. 구글에서 좋은 관리자의 특성을 밝혀내기 위해 시행한 ‘산소 프로젝트’는 주기적인 일대일 면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대일 미팅 외에 스폿 코칭도 훌륭하다.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소재로 3분만 할애하면 족하다. 영업 나가는 직원에게 그냥 “수고해”가 아니라 “오늘은 어디로 가나? 어떤 전략이 있지?” 다녀와서는 “아침에 말한 그 전략은 어떻게 됐나? 오늘은 무엇을 배웠나?” 등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시간들을 활용해 구체성을 갖고 대화하라.
그러려면 구성원에게 던지는 시선이 깊어져야 한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는 사실적 측면뿐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는가’라는 주관적 경험 세계에 렌즈의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이슈만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이슈를 소유한 사람의 ‘측면’을 바라보는 것이 좋은 리더가 되는 비법
이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email protected]한숙기 한스코칭 대표는 서울대 및 동 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학 (HSE)에서 경영학 석사를, 서울과합종합대학원(aSSIST)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국제코치연맹(ICF) 인증 코치로서 대기업, 다국적기업 경영자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리더십 코칭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