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스티븐 존슨 지음/ 한국경제신문/ 1만6000원
뛰어난 혁신과 참신한 아이디어는 개인과 조직 모두 간절히 바라는 대상이다. 혁신, 그리고 아이디어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될까.
여러 가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일단 탄소를 보자. 탄소는 생명체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탄소 원자의 맨 바깥쪽 껍질에는 원자가전자(valance bonds)가 4개 존재한다. 덕분에 탄소는 다른 원자들과 관계를 맺는 데 특별히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탄소가 지각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지만 그 특별한 능력 덕분에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인체에서의 비중이 이만큼이나 높은 것은 탄소의 독특한 특성인 결합 능력 때문이다. 탄소는 ‘연결 장치’다. 혼자서는 별 가치를 지니지 않지만 여러 원소들과 결합해 사람과 원숭이를 비롯한 다양한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여기에서 중요한 힌트를 얻는다. 특별한 가치는 다양한 것들의 결합에서 온다. 유동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이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혼자 오지 않는다. 집합적 몰입이 있어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대부분의 위대한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형태를 갖는다. 그런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강한 무엇인가로 바꿔놓는 또 다른 요소는 대개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다. 유동적 네트워크는 그런 불완전한 아이디어가 연결되고 합해져 보다 큰 가치로 바뀔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하나 더, 위대한 아이디어가 숙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는 약하고 흐릿하다. 분명한 실체도, 성공의 확신도 없다. 직관을 통한 순간적인 판단은 굉장히 강력하지만 세상을 바꿔놓은 아이디어의 역사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직관 자체만으로는 세상을 움직일 만한 힘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관의 불씨를 살리려면 우선 기억 속에, 뉴런의 조밀한 네트워크 안에 직감을 보존해야 한다. 직관은 너무 빨리 사라지기 때문이다. 탐구할 만한 흥미로운 주제를 발견했더라도 더 급한 문제들 때문에 정신이 어수선해지고 직감은 사라져 버린다. 직관을 보존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하는 습관이다. 오래 된 메모들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물론 과거에 지녔던 직관들이 진화해온 경로를 돌아보면 헷갈리기도 하고 굳이 적을 필요가 없던 것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시 읽을 때마다 잊고 있던 과거의 직관이 새로 등장한 생각들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직관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뚜렷해진다.
기록하고 연결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있다. 2001년 7월10일, 미국 애리조나의 FBI 요원 켄 윌리엄스는 워싱턴과 뉴욕의 상사들에게 하나의 문서를 발송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다수의 학생들을 미국 항공대에 보내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음을 알립니다.” 이 메모는 9.11 테러를 코앞에 둔 여름에 발송됐다. 윌리엄스는 그 전 해에 ‘수사할 흥미가 생길 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애리조나의 여러 비행학교와 항공대에 입학한 사실을 발견하고 그들 중 몇 사람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이들 중 몇 명은 거처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진을 붙여놓고 있었고, 또 몇 명은 과격 이슬람 운동세력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윌리엄스가 메모를 작성한 후 정확히 한 달 후에 자카리아 무사위라는 학생이 미네소타 세인트폴 외곽에 위치한 팬암국제비행아카데미에 입학했다. 비행학교 강사들과 직원들은 수강료 8300달러를 모두 현금으로 지불한 이 신입생에게 의심을 품었다. 무사위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데 관심이 없었고 조종실 문 작동과 비행 시 기내 통신에만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팬암아카데미 직원들은 이 학생을 FBI에 신고했고 수사가 벌어졌다. FBI 미네소타 지국은 무사위의 노트북을 조사할 수 있는 수색영장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증거 불확실이 이유였다. 그러나 이전에 켄이 작성한 메모가 기록으로 남았다면 무사위의 노트북을 조사할 수 있었을 것이고 9.11 테러의 비행기 납치범 11명과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알아냈을 것이다.
두 가지를 떼어놓고 보면 그저 예감에 불과하다. 이 두 가지 정보만으로 9.11 테러를 사전에 적발해낼 수 있었을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좀 더 강한 위기의식과 철저한 대처에 나설 수는 있었을 것이다. 예감이나 직관이 그저 그 상태로 머물지 않고 좀 더 강한 힘을 가진 무언가로 바뀌었을 것이란 의미다. 직관을 모으고 기록해서 서로 연결하는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당신은 이미 읽혔다
앨런 피즈·바바라 피즈 지음 / 흐름출판/ 1만4000원
흥분하거나 기분이 좋을 때 사람의 동공은 평소 크기의 4배까지 확대된다. 화를 내거나 부정적인 기분일 때는 축소된다. 치아를 거의 내보이지 않는 미소는 비밀이나 숨기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핸드백이나 지갑 등 소지품을 껴안으며 방어막을 만드는 행위는 초조함과 불안을 감추기 위한 것이다.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는 데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 비언어적인 몸짓이나 표정, 자세 등이 나머지 93%를 구성한다. 몸짓 언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단서를 모았다.
벨로시티(velocity)
스테판 올랜더, 아자즈 아메드 지음/ SEEDPAPER/ 1만4000원
코닥과 폴라로이드가 디지털 사진으로 재빨리 갈아탔다면? 미국 2위 서점 보더스가 아마존에 자극받아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했다면? 많은 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속도는 단순히 빠르다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은 속도와 함께 온다. 웹마저 진부해지고 모바일 시대가 도래한 지금, 속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가히 속도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전략과 방법이 소개된다.
최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