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SR5. 위기를 기회로 만든 중국의 AI 헬스케어

팬데믹 대항 플랫폼 만들어 의료 자문
원격진료, 의료 컨설팅 등 전방위 활약

박형서 | 296호 (2020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발 이후 AI가 폐렴 진행 수준 평가, 대규모 인파의 발열 측정, 온라인 진찰, 의심 환자 동선 추적 등에 광범위하게 쓰였다. 이 같은 중국 AI 헬스케어의 눈부신 활약은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과 기업 차원의 기술 혁신 및 경영진의 리더십이 빚은 합작품이다. 특히 혁신 기업들의 서비스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예를 들어, 모바일 의료 서비스 클라우드 플랫폼 ‘웨이이’는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전염병 대항 플랫폼을 구축해 중국과 이탈리아 양국 의사들이 의료 자문을 구하는 소통 창구가 됐다. 또 e커머스 플랫폼 징동의 자회사 ‘징동건강’은 무상 원격진료, 의료 컨설팅부터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판매 등에 이르기까지 비대면 논스톱 서비스를 선보이며 종합 의료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079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3월11일 팬데믹(Pandemic, 세계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촉발된 위기는 이번 고비를 넘는다 해도 완전히 종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최근 10여 년간 사스부터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까지 이어진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이 앞으로도 짧은 주기로 반복될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정설이다. 이런 감염병은 암, 뇌출혈처럼 개개인의 문제로 국한되는 종류의 질병과 달리 인간의 대면 활동을 극도로 위축시키고 세계 경제를 총체적 위기로 몰아갈 위력을 가진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의학적•사회적 대비를 위한 시스템 대전환이 인류의 생존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AI를 활용한 의료 기술과 비대면 진료 기반의 헬스케어 산업은 인류의 건강을 지킨다는 당위의 관점에서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나 꼼꼼히 준비하고 투자해야 할 분야임에 틀림없다. 중국의 AI 기업 사례를 통해 위기를 기회 삼아 미래 산업을 선도할 아이디어를 찾아보자.

위기를 기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AI의 발전

의료 자원이 부족하고 면대면 접촉을 가급적 삼가야 하는 감염병 상황에서는 원격 의료 시스템을 갖추는 게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실제로 지금은 중국에서 자리 잡아 가던 ‘분급 진료’ 체계를 활용할 수 있는 적기다. 분급 진료란 중국 정부에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제도로, 환자 질병의 경중 및 치료 난이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 보다 위중한 병은 상급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여러 의료기관이 상호 협력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환자가 지역 보건소나 하급 병원에서 초진을 받으면 질병 등급에 따라 재배치되고, 위급 상황 시 상급 병원의 원격진료와 개입이 제도적으로 보장된다.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장거리 이동을 할 필요가 없다. 이 체계가 정상 작동하려면 상급 병원과의 데이터 공유 및 소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하며, 하급 병원에서 진단 및 치료가 어려운 응급 질환 처리에 대비한 원격진료 시스템 및 자동 영상 판독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

1. AI 기업의 활약상

이번 위기 상황에서 중국 AI 기업들의 활약상은 다양한 측면에서 돋보였다. 먼저, 신속한 진단을 위해 2020년 1월28일 상하이 공공위생임상센터는 중국의 AI 헬스케어 기업인 이투헬스케어(Yitu healthcare)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스마트 평가 시스템’을 정식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의 CT 스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환자의 CT 영상을 분석함으로써 폐렴의 진행 수준을 자동으로 측정한다. 보통 의사가 환자 한 명을 수동으로 평가하는 데 5∼6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이 AI 시스템을 이용하면 몇 분밖에 안 걸린다.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발열 측정에도 AI 기업들의 솔루션이 적용됐다. 2020년 2월2일부터 베이징 북쪽에 위치한 칭허기차역은 바이두AI의 다중 체온 쾌속 측정 솔루션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 솔루션은 하나의 통로를 동시에 통과하는 200명에 대한 체온 검사를 1분 안에 완료한다. 또 다른 중국 AI 기업인 메그비(Megvii)사의 체온 측정 시스템 역시 이미 베이징 하이디엔 정부 건물 및 하이디엔구 일부 지하철역에서 이용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마스크나 모자를 쓴 사람의 체온까지도 신속하게 측정하며, 오차 범위는 0.3℃ 미만이다. 최대 3m 떨어진 사람의 체온도 검사할 수 있고 발열 의심자에 대해 1초당 최대 15명까지 경찰에 신고 처리할 수도 있다. 시스템 하나만으로 16개 보행자 통로를 관리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지하철역 입구 하나는 거뜬히 담당한다. (그림 1)

