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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 찍는 쿠폰에 2개 미리 찍어줬더니 外

이승윤,류주한,곽승욱,이왕휘 | 243호 (2018년 2월 Issue 2)
Marketing
스탬프 찍는 쿠폰에 2개 미리 찍어줬더니
Joseph C. Nunes, Xavier Drèze,“The Endowed Progress Effect: How Artificial Advancement Increases Effort”,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 32, March 2006, pp. 504-512.

무엇을, 왜 연구했나?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 스탬프 방식의 리워드 프로그램이 유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종이 스탬프 쿠폰 대신 이프리퀀시(e-frequency, 구매할 때마다 앱 화면에 바코드를 스캔해 별 모양의 ‘e-스티커’가 적립되는 형태)의 온라인 스탬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빈 역시 종이 스탬프에서 온라인 스탬프로 리워드 프로그램을 바꿨다. 유통 브랜드 역시 스탬프 형태의 리워드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GS25는 자체 개발한 ‘나만의 냉장고’ 앱으로 온라인 스탬프를 일정 개수 이상 모으면 한정판 제품을 리워드하는 이벤트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GS25 편의점에서 코카콜라 제품을 구매하고 받은 스탬프 30개를 모으면 한정 수량 로보트태권브이 블루투스 스피커를 주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 마케팅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왜 스탬프 모으기에 열중할까? 심리학자들은 소비자들이 스탬프 쿠폰을 받고 해당 쿠폰에 스탬프를 모으려고 같은 브랜드 상품을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현상을 ‘부여된 진행 효과(Endowed progress effect)’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인간의 목표(goal) 달성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은 인간이 특정한 상황에서 목표가 주어졌을 때 무의식적으로 해당 목표를 완수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 인간은 특정 목표를 부여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목표를 가능한 한 완수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특정 목표를 수행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려면 소비자가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시작점이 아니라 이미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강조해야 한다. 과정을 강조하는 것이 소비자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장려하는 촉발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많은 소비자 심리학자는 부여된 진행 효과(Endowed progress effect)가 실제 존재하는지, 어떠한 상황에서 보다 더 효과적으로 나타나는지를 밝혀내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서든캘리포니아대와 펜실베이니아대의 공동 연구진은 부여된 진행 효과가 어떤 상황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이 효과의 심리학적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은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 실험 형태로 진행됐다. 미국의 메이저시티에 위치한 한 전문 세차장을 빌려 세차장 이용객들에게 두 가지 다른 형태의 리워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실제 세차장을 방문한 300명의 고객들에게 리워드 프로그램과 관련된 쿠폰을 나눠줬다. 참여 고객들은 실험자가 미리 준비한, 두 가지 다른 조건에 무작위로 할당됐다. 첫 번째 조건은 소비자들에게 세차 무료 스탬프 쿠폰을 나눠주고, 쿠폰에 나와 있는 8번의 스탬프를 다 찍으면 공짜 세차를 한 번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 조건은 첫 번째와 동일한 목표를 제시했다. 
8번의 스탬프를 찍는 목표를 완수하면 한 번 공짜로 세차를 할 수 있는 쿠폰이다. 다만 차이점은 두 번째 리워드 프로그램에서 제공한 쿠폰은 스탬프를 찍는 칸이 10칸인 두 개의 스탬프 도장이 찍힌 상태였다. 즉 두 번째 리워드 조건에 할당된 소비자들은 10번의 스탬프 채우는 과정 중 이미 두 번의 과정이 완수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소비자가 한 번의 공짜 세차라는 혜택을 받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과제, 8번의 세차는 동일했다. 하지만 두 번째 조건은 마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이미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을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두 개의 다른 조건에 배당된 실험자들이 세차를 얼마나 하는지 살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실험자들은 동일한 목표를 할당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두 번의 스탬프를 쿠폰에 찍어준 그룹에 속한 소비자들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약 2배가량 더 자주 세차를 했다. 8번의 목표를 다 채운 소비자 수 역시 미리 두 번의 스탬프를 쿠폰에 찍어준 소비자군이 그렇지 않은 조건군의 소비자들보다 월등하게 많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같은 리워드 프로그램이라도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짜는지에 따라 소비자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기업들이 스탬프 모으기 같은 리워드 프로그램을 더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다음의 요소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소비자들에게 목표를 제시할 때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촉발제를 자연스럽게 심는 것이 좋다.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스탬프 2개가 미리 찍힌 쿠폰을 받은 세차장 이용객들은 총 10번의 스탬프를 찍는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했다. 소비자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시작점에 있기보다 이미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느낄 때 해당 목표를 좀 더 완수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스탬프 형식의 리워드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한두 개의 쿠폰을 미리 찍어주는 형태로 진행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둘째, 소비자들이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느끼거나 본인이 목표 달성 과정 중 어느 위치까지 왔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 목표 달성 동기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목표를 세부적으로 나눠서 중간 거점이 여럿 존재하는 리워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특정 커피 브랜드가 커피를 구매할 때마다 스탬프 한 개를 찍어준다면 총 20번의 스탬프를 찍을 경우 다이어리라는 가장 큰 리워드 선물을 주는 한편 중간에 8번만 찍어도 커피 한 잔, 15번만 찍을 경우 텀블러를 제공하는 형태를 추가할 수 있다. 최종 목표를 향해가는 긴 과정에 중간 목표들을 심어주는 것이다. 종이 스탬프 쿠폰이 아닌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리워드 프로그램을 전환하는 한편 소비자가 프로그램에 접속했을 때 목표 달성 그래프 등을 통해 얼만큼 목표치에 가깝게 도달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식도 효과적일 수 있다.

