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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망치는 리더의 5가지 유형

박재희 | 7호 (2008년 4월 Issue 2)
‘전쟁에는 원칙이 없다. 오직 전쟁터의 상황 변화에 따른 정확한 판단과 결단이 있을 뿐이다. 그 상황을 판단하고 결단을 내리는 중심에는 장군의 능력이 있다. 따라서 전쟁을 수행하는 장군에게는 천재성이 요구된다.’
 
군인이자 전쟁학자인 클라우제비츠(Clause-witz)가 말한 ‘전쟁의 천재성(Military genius)’의 핵심 개념이다. 조직에 다가올 위기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대안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하는 유연한 리더의 자세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그러나 때로는 리더의 실수로 조직이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손자병법’은 조직을 위기에 빠뜨리는 장군의 유형을 5가지로 나누어 경고한다.
 
첫째, 죽기만을 각오하는 장군은 모두 죽게 만든다(必死可殺也). 죽기만을 각오하고 무작정 돌격을 명령하는 리더의 감정적 대응은 결국 조직을 파멸로 이끈다는 엄중한 경고다.
 
둘째, 살기만을 생각하고 싸우는 장군은 모두 포로가 되게 한다(必生可虜也). 구차하게 살기만을 바라고 싸우는 리더는 부하를 모두 치욕스러운 포로로 만든다.
 
셋째, 분노를 못 이겨 재촉하는 장군은 수모를 당할 수 있다(忿速可侮也). 분노를 못 이겨 병사들을 적의 성으로 개미처럼 기어오르게 하면 병사들의 3분의 1을 잃을 것이라고 손자는 경고한다.
 
넷째, 절개와 고귀함만을 고집하는 장군은 치욕을 당할 수 있다(廉潔可辱也). 자신의 명예와 자존심을 소중히 여길 줄만 알았지 조직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는 장군은 그가 고집하는 명예 때문에 도리어 조직에게 치욕을 안겨줄 수 있다.
 
다섯째, 병사들을 소아(小我)적으로 아끼다가 조직이 고민에 빠질 수 있다(愛民可煩也). 장군이 인정주의에 빠져 조직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조직을 위기로 몰아넣을 리더의 다섯 가지 습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무작정 돌격하는 감정적 대응, 둘째는 일신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비겁함, 셋째는 자신의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는 다혈질 성격, 넷째는 오직 청렴함과 고귀함이 제일이라 떠들며 조직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명예를 더 소중히 여기는 원칙주의, 다섯째는 조직의 시스템과 인정을 구별 못하는 인정주의다.
 
손자는 개인의 감정보다는 조직을 먼저 생각한 사람이었다. ‘이상과 같은 다섯 가지는(凡此五者) 장군의 과오이며(將之過也), 용병에 재앙이다(用兵之災也). 군대가 전멸하고 장군이 죽는 것은(覆軍殺將) 반드시 이 다섯 가지 위험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必以五危), 장군이라면 잘 살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不可不察也).’
 
진격과 후퇴는 타인의 칭찬과 비난에 따라 결정돼서는 안 된다. 오로지 조직의 생존(保國)과 병사들의 생존(保民)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의 생존을 책임지는 사람은 바로 리더다.
 
필자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21세기 경제전쟁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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