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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Money in the Brain

식물이 사람을 더 창의적으로 만든다

정재승 | 56호 (2010년 5월 Issue 1)

한 남자가 오래된 동전을 팔러 골동품 가게에 찾아왔다. 동전 한쪽 면에는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왼쪽을 바라보는 측면 두상이, 반대쪽 면에는 그가 황제로 즉위한 해인 ‘27 BC’라는 연도가 새겨져 있었다. 만약 진품이라면 시가 50억 원은 족히 나올 만한 매우 귀한 동전이었다. 이 동전을 남자는 1억 원에 팔겠다고 내놓았다. 골동품 가게 주인은 이 동전이 진품인지 아닌지 의심스러워 선뜻 구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이라면 과연 어떤 조언을 해줄 것인가?
 
답은 “사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BC란 ‘기원전’이란 의미의 ‘Before Christ’란 뜻. 그러니 정작 기원전에는 ‘BC’라는 표현 자체가 없었다. BC는 예수가 태어난 후, 그것도 기독교가 널리 퍼지고 난 다음에 쓰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이 동전은 100% 위조 동전이다.
 
19801990년대 미국 대기업의 입사 문제로 종종 나왔던 이런 종류의 문제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다. 창의성을 평가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출제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이 대거 기업의 컨설팅을 하게 됐다. 창의성이 그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마구 쏟아내는 능력만이 아니라, ‘복잡한 상황에서 문제의 핵심을 찌르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능력’도 포함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심리학자들이 기업의 창의성을 북돋기 위해 한 일은 그저 입사 문제를 출제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 또한 그들의 중요한 임무였다. 그들이 제일 먼저 주목한 것은 작업 공간 안에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심리학 연구 중에는 ‘식물이 사람을 좀 더 창의적으로 만들어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본의 심리학자 시바타 세이지와 스즈키 나오토는 정밀하게 통제된 다양한 사무실 환경에서 사람들에게 창조적 활동을 하게 했다. 그들은 직원들의 책상 근처에 화분을 놓아두면, 잡지 걸이나 다른 수납 공간만 놓아둘 때보다 창의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또, 미국 텍사스A&M대 로저 울리치 연구팀은 작업장에서 8개월 동안 직원들의 창의성을 조사한 결과 꽃이나 식물을 사무실에 놓아두면 남성들은 아이디어의 제안 건수가 15% 정도 증가하고, 여성들은 문제에 대해 더 유연한 해결책을 내놓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어린이들도 황량한 옥외 공간보다는 식물이 가득한 뜰에서 놀게 할 때 훨씬 창조적인 놀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그 원인을 진화심리학으로 설명한다. 건강한 나무와 식물은 먼 옛날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느꼈던 것과 같은 ‘안도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환경은 ‘근처에 식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음 끼니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즐거운 느낌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이런 행복감이 창조성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로체스터대 앤드루 엘리엇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작업 환경의 색깔이 창조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호등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듯이, 빨간색은 대개 위험이나 실수의 느낌과 연관되고, 초록색은 긍정이나 편안한 느낌과 연관된다. 따라서 엘리엇 박사는 ‘단지 그런 색을 보여주기만 해도 창조성을 방해하거나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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