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How to prevent leadership hubris? Comparing competitive selections, lotteries, and their combination” by Joa..l Berger, Margit Osterloh, Katja Rost, and Thomas Ehrmann (2020) in The Leadership Quarterly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리더의 권력과 리더십에 대한 예찬은 종종 리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과 권력 남용이라는 오만함으로 이어진다. 이는 오늘날 기업에서도 종종 목격된다. 예를 들어 사업상 행운이나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얻어진 성과를 자신의 치적으로 삼거나, 스스로를 완벽한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여기며 부하 직원들에게 자신을 롤모델로 삼을 것을 종용하는 CEO와 리더들이 가끔 있다. 일부 경영자의 오만방자함은 심지어 사업의 치명적인 실패를 가져오거나 조직에 큰 해악을 끼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따라서 리더십 연구자들은 어떻게 하면 조직 리더들의 지나친 자만심을 방지하고 그들이 더 겸손한 자세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연구해 왔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고대 아테네에서 리더들의 권력 남용과 지나친 자만심을 방지하기 위해 무작위 선발 방식, 즉 추첨(lottery)을 활용했다는 역사적인 증거에 주목했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에 운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인식하는 리더일수록 더 겸손하고 친근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사실과는 달리 무작위 선발(Random selection) 방식은 오늘날 실제로 조직의 리더를 임명하는 데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 기업은 경쟁 선발(Competitive selection) 방식을 통해서 조직 내 가장 유능한 사람이나 큰 성과를 낸 사람에게 리더 역할을 맡긴다. 경쟁 선발은 여러 명의 후보 중에서 리더 역할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기 때문에 선발된 리더는 당연히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그 경쟁 과정은 최종적으로 선발된 리더가 ‘나는 다른 후보들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다’라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즉, 어떤 리더들은 자신은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이나 부하 직원들보다 우월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자만심이라는 감정을 자극해서 결과적으로 오만함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선발 방식에서 올 수 있는 리더의 자만심에 주목한 이 연구는 어떤 방식으로 리더를 선발했을 때 리더의 오만함을 막을 수 있는지 살펴봤다. 구체적으로는 ‘완전 경쟁 선발(Competitive selection)’ ‘완전 무작위 선발(Purely random selection)’, 그리고 경쟁 방식과 무작위 방식을 결합한 ‘부분 무작위 선발(Partial random selection)’ 의 세 가지 중 어떤 선발 방식이 리더의 오만함을 가장 잘 방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부분 무작위 선발’ 방식으로 뽑힌 리더가 다른 선발 방식을 통해 뽑힌 리더들보다 덜 오만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리더의 오만함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쟁 방식과 무작위 방식을 섞어서 리더를 선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800여 명의 스위스 취리히대(University of Zurich)와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ETH Zurich)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실 실험(Laboratory experiment)을 수행했다. 먼저, 학생들을 여섯 명으로 구성된 각각의 팀으로 무작위로 배정한 후 전체 팀을 다시 세 가지 실험군으로 랜덤 배치했다. 이때 ‘완전 경쟁 선발’ 팀에서는 가장 높은 시험 점수를 받은 사람을 팀 리더로 정했고 ‘완전 무작위 선발’ 팀에서는 추첨을 통해 리더를 결정했다. ‘부분 무작위 선발’ 팀에서는 총 여섯 명의 팀원 중 시험 점수가 가장 높은 세 명을 먼저 뽑은 후, 다시 추첨을 통해 세 명의 후보군 중 한 명을 팀 리더로 임명했다. 그리고 독재자 게임(Dictator game)과 죄수의 딜레마 게임(Prisoner's dilemma game)을 통해 팀 리더들의 자기 과신(Overconfidence), 이기심(Selfishness) 정도 등 오만함의 다양한 인지적, 행동적 특성들을 측정했다.
필자는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LG인화원에서 근무했으며 타워스왓슨과 딜로이트에서 HR과 전략 컨설팅을 수행한 바 있다. 현재 미국 로스웰앤드어소시에이츠(Rothwell & Associates)의 파트너로도 일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리더십과 조직 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