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닌 아이돌그룹 BTS는 데뷔 후 불과 4년 만에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가 됐다. 이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면 최근 소비 및 경영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을 잘 파악했음을 알 수 있다. BTS는 데뷔 전부터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또 밀레니얼세대의 고민을 잘 반영한 노래 가사들을 직접 써서 팬들의 마음을 샀다. 멤버별로 확실한 역할을 정해주고 역할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팀워크를 극대화했다. 이런 특성들이 밀레니얼세대에게 어필하면서 BTS는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팬덤을 만들어냈다. 그것도 전 세계 곳곳에.
2013년쯤, 초등학생이던 딸아이가 방탄소년단(BTS)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흘려들었다. 그러다 2017년, 그들이 빌보드 소셜아티스트상을 받았다는 뉴스가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것을 보았다. 새삼 관심이 생겨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MV) 몇 개를 찾아보았다. ‘꽤 멋있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이후 유튜브가 생소한 동영상들을 추천목록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팬 리액션 동영상, 팬 커버 영상, 리메이크 영상 등 실로 종류도 다양했다. 이 엄청난 분량의 동영상들을 BTS 팬들이 직접 만들고, 공유하고, 함께 즐기고 있었다. 이들의 팬덤 문화는 세계 곳곳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해 세계적인 연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신선하고 놀라웠다. 세계의 주목을 끌고 환호를 얻는 것은 모든 비즈니스 업계가 원하는 바 아닌가? 단순한 매출 증대보다 강력한 로열티(Loyalty)를 갖는 브랜드를 육성하고자 많은 기업이 노력하고 있다. 그것을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높은 산업에서, 큰 자본력도 없는 신생 엔터테인먼트 소속팀이 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 낸 것이다.
BTS는 불과 4년 만에 유튜브 조회 수 25억 회 이상, 트위터 팔로어 1200만 명 이상, 역대 최다 음반판매량 등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하고 이 시간에도 새로운 기록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기록들은 BTS가 일방적으로 일군 성과가 아니다. 그래서 BTS 측 자신도 지금의 이 성공이 의도된 것도, 예측된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 BTS 성공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BTS를 들여다볼수록 보이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사람과 일하는 방식이었다. 이른바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에 대한 근본적 이해와 그들의 공감대 형성 방식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밀레니얼세대란 무엇일까.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밀레니얼세대로 통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명확하게는 1990년 이후의 출생자들이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을 뚜렷이 보인다. 이들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25억 명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 즈음에는 전 세계 노동 인구의 8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이미 최고의 소비계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제품·서비스 구매 시 기존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는 비율이 10%에 불과하다. 구직 시 자신의 가치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비중은 25%에 이르며 현재 회사 자체의 가치보다 자신의 커리어를 성장시켜줄 회사를 이상적으로 보는 비율은 52%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