소비자는 본인이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고 강하게 인지할수록 본인이 이전에 투자한 내역(예컨대 이미 찍힌 스탬프)에 민감해진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손실(loss)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일명 손실 민감 법칙(The loss-sensitivity principle)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들이 이미 본인들이 한 투자(찍힌 스탬프)를 무시하지 않으면서, 목표를 완수하지 않을 경우 이런 투자가 손실이 될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최근 리워드 프로그램이 종이 쿠폰에서 모바일 앱 형태로 진화하면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와 가까워지고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리워드 프로그램의 내용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email protected]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닐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소비자 심리’ 등이다. 저서로 『바이럴: 입소문을 만드는 SNS 콘텐츠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디지털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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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기술-트렌드 이외에 경쟁자 분석도 철저히
“Strategic intelligence: The cognitive capability to anticipate competitor behavior” by Sheen S. Levine, Mark Bernard and Rosemarie Nagel in Strategic Management Review, 2017, 38, pp.2390-242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을 보면 경쟁력의 근원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 경쟁력의 근원은 탁월한 핵심 역량, 우수한 인적자원, 경험 등 내재적 역량과 시장 환경의 올바른 이해 및 대응에 있다. 분석역량(analytical capability) 강화에 많은 관리자가 애쓰는 이유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기업의 장단점, 시장의 기회와 위협을 정확히 진단하고 사업 성패 요인을 도출해 최적의 전략적 선택을 제시하는 것 역시 탁월한 분석역량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분석역량이 뛰어난 기업이라고 늘 탁월한 성과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일까? 언더아머, 월마트, 홈디포 등 별다른 분석 역량과 자본 없이도 매우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도 무수히 많다. 또 아무리 탁월한 전략과 실행 노하우로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기업들도 금세 유사한 경쟁업체들에 의해 사라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반대로 선두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는 기업들도 많다. 왜 어떤 기업은 살아남고, 어떤 기업은 사라지는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연구진은 경쟁업체의 의도를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가, 즉 경쟁정보(competitive intelligence) 역량을 기업경쟁력의 근원으로 주목했다. 연구진은 실제로 글로벌 선두에 올라선 기업들이 그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이유는 경쟁업체의 의도를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덕분이지, 탁월한 분석역량을 발휘해 기회를 선점하거나 누구도 흉내 못 낼 가치를 창출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략적 판단의 핵심은 경쟁업체의 의도와 잠재적인 행위를 파악하는 데 있고, 나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전략이나 누구도 진입하지 않은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분석역량 못지않게 대다수의 경쟁업체와 시장이 평균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경쟁 정보 역량이야말로 경쟁력의 근본임을 강조했다. 우리는 과연 경쟁업체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스포츠웨어를 생산하는 언더아머 등 최근 급성장한 글로벌 기업들, 또 평범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세계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중소기술벤처 등 내세울 만한 전략적 자원이나 핵심 역량 없이 매우 치열한 경쟁시장에 진출해 빠른 성장을 거듭한 회사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주목했다. 연구진은 설립자나 경영진의 경쟁정보 역량에 초점을 두고 이들 기업이 끊임없이 경쟁기업의 인식과 행동을 간파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성장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 사실을 일반화할 수 있을지 미국의 최고 명문대와 소규모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모의투자 실험을 실시하고, 수익률에 이들의 분석역량과 경쟁정보 역량 중 어느 것이 더 큰 역할을 하는지 살펴봤다.

실험결과 분석역량만으로는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했고 경쟁정보 역량과의 복합적 판단이 더 나은 수익률로 이어짐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기업경쟁력의 핵심은 시장의 구조변화를 이해하고 핵심 역량의 구성요소를 파악·강화하는 데 있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 공략하고 기회를 선점하는 것, 우수한 서비스와 품질 개선도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충분치 않다. 많은 선발기업이 후발주자들에게 순식간에 잠식되는 이유도 경쟁자에 대한 이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4차 산업시대 한국의 많은 기업이 기술 융합, 플랫폼화, 미래 먹거리, 신사업 발굴 등을 생존 키워드로 삼아 모든 분석역량을 총동원해 기회를 찾아 선점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기술, 트렌드, 미래 시장 분석에만 너무 몰입된 게 아닌가 싶다. 시장의 승자는 결국 경쟁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판가름 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궁극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 못지않게 중국, 일본 등 눈앞의 경쟁기업들의 움직임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email protected]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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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윤

    이승윤[email protected]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이승윤 교수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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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email protected]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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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욱

    곽승욱[email protected]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 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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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왕휘

    이왕휘[email protected]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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