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유럽에서는 로봇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로봇공학이 오염, 자원 고갈,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유럽에서 이 산업 분야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전 세계 로봇 밀도 1위인 한국은 이들 유럽 로봇 스타트업에 로봇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장이다. 유럽이 로봇 제작에 선두를 달린다면 한국은 이에 투자하고, 이를 이용하는 시장으로서 유럽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유럽 스타트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가 로봇 산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촉발된 악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 관련 중동 정세 악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투자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투자자들이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분야가 로봇 산업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딜룸(Dealroom)에 따르면 유럽에서 로봇 산업 분야에 투자된 금액은 2022년 약 24억 달러(한화 약 3조 원)에 달했다.11https://dealroom.co/guides/europe
닫기 2023년에는 그보다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20억 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이 투자됐다. 투자 호황기였던 2021년 투자액 25억 달러에 비해 크게 차이가 없는 수치다.
자동화된 조립 라인을 운영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용 로봇부터 일상 작업을 돕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표되는 서비스 로봇에 이르기까지 로봇 산업에 대한 투자는 다양하고도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3월 LG전자가 미국의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에 본사를 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에 6000만 달러(한화 8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의 지분을 취득하는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 투자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다. 주식매매가 종결되면 LG전자는 단일 주주 기준 베어로보틱스의 최대 지분 보유자가 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1호를 만든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한 바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비롯해 이족과 사족보행로봇, 휴머노이드로봇을 만드는 종합 로봇 제조 회사다. 이 밖에 삼성은 한국의 자율주행로봇 스타트업인 뉴빌리티에 30억 원을 투자했고 투자 전문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를 통해 노르웨이 로봇 스타트업인 1X테크놀로지스(1X Technologies)에 투자하는 등 로봇 분야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늘려나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