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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로 보는 세상

‘전환우선주’의 특별한 가산 조항들

최종학,안혜진,정리=김윤진 | 403호 (2024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SK에코플랜트는 그룹 전체의 ESG 경영 기조에 부응해 에너지와 환경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2020년부터 다수의 친환경 관련 기업을 인수했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부채 증가로 이어지면서 총부채는 2019년 3조 원에서 2022년 9조6000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자율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하자 2022년 SK에코플랜트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상환전환우선주와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총 1조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상환전환우선주와 전환우선주에는 특수한 가산 조항들이 부가돼 있어 형식적으로는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채에 가깝다. 이로 인해 회사는 5년 내인 2027년까지 기업 성과를 개선해 상장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지고 투자금 상환의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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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은 중대형 건설사 중 드물게 주택이나 인프라보다는 발전소나 공장을 건설하는 플랜트 부문에 주력하는 회사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건설업 시공능력 평가순위에서 10위 정도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모기업인 SK그룹의 명성에 비하면 덜 알려져 있는 편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경기침체 및 원자재 가격 급등이 발생하고 인구 정체로 주택 시장이 포화되면서 건설 업계가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시 건설사 대부분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가장부가치비율(price-book value ratio, PBR)이 0.3~0.6에 불과할 정도였다.

2010년대 후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를 강화하기 시작한다. 그 일환으로 주주만을 위한 이윤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창출을 강조했다. 2018년 들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적 가치 연구원을 만들었다. 연구원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별도로 계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룹 계열사들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 수준을 결정할 때 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두 척도를 대등하게 이용했다. 이러자 그룹 계열사들도 어떻게 하면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다. 말로만 ESG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업의 행동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ESG 경영 기조에 맞춰 SK건설은 친환경 사업에 주목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산업 폐기물을 많이 발생시키는 건설 및 플랜트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에너지와 환경 분야로 진출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기업을 인수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현재 전체 사업에서 전통적인 건설 및 플랜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이고 나머지 30%를 신사업에 해당하는 에너지 및 환경 분야가 차지한다. 사명도 2021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바뀌었다. 사명을 변경한 배경은 ‘ESG를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 환경 기업이 되기 위한 출사표’라고 알려졌다. SK그룹이 계열사들에 ‘고유한 재무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만들라’고 강조하던 때이므로 SK에코플랜트도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되겠다는 스토리를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목적으로 바뀐 사명일 것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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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학

    최종학[email protected]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최종학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콩 과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을 다수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 1, 2, 3, 4권과 『재무제표 분석과 기업 가치평가』 『사례와 함께하는 회계원리』, 수필집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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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혜진[email protected]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안혜진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공인회계사로서 삼정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및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회계감사 재무제표의 비교가능성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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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김윤진[email protected]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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