080


2. 클라우드 컴퓨팅과 플랫폼 산업의 발전

클라우드와 플랫폼 산업도 일사불란한 위기 대응을 가능케 했다. 2020년 1월29일, 중국 최대 클라우드인 알리바바 클라우드(이하 알리클라우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공공 과학기술 단체에 AI 컴퓨팅 크레디트 일정 용량을 무료로 풀겠다고 발표했다.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는 목적이었다. 2월3일에는 중국 대표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의 모듈 중 텐센트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는 국가 정무 플랫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전용 탭이 추가됐다. 이 플랫폼은 클라우드 컴퓨팅 능력과 표준화된 데이터 처리 과정을 거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실시간 동향, 방역, 자가 검진 및 의료 안내 서비스를 제공했다. 1 이와 동시에 핑안굿닥터, 하오다이푸온라인, 춘위닥터 등 플랫폼 기업과 우한협화병원, 우한통지병원 등 의료기관들까지 자발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온라인 진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2020년 1월 말 기준 다양한 등급 병원에서 온라인 진찰을 받은 환자 수는 450만 명에 달한다.

또한 2020년 2월9일부터 중국 AI 기업인 딥와이즈(深睿医疗)는 원격진료 시스템을 개발해 일반 사용자들에게 전염병 관련 최신 뉴스를 전달해주고 자연어 처리 기능이 탑재된 질의응답용 챗봇도 제공하고 있다. 딥와이즈는 CT 영상을 자동 분석해 흉부 질환 및 뇌졸중 진단을 내리는 의료 보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 병원 간, 그리고 의사와 환자 간 정보 교환과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환자의 과거 병력 데이터 자동 수집, 진료 결과 보고서 자동 생성, 온라인 진료 등의 기능을 지원할 뿐 아니라 의사가 이미 퇴원한 환자의 건강 상태까지 수시로 확인한다. 병원 방문자들의 동선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이 회사는 이런 시스템을 바탕으로 중국의 분급 진료 체계에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발 이후 상급 병원의 원격진료를 도움으로써 환자들이 굳이 상급 병원에 가거나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할 필요를 줄여주고, 그만큼 환자의 생존 확률을 높여줬다. 현재 딥와이즈와 협력 관계에 있는 400여 개의 병원에서 해당 시스템을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 (그림 2)

081

다른 회사인 슈쿠테크놀로지에서는 전염병 확산 초기에 정예 전문가들로 조직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AI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AI 기술을 이용해 환자 진찰, 질병 경과 추적, 과학 연구 등 다방면에서 의사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또 희소한 의료 자원이 응급환자 치료에 집중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안배하며, 열이 나는 환자들을 분급 진료함으로써 교차 감염의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이 시스템은 현재 우한시 중심병원에 도입돼 전염병 사태에 대처하는 데 활용되는 중이다.2

가입하면 무료

  • 박형서[email protected]

    박형서 연구원은 서울대에서 경영학과 사회학을 복수 전공하고 현재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정보학(Managerial Information Systems)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19년 말∼2020년 초 레전드캐피털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진행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글을 작성했다.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
DBR AI

아티클 AI요약 보기

30초 컷!
원문을 AI 요약본으로 먼저 빠르게 핵심을 파악해보세요. 정보 서칭 시간이 단축됩니다!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