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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아닌 '수익' 최적화 추구하라

김수욱 | 77호 (2011년 3월 Issue 2)
DBR은 지난 해 11월 발간된 69호에서 수요 관리(Demand Management)를 스페셜리포트 주제로 다뤘다. 틀릴 수밖에 없는 수요 예측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가변적 미래 수요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요 관리 체계와 방법을 종합했다. 김수욱 서울대 교수는 ‘늘 틀리는 수요 예측… 발상의 대전환 필요하다’라는 아티클에서 창조적 수요 관리 개념을 소개했다. 창조적 수요 관리란 일부보다는 전체, 수요보다는 수익에 집중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창조적 수요 관리의 실현을 위해 김 교수는 CRM보다 진보된 시스템인 DRM(Demand and Revenue Management)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BR 독자패널은 해당 아티클에서 소개된 DRM이 창조적 수요 관리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한 김 교수의 피드백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제1기 독자패널’을 발족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스페셜리포트 리뷰를 들어본 후, 패널들이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창조적 수요 관리의 도입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실수 중 하나가 창조적 수요 관리와 DRM(Demand and Revenue Management)의 개념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사실 이 두 가지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DRM 솔루션의 출현으로 창조적 수요 관리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고, 현재 창조적 수요 관리의 효율적 실행을 위한 거의 유일한 솔루션이 DRM이기 때문이다.
 
DRM과 창조적 수요 관리는 유사한 개념인 듯 보이지만 지칭하는 대상 자체가 상이한 전혀 다른 두 개의 개념이다. 창조적 수요 관리가 각각의 고객에게 최적화된 가격 및 홍보 자원을 투입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수요를 발생시키는 다양한 활동 전반을 지칭한다면, DRM은 수집된 고객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창조적 수요 관리를 실현시켜 주는 하나의 솔루션(혹은 방법)을 의미한다.
 
창조적 수요 관리 vs. DRM
2004년 1월 12일 미국의 Manugistics사는 Demand and Revenue Management(DRM)라는 통합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 솔루션은 수요예측 모듈, 가격결정 모듈, 프로모션 최적화 모듈, 마크다운 최적화 모듈 등 4개의 하위 모듈로 구성돼 있다. 기존 솔루션들이 제시하던 수요예측과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수요예측 방식을 제시했다. 이 솔루션에서는 기업이 고객에게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가격들, 프로모션 옵션들, 마크다운 전략 실행에 따른 기대 수익을 산출할 수 있다. 즉, 단순히 과거 데이터만을 이용해 미래의 판매 예측치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격 및 프로모션, 마크다운 실행 전략을 고려해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기업은 DRM 솔루션을 통해 기업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가격/프로모션/마크다운 전략을 도출하고, 실행에 따른 미래 수익 및 수요를 짐작할 수 있게 됐다.
 
필자가 보기에 DRM 솔루션은 두 가지 측면에서 창조적 수요 관리의 실현을 위한 솔루션 중 하나라고 평가된다. 먼저 DRM 솔루션은 ‘미래 수요의 최적화’라는 관점이 아닌 ‘미래 수익의 최적화’라는 관점에서 가격/프로모션/마크다운 전략을 분석한다. 즉, 고객집단을 세분화하고, 집단마다 상이한 가격 탄력성, 프로모션 반응도 등을 고려해 기대 수익(Revenue)을 제시하며, 이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가격/프로모션/마크다운 전략을 제시한다.
 
수익을 최적화하는 것은 기업 운영의 가장 기초적인 원리/원칙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수요량 숫자가 주는 환각 효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0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 A가 있다고 하자. 이 물건의 과거 12개월간 평균 수요는 1만 개였으며, 다음달 예측되는 수요는 1만1000개라고 가정해 보자. 만약 이 물건을 700원으로 할인해 판매한다면 1만5000개의 수량이 판매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때 기업의 가격 할인 전 예상 수익은 1000원 X 1만1000개 = 1100만 원이고, 가격 할인 후의 예상 수익은 700원 X 1만5000개 = 1050만 원이다. 할인 행사에 따른 소요 비용이 0원이라는 가정 하에 이 기업은 할인 행사를 실시하지 않는 편이 수익 증진에서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 수요예측 시스템에서는 1100만 원→1050만 원으로의 수익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1만1000개→1만5000개의 수요량 변화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 결과, 기업은 할인 행사를 추진해 수요량 자체는 증가하지만 오히려 수익은 감소하는 결과를 얻고 만다.
 
이러한 DRM의 수익 기반 분석 체계는 필자가 69호 DBR에 게재한 ‘늘 틀리는 수요예측… 발상의 대전환 필요하다’ 아티클에서 주장한 창조적 수요 관리의 핵심 운영 원칙과 일맥 상통한다.
 
필자는 이 원고에서 창조적 수요 관리의 실행을 위한 고객 집단 세분화와 집단별 최적 가격 및 프로모션 전략의 실행을 강조했다. 가격 탄력성이 작은 고객 집단에 대해서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대신 기타 프로모션 역량에 집중하고, 가격 탄력성이 큰(즉, 가격에 대해 민감한) 고객 집단에 대해서는 기타 프로모션 역량보다는 가격 할인 및 마크다운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 결국 모든 고객 집단으로부터 최적의 수익을 얻어야 함을 주장했다.
 
예를 들어, 1000원으로 판매가 가능한 고객 집단 A와 500원으로 판매가 가능한 고객 집단 B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A 집단에 대한 1개 판매와 B 집단에 대한 2개 판매는 동일한 액수의 수익을 증가시킨다. 창조적 수요 관리의 실행을 위해서는 단순히 판매 개수를 증가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각각의 집단에 대한 프로모션 비용 및 효과를 신중히 고려해 모든 고객 집단으로부터의 기대 수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만약 판매 수량만을 고려한다면 기업의 모든 역량을 B집단에 대한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하지만 A집단의 1unit 판매 증가는 B집단의 2 unit 판매 증가와 동일한 매출 상승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A집단의 1unit 증가를 위한 프로모션 노력과 B집단의 2unit 증가를 위한 프로모션 노력을 비교해 최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여기서 창조적 수요 관리 개념과 DRM 솔루션과의 차이점은 창조적 수요 관리에서는 가격과 프로모션 전략(서비스 능력 배분) 외에도 초과 예약, 전략적 제휴, 온라인 비즈니스 등의 실행 전략을 고객 집단의 특성에 맞춰 차등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 고객관계관리(CRM)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DRM은 창조적 수요 관리의 주요 실행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CRM 솔루션을 사용해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좀 더 유의미한 자료를 재생산하지 못하고, 단순히 수집된 정보 형태로만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69호 DBR 아티클에서도 제시했듯이 국내 온라인 마켓들과 미국 아마존의 고객 프로모션에 활용되는 정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아마존은 고객의 과거 구매 실적 및 동일 제품을 구매한 타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해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을 추천함으로써 추가 수요 창출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창조적 수요 관리의 실행을 위해서는 세분화된 고객 집단마다 상이한 전략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수집된 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필수적이다. 이는 기존의 국내 업체들의 CRM 활용 방식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시스템 활용 수준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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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욱

    김수욱[email protected]

    서울대 경영대 교수

    김수욱 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 및 석사,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경영대학 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 한국 생산관리학회 차기 회장, 한국중소기업학회 및 품질경영학회 부회장, 한국 SCM 학회지 편집위원장, 국방부 군수혁신 위원회 위원, 국토교통부 국가교통정책조정 실무위원회 위원,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육성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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