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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패널질문_필자피드백

Indepth Communication_102호

김태영 | 102호 (2012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 ‘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김경호 DBR 3기 독자패널(IBM Korea 전문위원)
“구조적 공백과 양다리 전술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접할 수 있게 해준 DBR 100호 ‘메디치 가문 성장시킨 ‘강건한’ 기회주의’를 잘 읽었다. 사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협상을 진행할 때 이와 같은 전술을 나도 모르게 사용하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전술의 핵심인 일종의 정보의 비대칭성이 최근 들어 정보 채널의 다변화, 정보량의 증가 등으로 인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듯하다. 현 시대와 같은 정보의 홍수 환경에서 구조적 공백의 효과를 좀 더 강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 혹은 연구 결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태영 성균관대 SKK GSB 교수
“양다리 전술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로 ‘정보의 홍수’ 시대에도 유용하다. 첫째,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 정보가 많아도 필요한 정보는 항상 그 정보를 만든 사람에게서 먼저 온다. 이미 매체를 통해 발표된 정보는 정보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양다리 전술은 필요한 정보를 제때에 전달받을 가능성을 높인다. 둘째, 정보가 많아서 오히려 보고 싶은 정보만을 보려는 선택적 경향이 존재한다. 보고 싶은 정보만을 탐색하고 듣고 싶은 의견만을 공유하면 유익한 다른 정보를 놓치기 쉽다. 강건한 기회주의에 바탕을 둔 양다리 전술은 한쪽 방향으로 치우친 시각을 교정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양다리 전술에도 단계가 있다. 첫째, 가장 단계가 낮은 전술은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다. 금세 들통이 나지만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러한 양다리 전술은 오래가지 못한다. 오히려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에 해가 된다. 둘째, 그보다 조금 더 차원이 높은 양다리 전술은 연결돼 있지 않은 대상들을 연결해 색다른 아이디어들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관료화되기 쉽고 조직적 관성이 높은 기업들은 평소와 다르게 생각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런 경우 양다리 전술은 혁신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셋째, 가장 고차원적인 양다리 전술은 메디치 가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흥계급과 구귀족계급은 메디치가문이 양쪽에 연결돼 있는 것을 물론 알고 있다. 하지만 메디치 가문 이외에는 별다른 선택이 없었다. 신흥계급과 구귀족계급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차이가 매우 달랐기 때문에 메디치 가문처럼 양쪽 가문들을 연결하면서 신뢰를 쌓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연결하기 매우 힘든 적대적이고 모순적인 대상들을 연결했다는 바로 그 점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부여한다. 기업의 핵심역량적 관점에서 보면 독특하고 쉽게 모방되지 않으며, 그래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가져다주는 정보와 통제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전략적 전술인 것이다. 그래서 그냥 기회주의가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기회주의’다. 애플의 비지니스 모델은 다운로드를 통해 음원을 공짜로 얻으려는 대중과 제값을 받겠다는 음반산업계 종사자들 간의 화해할 수 없었던 극심한 불신을 바탕으로 생겨났다(수많은 법적소송들은 그 불신의 몇 가지 예일 뿐이다). 애플의 비지니스 모델은 양쪽에서 열렬히 환영받았으며 양쪽을 연결하는 프랫폼을 구축해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개발자와 소비자를 자신의 틀에 가뒀으며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연결하지 못하는 것을 연결할 때 강건한 기회주의는 기업의 핵심역량에 기여할 수 있다.”
 
김성희 DBR 3기 독자패널(딜로이트컨설팅 부장)
“DBR 100호 ‘정동일 교수의 Leader’s Veiwpont’ 코너에 소개된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리더십은 그가 2011년 최고의 경영자로서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스타벅스의 미래 사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창업자로 꼽히기에 위기의 책임을 인정하고 커피업 본연의 사업에 역량을 재집중함으로써 스타벅스를 기사회생시켰지만 앞으로 사업다각화를 위해 맥주와 와인 판매를 본격화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소비자로서 이에 대한 개인적 입장은 ‘반대’다. 위기를 극복한 기업의 CEO가 겪게 되는 지속적인 성장의 문제와 관련해 리더십의 관점에서 어떤 결정들을 해왔고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알고 싶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어떤 기업이든 창업 초기의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면 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유·무형의 시설 확충에 큰 투자를 하게 된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세는 제품의 범용화나 경쟁 심화 등과 같은 이유 때문에 결국 제동이 걸리고 비용 증가로 성장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성장만으로는 급격히 상승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고 기업은 제품, 혹은 시장의 다각화(예: 해외시장 진출) 등 전략적 선택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한다.
 
