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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위한 기술 투자 혁신 전략

무조건적 ‘긴축 경영’은 미래 성장 저해할 수도
뉴노멀 시대에 주목받는 디지털 기술에 투자하라

안준모 | 297호 (2020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 기업들도 앞으로 닥칠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분주하다. 기술 개발과 혁신을 위한 투자금을 줄이는 방안도 그중 하나의 대안이다. 하지만 경제 위기일수록 기업은 ‘똑똑한 투자’를 통해 기업의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과거 기업들 중 경제 위기 속에서 자사에 도움이 될 만한 핵심 기술들을 잘 선정해 투자한 기업들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기업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일상의 확대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기술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자사 서비스나 제품, 기업 내부 운영 전략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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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위한 기술 투자 혁신 전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간의 기업 비즈니스가 국경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이뤄져 왔고, 더욱이 기술 혁신 활동들은 가치사슬을 따라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서 현재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됐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인류 역사를 되짚어보면 경제 위기는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나 확산을 유발했다. 이에 기반한 기술 혁신이 경제 위기를 종식시켰다. 역사적으로도 증명된다. 1814년부터 2019년까지 S&P500 지수의 중장기적 변화를 분석해보면 크게 5번의 경기 침체가 있었는데 매번 경기 침체와 더불어 새로운 기술 혁신이 일어났다. 1837년 경제공황과 맞물려 철도와 제철의 발전이 있었고, 1870년대의 장기 불황은 전화와 화학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1930년대의 경제대공황은 자동차산업과 석유화학산업의 활성화를 불러일으켰으며, 1970∼80년대 오일 파동의 충격은 뒤이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완화됐다.

이러한 사례들은 위기와 기회는 늘 공존하는 것이며, 위기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코로나19가 가져올 뉴노멀을 직시하고 중장기적인 전략적 대비책을 수립하는 한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현재의 경제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3가지 주요 전략을 제시한다.


어려울수록 혁신에 투자하라

많은 기업은 경제 위기에 당면하게 되면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일시적인 유동 자금을 확보하려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이 긴급한 당면과제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투자에 해당하는 내부 연구개발에 대해 투자를 줄이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기업이 가진 한정된 자원을 단기대응을 위해 재분배(re-allocation)하는 최적화 과정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기업이 사내 연구소를 폐쇄하거나 축소하면서 상당한 연구개발 인력을 감축했고,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국내는 물론 많은 해외 기업이 내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였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 처방은 중장기적으로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 혁신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이 회복력(resilience power)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막상 경기가 회복됐을 때, 연구개발 긴축 정책으로 인해 기업의 혁신역량(innovation capability)이 심각한 수준으로 저해되면 다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탈리아 국립연구회(National Research Council)의 연구국장(Research Director)이자 영국 버벡대 교수인 아키부기(Archibugi) 연구팀이 2008년 전후의 영국 기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2008년 영국 전체의 혁신투자액이 2006년과 비교했을 때 약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상당수의 기업이 긴축 정책을 채택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현실 세계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다. 과거 1990년대 초반 미국의 경기 침체기 동안 연구개발 투자액을 감축한 GM과 크라이슬러도 시장 장악력을 잃어 도요타나 혼다 같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에 안방을 내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샤프나 히타치, 소니가 연구개발 투자액을 평균 31% 감축했다. 이때 LG와 삼성은 연구개발을 각각 119%와 37% 늘렸고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경기 침체 후 글로벌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되는 발판이 됐다.

같은 시기에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경제가 무너졌던 아일랜드 정부는 이런 어려움에도 과학기술과 혁신 기업 투자 예산은 줄이지 않았다.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 토종 기술 산업의 발전이 멈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사히맥주도 1990년대 일본의 장기불황기 극복을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해 슈퍼드라이(Super Dry)라는 히트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위기 이후를 생각하는 기업들이 슘페터(Schumpeter)가 주창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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