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 外
강훈 지음/ 다산3.0/ 1만3000원
이번엔 망고다. 스타벅스의 한국 론칭을 준비했고, 국내 최초의 토종 커피 브랜드 할리스커피를 창업했으며, 존폐 위기에 처했던 카페베네에 합류해 3년 만에 연 매출 1000억 원 돌파의 기록을 세운 저자가 이번에는 망고에 손을 댔다. 책은 ‘망고식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저트 카페를 기획하고 만들어 온 저자의 여정과 브랜딩 및 마케팅에 대해 쌓아 온 자신만의 원칙과 노하우를 담고 있다.
망고식스라는 이름을 지을 때다. ‘망고’를 주재료로 쓰는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인 만큼 그는 브랜드 이름에 반드시 망고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망고라는 새로운 식재료를 적극 어필하기도 좋고,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커피 브랜드와의 차별성도 획득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 커피 브랜드다운 이름이 아니면 외면받을 것이라는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브랜드 이름은 ‘비호감 개그맨’과 같아서 처음에는 비호감이라고 외면당하다가도 계속 TV에 나오고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 점차 호감도가 커지기 마련”이라며 “브랜드 이름을 잘 지어서 브랜드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크면 이름도 좋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실 ‘망고’를 택한 것 자체가 시장 주류와는 맞지 않는 감이 있었다. 식사 후 커피 한 잔씩 손에 들고 삼삼오오 걸어가는 모습은 흔해도 노란색 망고주스를 들고 걷는 모습은 찾기 어려운 때였다. 이런 우려에 대해 그는 ‘레드불’ 사례를 들었다. ‘콜라’라는 음료 시장에서는 어떤 콜라도 코카콜라를 이길 수 없다. 레드불은 탄산음료나 일반 음료 카테고리에서의 경쟁을 거부했다. 대신 에너지음료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버렸다. 소비자들은 코카콜라를 그대로 사먹으면서도 에너지음료라는 명목으로 레드불을 새롭게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레드불은 에너지음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는 말한다. “만약 망고식스가 일반 커피 전문점의 카테고리로 뛰어들었다면 기존 카페 브랜드의 아성을 넘지 못했을 것이다.”
사업의 판을 키우려면 매장 수를 늘려야 한다. 어떻게 매장을 늘려갈 것인가. 그는 먼저 국내와 해외의 목표 매장 수를 ‘10배의 법칙’에 따라 정했다. 국내에서 목표한 매장 수의 10배를 해외에 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망고식스는 국내 300개, 해외 3000개 매장을 목표로 삼았다. 국내 매장 수를 300개로 정한 것은 그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상권 충돌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적용한 원칙은 ‘점선면의 법칙’이다. 매장 수가 적을 때는 점에서 선으로, 그 다음에는 면을 만들어 한 지역에 매장을 집중 배치하는 방법이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으로 매장을 확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강남 주요 상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방식이다. 사람들 눈에 자꾸 띄어야 입소문도 나고 인지도도 올라간다는 판단에서다.
망고식스 마케팅에서 무엇보다 잘 알려진 사례는 드라마 PPL이다. 2012년 방영된 ‘신사의 품격’에서 망고식스는 촬영장소로 쓰였다. 드라마에 특정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방법이 활용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저자는 작가와 배우를 보고 이 드라마가 잘될 것 같다고 생각했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저자는 드라마 촬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기로 했다. 드라마 제작팀에서 요구한 것은 두 가지였다. 매장 안에 있는 기둥이 카운터를 가리니 기둥을 제거해 달라는 것과 매장 앞에 외부 테라스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실무자들이 난색을 표했다. 복층을 받치는 기둥을 없애면 건물이 무너질 수 있었고, 매장 외부에 테라스를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그는 좋은 기회를 날려버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기둥을 없애는 대신 복층을 쇠사슬로 엮어 천장에 지탱하는 방법으로 첫 번째 문제를 해결했고, 강남구청에 찾아가 구청장 앞에서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더 많은 관광객을 강남구로 유치할 수 있다’고 PT해 드라마 촬영 기간 동안 테라스를 설치해도 좋다는 허가를 얻어냈다. 결과적으로 드라마는 성공했고 망고식스 인지도도 크게 뛰었다. 이 밖에도 중국, 미국, 동남아 지역으로 진출하며 겪은 일과 교훈들이 솔직하고 날카롭게 담겨 있다.
최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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