스타벅스의 사례도 이에 해당한다. 커피를 파는 회사가 와인과 맥주를 판매한다는 게 처음에는 생소한 개념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나 스타벅스를 커피판매 회사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과정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정의한다면 업의 특성에서 그리 크게 벗어난 전략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리고 맥주와 와인을 일상생활에서 음료처럼 곁에 두고 즐기는 서양사람들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면 우리가 느끼는 것처럼 아주 급진적인 전략의 변화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은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하지 않아서 위기에 빠지기보다는 너무 무분별하고 비전략적으로 혁신을 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위기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스타벅스의 와인과 맥주 판매처럼 새로운 제품의 개발 또는 판매를 바탕으로 한 사업 다각화나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서는 아주 조심스러운 (cautious)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이에 대한 지나친 낙관보다는 언제라도 추진하는 신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태도로 작은 규모의 실험을 하고 결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
 
다행히 스타벅스는 2010년 10월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 매장에서부터 와인과 맥주 판매를 아주 작은 규모로 테스트했고 고객의 반응을 바탕으로 올 초 조지아(애틀랜타)와 캘리포니아 두 곳의 각 6개 매장에서 조심스럽게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내에만 1만3000개 가까운 매장을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는 설령 2개 주 총 12개 매장에서 와인과 맥주를 파는 실험이 실패로 끝나도 전체 매출이나 이미지에 미칠 영향이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슐츠와 같이 사업 다각화를 하는 데 있어 CEO의 단순한 열정이나 관심 때문만이 아니라 미래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작은 규모의 실험을 신중하게 진행한 후 이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바탕으로 투자를 했더라면 지금 위기에 빠진 한국의 기업들이 훨씬 더 좋은 상황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신규 사업 진출과 M&A 에 대한 좀 더 체계화된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심수연 DBR 3기 독자패널(동양그룹 경영전략연구소)
“DBR 99호 ‘갈수록 짧아지는 지식 유효기간 무형식 상시 학습체제가 대안’에서 S-OJT(Structured On-the Job Training·체계적 현장직무교육훈련)와 OJT를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줬으면 한다. 또한 S-OJT를 자사교육에 도입하고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어떤 부분에 보다 집중하고 준비해야 할지 궁금하다.”
 
이찬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S-OJT 프로세스의 6단계(① S-OJT 사용 여부 결정 ② 교육훈련대상 업무분석 ③ S-OJT 교육훈련가 양성 ④ S-OJT 모듈제작 ⑤ S-OJT 실시 ⑥ S-OJT 평가 및 문제해결)를 살펴보면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OJT와 S-OJT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조직의 특정 업무에 대해 S-OJT 도입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업무의 특성, 가용자원, 작업환경의 제한, 재무적 고려사항 등을 고려한다. 특히 업무의 특성에서는 해당 업무의 긴급성, 빈도, 난이도, 실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S-OJT를 위해 학습할 업무단위를 깊이 있게 분석해야 한다. 이는 해당 업무를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수행하고 숙련된 직원이 하는 것과 동일한 수행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 번째 단계는 S-OJT 교육훈련가를 선정해 양성하는 과정이다. 선임자가 후임자에게 단순히 업무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에서 머물렀던 기존의 OJT와 비교할 때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S-OJT의 교육훈련가는 기본적으로 교육훈련의 내용을 구성하는 업무단위에 능숙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교육훈련가로서의 역량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선정된 교육훈련가들에게 코칭을 비롯한 1대1 교육훈련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해 교육의 내용뿐만 아니라 전달방식에 있어서도 전문성을 강화높임으로써 교육의 효과성을 강화시켜야 한다. 네 번째 단계는 S-OJT 모듈제작 단계다. S-OJT모듈은 교육훈련 진행 과정에서 교육훈련가와 교육훈련생이 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문서들을 말한다. 교육훈련의 내용뿐만 아니라 필요성, 목표, 선행요건, 필요자원, 교육실행을 위한 지도안, 성과 및 피드백 양식까지 포함돼 있어 교육훈련에 관한 다양하고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다섯 번째 단계는 교육훈련가와 교육훈련생이 실제 교육을 진행하는 실시 단계다. 이때 교육훈련생은 해당 업무를 현업 환경과 비슷한 상황에서 직접 실행해볼 수 있으며 교육훈련가는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마지막 단계는 교육훈련 후의 다양한 산출물 및 프로세스에 대해 평가 및 성과관리를 하는 것으로 S-OJT 프로세스의 투입, 과정, 산출까지의 모든 단계를 평가해 보완할 점을 찾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S-OJT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먼저 S-OJT를 도입할 업무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업무분석이 필수적이다. 업무분석 단계는 해당 업무의 고성과자들이 업무분석에 참여해 탁월한 산출물을 낼 수 있도록 조직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렇게 개발된 업무분석의 자료는 S-OJT뿐만 아니라 조직의 성과창출을 위한 전략적 HR을 구성하는 7개 요소-HR 기획, 채용, 선발, 훈련과 개발, 보상, 성과관리, 노사관계 - 의 운영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조직의 교육훈련은 기획, 설계, 운영 등 프로세스적인 요소와 함께 교육훈련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성과평가가 수반돼야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적 인적자원개발(Strategic HRD)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HRD와 HRM이 긴밀하게 연동돼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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