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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xit 견딜 촘촘한 세계 경제, 기업의 해법은 결국 경쟁력

류주한 | 205호 (2016년 7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브렉시트는 20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유럽시장의 구조적 재편과정이자 국가 간 갈등의 산물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봉합될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불확실성으로 인해 험난한 시장상황이 예측된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향후 진행될 영국과 EU의 협상 스케줄과 쟁점사항, 가능 시나리오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관세협정의 혜택이 사라짐에 따라 영국에 수출하던 품목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한다. 품질과 차별화를 바탕에 둔 국제경쟁력과 새로운 질서에의 적응력이 있어야 불확실성 속에서도 버틸 수 있다.

 

브렉시트(Brexit)가 마침내 현실화됐다. 브렉시트는 Britain+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한다. 1973 EEC(European Economic Community, EU의 전신)에 가입함으로써 처음 EU의 일원이 된 영국은 40여년 만에 다시 홀로서기를 선택했다. 그러나 영국이 EEC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1975년 처음 치렀다는 것을 감안하면 언제든 여의치 않으면 떠날 태세가 돼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퇴의 배경은 간단하다. 영국 언론은 EU의 높은 분담금, 과도한 이민자 유입, 국가정체성 확립을 탈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했다.

 

1990년부터 시작된 브렉시트의 움직임은 영국에서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슈일 수도 있으나 다른 모든 국가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통합을 공고히 해오던 EU의 붕괴를 알리는 서막이자 세계화, 신자유주의 일변도의 국제질서 재편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브렉시트라는 예상치 못한, 혹은 믿고 싶지 않았던 가설이 현실화됨에 따라 세계 경제환경이 어떻게 변화될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는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추진돼온 세계화로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촘촘히 엮어져 있다. 이는 우리 기업들에게 많은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으나 동시에 많은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안겼다. 자유무역에 앞장서며 세계화 전략을 야심 차게 추진하던 우리 기업은 브렉시트가 몰고 올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대처하고 타개해 나갈지 매우 난감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중장기 전망 모두 크게 엇갈리고 있다. 과연 우리 기업은 현 상황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고 적절한 대응전략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렉시트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13년 그렉시트(Grexit)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글로벌 금융기업의 파산, 국가부도에 따른 금융경색,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지역 간 분쟁이 국제 경제에 야기했던 최근의 불확실성과는 큰 차이가 있다. 브렉시트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유럽시장의 구조적 재편 과정이며 자유시장과 민주주의를 추구해온 국가들 간 갈등의 산물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합리적이고 상호타협적인 수준에서 봉합될 것이다. 글로벌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국가 간 공조체제도 과거에 비해 훨씬 더 기민해졌다. 다만 시장 상황이 브렉시트 이전과 같은 예측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므로 이를 기업 수준에서 어떻게 대응해나가느냐가 관건이다. 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의 핵심을 파악한다면 본 상황이 오히려 기회로 전환될 수 있는 국면이라는 점을 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브렉시트는 어떠한 형태의 불확실성인가?

 

불확실성(Uncertainty)은 경영학적으로 기업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환경의 구성요소에 대해 의사결정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 외부의 변화를 예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뜻한다. 경영학에서는 불확실성을 수익과 확률의 계산을 어렵게 해 위기를 가중시키지만 잘만 대응한다면 엄청난 기회로 활용될 수 있는양면적 상황으로 인식해왔다. 기업마다 국제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으키는 불확실성을 느끼는 정도도 모두 다르다. 해당 기업이 선택한 활동영역(Domain)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 불확실성의 정도는 기업 혹은 산업이 규칙적으로 접촉해야 하는 환경의 외부 요소가 얼마나 많은지와 그 환경의 복잡성을 통해 판단된다.

 

사실 영국과 EU 국가들은 매우 불확실성이 낮은 시장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국민은 EU 탈퇴를 통해 안정보다는 불확실성을 선택했다. 이는 경제적 득실계산이 아닌 다분히 정치적 판단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다행스러운 것은 영국민들이 자신이 선택한 불확실성이 최소화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소 비현실적이나 브렉시트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 투표결과를 아예 무시해 버리거나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탈퇴론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최근 조사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즉 브렉시트라는 겪어보지 못한 불확실성이 감당 못할 불확실성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전개될 영국-EU 간 협상에서 양측의 입장, 선택 가능한 타협점들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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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email protected]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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