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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신간 안내

의지력의 재발견 外

최한나 | 100호 (2012년 3월 Issue 1)




새해가 시작할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세우는 목표 중 하나가 다이어트다. 만약 당신도 체중 감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다음의 세 가지 규칙을 따라야 한다. 첫째, 절대 다이어트하지 말 것. 둘째, 초콜릿이나 다른 음식을 포기한다고 선언하지 말 것. 셋째,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과체중과 의지력 부족을 동일시하지 말 것.
 
세계적인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의 사례를 보자. 탁월한 진행력과 함께 그녀를 유명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다이어트다. 뉴스캐스터로 활동하던 방송 초기에 그녀의 체중은 57㎏에서 64㎏ 사이를 오갔다. 좀 더 날씬한 체형을 원했던 그녀는 다이어트 전문의를 찾아 하루에 1200칼로리만 섭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을 착실히 따른 결과 그녀는 일주일 만에 약 3㎏을 감량했다. 한 달 후 57㎏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체중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96㎏에 도달했을 때 오프라는 4개월 동안 고형질의 음식을 아예 먹지 않았다. 액체로 된 음식만 마셔댔다는 얘기다. 그 결과 그녀의 체중은 66㎏ 정도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 후 몇 년 사이 오프라의 체중은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늘었고 결국 107㎏을 넘어섰다. 에미상 후보에 올랐을 때 오프라는 라이벌인 필 도나휴가 수상하기를 기도했다. “그러면 살찐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복도를 지나 무대로 올라가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희망을 잃어갈 때쯤 오프라는 개인 트레이너인 밥 그린을 만났다. 오프라는 그린과 개인 요리사, 영양사, 의사 등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식단과 운동 습관, 생활 방식을 싹 바꿨다. 그 결과는 2005년 각종 잡지 표지를 장식했다. 매끈하고 윤기 흐르는 75㎏의 오프라의 모습이 공개됐다. 수년간 지속됐던 살과의 전쟁이 막을 내리는가 싶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오프라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뒤 한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에게 고백했다. 90㎏에 달하는 모습이 담긴 최근 사진과 함께였다. “전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어요. 이렇게 세월이 많이 흐르고 수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체중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는 걸 믿을 수가 없네요. 날씬했던 예전 모습을 보면서 생각하죠.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지?”
 
오프라 윈프리는 강인한 의지력과 세계 최고의 조언가, 헌신적인 모니터 요원, 그리고 체중 증가의 흔적을 찾으려는 수백만 명 앞에 매일 서야 하는 압박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에너지와 동기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체중 감량에 처참히 실패했다. 이를 빗대 ‘오프라 패러독스’라고 한다. 자기 절제력이 뛰어난 사람조차 체중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저자들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발휘하는 절제력이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과 본능 앞에 얼마나 나약한지를 낱낱이 분석한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음식을 적당한 양만 섭취하려는 성향을 지닌다. 눈앞에 음식이 아무리 많아도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는 신호를 받는다. 하지만 과체중인 사람에게는 이 신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들은 과체중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다이어트는 신체를 내부 아닌 외부 신호에 의존하도록 만든다. 밤늦게 배고플지 모르니 지금 미리 먹어둬야 한다거나 정해진 양을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한다는 식이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언제 먹고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신호 체계가 무너진다. 아무리 자기 억제에 강한 사람이라도 다이어트를 반복하면 먹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자제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이유다. 저자들은 의지력을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이 얻기 위한 것’이라고 정의하며 한계를 파악하고 싸울 상대를 명확히 하며 대안을 만들지 말 것 등의 규칙이 의지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매일 조금씩 삶이 향상되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둘 만하다며 타인을 위한 방향으로 사용할 때보다 강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저자는 IBM에서만 27년 재직했다. 사원에서 출발해 부사장까지 올랐다. 27년 차 선배 입장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다. 무조건 일찍 일어나라, 귀를 씻고 입을 닫아라, 시간에 끌려다니지 말고 시간을 관리하며 살아라, 다양성과 원칙의 기반 위에서 함께 일하라 등 간과하기 쉬운 사회생활의 기본들이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따뜻하게 다가온다. 새내기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다시 한번 새겨들을 만한 조언이다.
 
 
 
미국 서부 오리건주 윌래밋밸리에 사는 칼라푸야 부족은 비옥한 토양에서 얻는 혜택을 포기할 수 없어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과 죽음으로 얼룩진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결국 ‘아무도 떠나지 않았기에 누구도 떠나지 못한’ 계곡에 갇혀 살다가 그곳을 빼앗으려는 백인들의 공격에 부족 자체가 몰살되고 만다. 저자는 불안과 절박함에 빠져 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이 칼라푸야 부족과 같은 상태일지 모른다며 정체성과 방향을 찾기 위해 경제사를 다시 훑어볼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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