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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남자가 되려면 감춰진 ‘수다’를 꺼내라?

한근태 | 166호 (2014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소설가 김형경이 분석한 남자는 친한 남자에게도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는다. 남자들끼리 하는 대화 주제는 정치, 골프, 직장 등 시사와 신변잡기, 업무에 불과하다. 개인적인 사안은 입 밖으로 내놓지 않는다. 남자는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것을 전장에서 갑옷과 투구를 벗는 행위로 생각한다. 문제가 터지면 입을 닫는다. 이런 방식은 현명하지 않다. 독일 황제 빌헬름 1세는 후궁 (後宮)에 돌아오면 종종 화를 내며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 던지기도 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에 있는 비스마르크가 독일 백성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황제에게 풀었기 때문이다. 재상의 스트레스를 받아준 황제는 답답한 마음을 풀 곳이 없다. 그래서 궁으로 돌아와서 황후와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물건을 집어 던졌다. 아랫사람의 화풀이를 이해하는 재상과 그런 재상의 스트레스를 받아준 황제 덕분에 독일은 강성해질 수 있었다. 맺힌 게 있으면 풀어야 한다. 건강한 남자가 되려면 내면에 감춰진 수다를 떠는 여자를 끄집어 내야 한다.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알기 어려운 것이 무엇일까? 바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관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남자란 과연 어떤 존재인지는 영원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미래에 어떤 개인이 될 것인지, 어떤 조직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런데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현재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성찰이다. 이게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멋진 그림을 그려봐야 별 효용성이 없다. 오늘은 이런 내용을 다룬 <남자를 위하여>를 소개한다. 저자인 소설가 김형경은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눈에 비친 남자란 어떤 존재일까?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남자는 여자로부터 왔지만 여자와 많이 다르다. 그게 출발점이고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선 여자 눈에 비친 찌질한 남자 몇 부류를 소개한다.

 

첫째, 화를 잘 내고 화풀이를 잘하는 남자다. 회사 문제를 가정까지 갖고 오는 사람이다. 공자님은불천노 불이과(不遷怒 不貳過)’란 말을 했다. 화를 옮기지 않고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이 좀 못마땅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짜증을 내고 이런 행동을 반성할 줄 모르는 남자들이 많다. 남을 이끄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특히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둘째,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다. 폭력의 이유는 복종하지 않고 논쟁하거나 돈이나 여자문제를 꼬치꼬치 물었기 때문이다. 제때 식사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때리며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거나 섹스를 거부했다고 폭력을 휘두른다.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한마디로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는 세상에서 가장 못난 남자다.

 

셋째, 과도한 취미활동을 하는 남자다. 무엇이든 과하면 좋지 않다. 야구, 골프, 등산 등 모든 취미활동은 적당히 해야 한다. 중년 이후 과도하게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문제와 정면승부를 거부하고 엉뚱한 곳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취미에 과도하게 몰입한 가장 뒤에는 희생당하는 가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골프과부란 말이 왜 나왔겠는가? 이외에도 결혼 후에도 독립하지 못하고 본가에 집착하는 남자, 어머니만 화제에 오르면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마마보이, 다른 사람 앞에서 아내를 욕하는 사람, 자식에게 분노를 자주 표출하는 사람, 바람둥이 등이 문제가 있는 남자들이다.

 

남자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일까?

남자에게 결혼이란 무엇일까? 남자에게 결혼은 부담이다. 가족에 대한 무한책임은 있지만 이에 따르는 권리는 없다. 가족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면 아내는 남편을 편하게 이용하고, 자식들은 아버지를 물류창고쯤으로 여긴다. 결혼제도의 본질은 과거와 현재 모두 교환이다. 남자는 돈을 벌고 여자는 애를 낳고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남자의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기 몸 하나도 추스르지 못하는데 처자식까지 책임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자에게 결혼은 기댈 언덕이다. 여차하면 다니던 직장도 때려치울 수 있다. 남자는 아무 생각 없이 살다 결혼과 동시에 미래를 걱정한다. 여자는 결혼 전까지 고민을 많이 하다 결혼을 하는 순간 걱정을 멈춘다. “가능한 한 일찍 결혼하는 것은 여자의 비즈니스이고, 가능한 한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고 지내는 것은 남자의 비즈니스다.” 영국의 극작가 겸 소설가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다.

 

남녀가 사귀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는 남자가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책임감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어떤 남자는 여자가 결혼을 재촉하면 이별을 통보하고, 어떤 이는 결혼을 약속한 후에 사라지기도 한다. 여자가 달콤한 허니문을 꿈꿀 때 남자는 한 사람의 인생과 가정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결혼하면 사랑받는 사람이 아니라 생활의 안정을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된다. 결혼하는 순간 모든 자유를 포기하고 가족의 요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들은 점점 결혼을 하지 않는다. 애도 낳지 않으려 한다. 이를 계몽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문제해결 방법 중 하나는 현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법 중 하나가 새로운 형태의 결혼이다. 소설가 김형경이 제안하는 방법은따로 또 같이같은 모델이다. 빅뱅 등 아이돌그룹의 활동 스타일이다. 이들은 그룹으로 활동하지만 때로는 각자 솔로로 활동한다. 결속력이 강하거나 늘 붙어 다니지도 않는다. 필요에 의해 같이 놀기도 하고 따로 놀기도 하는 느슨한 형태의 아이돌그룹이다. 결혼도 이런 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평소에는 각자 원하는 곳에서 마음대로 살다가 가끔 친밀감을 나눌 필요가 있을 때만 만나 공동생활을 하는 결혼형태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 주말부부와 비슷하지만 감정적, 공동체적 결속력이 느슨한 관계다. 표준화된 사회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삶을 인정하는 사회가 건강하다. 결혼에서도 이런 방법이 등장할 때가 됐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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