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The Impact of Two Different Economic Systems on Dishonesty” by D. Ariely et al. (2019, European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무엇을, 왜 연구했나?
미국에선 매년 보험 사기로 인한 손실이 40조 원 규모에 이른다. 2016년 미국 연방국세청(IRS)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1년 기간 중 미국의 불성실 납세 규모(Tax Gap, 납세자들이 내야 할 세금과 실제로 낸 세금의 차이)는 연평균 4580억 달러(약 530조 원, 미국 시민 총 납부세액의 18%)로 한국의 1년 예산을 훌쩍 넘어선다. 한국의 불성실 납세 규모도 2011년 기준 납부세액의 15% 수준인 27조 원에 달한다는 게 조세연구원의 추산이다. 조세회피는 한 나라의 경제, 국방, 복지, 문화, 정치를 지탱하는 조세수입의 근간을 흔드는 치명적 부정행위다. 조세회피만 잘 관리하고 줄여도 상당한 경제성장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정행위는 사회적 관계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빠르게 전염된다. 친구, 가족, 동료 등과 같은 주변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자주하면 알게 모르게 자신의 부정행위도 잦아진다. 사회적 관계와 부정행위 간 상호관계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환경에서는 어떻게 다를까? 듀크대의 애리얼리 교수팀은 통일 전 사회주의 동독지역과 자본주의 서독지역에 살았던 독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통일 후 부정행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경제 시스템이 부정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통일된 독일은 사회주의 동독과 자본주의 서독으로 40년 이상 분단된 상태로 존재했던 역사적 사실로 인해 경제 시스템이 부정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적절한 실험환경을 제공한다. 애리얼리 연구팀은 독일 내 세 개의 도시(베를린, 라이프치히, 도르트문트)에 거주하는 총 534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부정행위 실험을 실시했다. 통독 전 베를린은 장벽을 사이에 두고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었던 도시이고 라이프치히는 100% 동독 지역, 도르트문트는 100% 서독 지역에 있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주사위를 던지는 게임을 주문했다. 참가자들은 주사위를 던지기 전에 주사위의 윗면과 아랫면 중 하나를 선택하고 주사위를 던진 후 앞서 선택한 주사위 면의 숫자를 종이에 적었다. 이러한 게임을 40회 연속으로 했는데 연구팀은 참가자가 기록한 40개의 숫자 중 하나를 무작위로 뽑아 주사위 숫자만큼 보상을 했다. 예를 들어, 무작위로 뽑힌 숫자가 6이면 참가자는 6유로를 받았다. 숫자를 기록하는 주체가 피실험자이기 때문에 보상을 높이기 위한 부정행위 인센티브가 존재했다. 부정행위를 적극적으로 하게 되면 40개의 숫자 중 높은 숫자(4, 5, 6)가 차지하는 비중(High-Roll Percentage·HRP)이 낮은 숫자(1, 2, 3)가 차지하는 비중(Low-Roll Percentage·LRP)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부정행위가 없으면 HRP와 LRP는 각각 50%로 동일하다.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 시장과 규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