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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나빠지면 딸 편애한다?

주재우,정동일,김현경,문재윤 | 183호 (2015년 8월 Issue 2)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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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나빠지면 딸 편애한다?

 

Durante, Kristina M., Vladas Griskevicius, Joseph P. Redden, and Andrew E. White (2015), “Spending on Daughters in Economic Recession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DOI: 10.1093/jcr/ucv02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아들과 딸을 가진 부모에게 누구를 더 아끼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편애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연구를 수행하기 전에 88명의 미국인 부모에게 이러한 질문을 했을 때 91%는 아이들을 동등하게 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들과 딸에 대한 편애는 과거에도 존재했고 오늘날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중국과 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오랫동안 남아선호사상이 있었고 영국에서도 전통적으로 아들이 우선적으로 왕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는 성비의 역전이 걱정될 만큼 여아에 대한 선호가 커졌다. 역사적으로는 고대 아프리카에 아들이 아니라 딸에게만 기회를 주는 왕국도 있었다고 한다.

 

뉴욕과 미네소타의 연구진은 동물과 인간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진화생태학에 근거해 부모가 아들과 딸에게 똑같이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부모는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이 제공하는 자원을 통해 자녀를 만들어서 자신만의 가족을 꾸릴 가능성(재생산 가치·reproductive value)이 높은 자녀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하며 이를 통해 생존과 번영의 가능성을 추구한다. 자원이 풍부한 경우에는 아들과 딸이 각각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비슷하다. 하지만 자원이 부족하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아들보다 딸이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높아진다. 아들의 경우 결혼할 짝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도 늘어나지만 딸의 경우 그나마 한 명의 자녀라도 낳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아들과 딸의 재생산 평균은 같지만 분산이 다르다. 즉 아들은 아이를 많이 낳거나 아예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 딸은 적게 낳더라도 낳을 가능성이 높다. , 아이를 낳을 가능성 자체는 딸이 높다. 결론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손주를 원하는 부모는 아들보다 딸에게 금전적으로 더욱 호의를 베풀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들은 수차례의 실험을 수행했다. 한 실험에서는 629명의 참가자들이 그룹을 나누어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문 기사를 읽거나(‘좋은 날이 다시 돌아오다! 경제 성장이 새로운 기록을 세우다!’), 경기가 나빠진다는 신문 기사를 읽거나(‘어려운 날들이 다가온다.

21세기의 새로운 경제’), 경기와 상관없는 신문 기사를 읽은 후 가상의 아들 1명과 가상의 딸 1명에게 예금, 부동산, 그 외의 자산을 어떻게 나눌지 유언을 작성하라고 요청했다. 8점 척도를 사용해 1은 모두 아들에게, 8은 모두 딸에게 주는 것으로 했다. 중간값은 4.5. 실험 결과, 경기가 좋아지거나 경기와 상관없는 기사를 읽은 참가자들은 아들과 딸에게 평균 절반의 자산을 남겨주려고 했으나(4.5), 경기가 나빠진다는 기사를 읽은 참가자들은 딸에게 조금 더 많은 자산을 남겨주려고 했다(4.65). , 불경기에는 아들보다 딸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더욱 강해졌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자녀의 나이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전 실험과 비슷하게 절반의 참가자들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슬라이드를 보고, 절반의 참가자들은 경기가 나빠진다는 슬라이드를 보게 했다. 그 후, 각각 생후 6개월 된 아들 1명과 딸 1명에게 자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물어보거나 또는 각각 15세가 된 아들 1명과 딸 1명에게 자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물어봤다. 실험 결과, 아들과 딸이 생후 6개월이라서 재생산과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경기가 좋거나 나쁘거나 상관없이 아들과 딸에게 비슷하게 자산을 남길 것이라고 대답했다(4.61). 하지만 아이들이 15세가 돼 재생산과 관련이 높아진 경우에는 경기가 좋을 경우에만 동일한 비중으로 자산을 남기고 경기가 나빠지면 아들보다 딸에게 좀 더 많은 자산을 남긴다고 대답했다(4.85). , 아이를 갖기에 시간이 많이 남은 자녀에게는 경기와 상관없이 동일한 금전적 지원을 약속하지만 곧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나이에 이르면, 특히 경기가 어렵다고 느낄수록 딸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

 

흥미롭게도 실험 참가자들은 여러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아들과 딸을 똑같이 대한다고 대답했다. 아들과 딸이 필요한 돈의 액수나 필요한 보살핌의 정도가 차이가 없다고 답했고, 경기가 어려울 때에는 남자도 여자도 비슷할 정도로 돈을 마련하기 어렵고 비슷할 정도로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했으며 형제나 자매를 돌보는 정도도 아들과 딸이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 실험 참가자들은 아들과 딸 중에서 한 아이를 편애한다고 의식하지는 않지만 자원이 부족해진다는 신호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딸을 더 고려하게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것은 진화생태학에서 주장하듯 인간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의식하든 못하든) 가족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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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email protected]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공감에 기반한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과 직관을 위배하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활용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설계한다.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과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마케팅과 경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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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일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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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경

    김현경[email protected]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

    필자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강사로 재직중이며 주 연구 분야는 정치경제학(노동복지, 노동시장, 거시경제정책을 둘러싼 갈등 및 국제정치경제)이다. 미국 정치, 일본 정치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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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윤

    문재윤[email protected]

    고려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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