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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과 제국

늑대의 아들들이 벌인 일곱 언덕 쟁탈전 거리의 戰士, 난세의 영웅이 되다

임용한 | 199호 (2016년 4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고대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쌍둥이 형제라고 하지만 실제론 동맹을 맺은 두 이주자 집단의 리더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처음엔 힘을 합쳐 로마의 일곱 언덕을 총괄하는 상위의 권력 구조를 구상했다. 하지만 도시를 세울 장소를 선택하는 문제로 의견이 엇갈렸고, 결국 서로 싸우다 레무스가 죽게 된다. 두 형제 간 권력 다툼은 팔라티노 언덕을 선택한 로물루스와 아벤티노 언덕을 고집한 레무스 간의 대결이었다. 로무스의 승리는 팔라티노를 중심으로 다른 6개 언덕에 자리 잡은 부족들과의 연합체를 구성하려 했던 그의 원대한 비전의 승리라고 봐야 한다. 

 

편집자주

그리스·로마 문명은 르네상스의 모태였고 서구 문명과 현대사회를 만든 힘입니다. 로마제국과 르네상스의 이야기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을 던져주는 이유는 서구 문명과 현대사회가 지닌 공통성 때문입니다. 그리스 문명과 로마제국을 만든 사람들과 그들 세계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키워나가시기 바랍니다.

 

로마라는 도시의 독특한 매력은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언덕길에 있다. 어떤 이들에겐 그것이 고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근대풍의 석조건물이 양 옆으로 늘어선 오르막과 내리막길은 지치지 않는 재미와 수많은 영화에서 본 장면과 음악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바로 그 굴곡 아래, 로마의 일곱 언덕이 놓여 있다.

 

기원전 9∼8세기경,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집단이 이 일곱 언덕에 처음 도착했다. 그 당시 언덕은 지금보다 더 굴곡지고, 지형은 더 거칠었으며, 더 습하고 황량했다. 오늘날 역사가들은 로마야말로 이탈리아의 중심부이자 수도가 되기에 최적의 지역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결과론적인 것이다. 로물루스 시대에 일곱 언덕은 버림받은 땅까지는 아니지만 가치가 높은 땅도 아니었다.

 

좁고 굴곡이 많은 티베르 강은 쉽게 범람했다. 잦은 범람으로 인해 언덕 아래 평원은 수렁 같은 진창이 돼 농사를 지을 수도, 집을 지을 수도, 심지어는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다. 언덕의 수원은 좋지 않아 신선한 물은 항상 부족했다.1  비탈지고 좁은 언덕에 사람들이 모여 살려면 층층이 언덕을 깎아내야 했다. 그들은 척박한 바다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사람들 같았다. 그래서 트로이에서 왔다는 아이네아스의 후손이라는 사람들은 로마가 아닌 남쪽의 물도 좋고 땅도 기름진 알바 룽가 지역에 정착촌을 이루고 살았다.

 

로물루스와 레무스

 

그러던 어느 날, 팔라티노 언덕에서 늑대가 젖을 먹여 키웠다는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가 등장한다.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출생에 대해서는 꽤나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두 형제가 아이네아스의 후손 누미토르의 손자라는 것이다. 누미토르는 알바 룽가의 왕이었는데 동생 아물리우스에게 쫓겨났다. 아물리우스는 누미토르의 계보를 완전히 끊기 위해 그의 딸이 아이를 낳지 못하게 격리시켰다. 그 다음 이야기는 전설이 몇 개나 된다. 딸의 이름도 일리아, 레아, 실비아로 다양하다. 좌우간 그녀는 임신을 했고, 쌍둥이를 낳았다. 아물리우스는 하인을 시켜 두 아이를 죽이려 했다. 그러나 그 하인은 두 아이를 말구유에 넣어 강물에 흘려보냈다. 구유는 팔라티노 언덕가에 도착했다. 아이를 본 늑대가 무화과나무 아래서 아이에게 젖을 먹였다. 우연히 이 장면을 발견한 파우스툴루스라는 돼지치기가 아이들을 데려가 키웠다.

 

 

 

늑대의 젖을 빨고 있는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청동조각상). 카피톨리노 언덕에 있는 조각은 복제품이다. 원본은 카피톨리노 박물관에 있다.

 

이 전설이 로마의 공인된 건국신화가 된 이유는 역사적 근거가 확실해서가 아니라 여러 전설 중에서 사람들이 제일 마음에 들어 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독일의 역사가 몸젠은 이 전설에 약간 합리적인 해석을 더했다. 그는 고대의 비문을 연구해서 이 지역에 늑대 사제와 이들이 주관하는 늑대 축제의 풍속이 있었다고 했다.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늑대가 키웠다는 전설은 여기에서 기원한 것일 수도 있다. 늑대 사제가 아니어도 이곳은 양치기들의 언덕이었으니 늑대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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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한

    임용한[email protected]

    - (현) KJ인문경영연구원 대표
    - 한국역사고전연구소장
    - 『조선국왕 이야기』, 『전쟁의 역사』, 『조선전기 관리등용제도 연구』, 『조선전기 수령제와 지방통치』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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