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들은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꿈꾼다. 이들이 꿈꾸는 성장은 자신과 경쟁자 간의 격차를 크게 벌여 놓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대기업은 많은 비용을 들이며 비효율적인 방법을 활용해 성장을 추구한다. 따라서 이들 기업에 의미가 있고 시장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은 단지 꿈에 지나지 않는다. 인시아드(INSEAD)의 마케팅 석좌 교수장 클로드 라레슈(Jean-Claude Larréché)는 인시아드 날리지(INSEAD Knowledge)와의 인터뷰에서 ‘모멘텀 효과(The Momentum Effect)’라는 10년에 걸친 연구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했다. ‘모멘텀 효과’는 효율적이며 스스로 유지 가능한 성장으로 이끄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는 20년 이상 포천지 선정 1000대 기업의 성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했으며, 150여 기업의 성장 핵심 원동력을 규명하는 사례 연구를 했다. 150여 기업의 핵심 원동력을 일부 개선할 경우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 라레슈는 모든 연구 결과를 ‘모멘텀 개념’으로 수렴했으며, 이를 또 ‘모멘텀 효과’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업스트림 마케팅’으로 모멘텀 찾아야
라레슈 교수 연구팀은 포천지 선정 1000대 기업의 20년간 판매액 대비 광고비 비율을 연구했다. 이들은 이 비율의 변화가 매출액, 이익, 시가 총액 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첫 번째 연구의 결과는 직관적 예상과 반대였다. “우리는 시가 총액에서 가장 높은 성장(다우존스 지수 상승률 대비 80% 성장)을 달성한 기업들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상대적 마케팅 비용을 줄인 기업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과 정반대였다.” 라레슈는 그의 저서에서 이런 기업들을 ‘개척자(pioneers)’라고 지칭했다. 판매액 대비 마케팅비의 상대적 비율을 7%까지 감소시켰지만 개척자 기업들은 더 큰 비용을 들인 경쟁사들에 비해 시장에서 월등한 성과를 거뒀다.
그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 삭감과 함께 월등한 성장을 기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개척자 기업들은 실제로 절대적 수준의 지출 비용을 증가시켰다. 그러나 그들의 마케팅 효율성이 매우 높아서 판매액 대비 비율이 낮아진 것이다.”
라레슈에 따르면 모멘텀 효과의 핵심은 ‘지속 가능하고 효과적인 성장의 유일한 방법이 고객 기반 성장’임을 깨닫는 것이다. 라레슈는 성장 문제에 직면했을 때 판매 촉진에 무작정 돈을 쏟아 붓기보다 시간을 갖고 근원 이슈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우선 광고커뮤니케이션 및 판촉과 같은 전통적인 다운스트림 마케팅(Downstream Marketing)에 들이는 자원을 업스트림 마케팅(Upstream Marketing)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업스트림 마케팅은 팔고자 하는 제품의 표적 고객을 결정하고, 고객들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잠재된 니즈를 발굴해 냄으로써 고객들에게 좀 더 높은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다. 일단 업스트림 마케팅 활동이 개선된 뒤에는 새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는 다운스트림 마케팅에 대한 투자도 새롭게 이뤄질 수 있다.”
닌텐도에는 있고 MS엔 없는 것은?
라레슈의 저서는 ‘모멘텀 전략’을 통해 고객 기반 성장을 체계적으로 창출하는 8단계 프로세스를 다룬다. 그는 모멘텀 전략이 양적 측면의 성장(경쟁사들보다 매출이 더 빠르게 증가)뿐 아니라 더 중요한 질적 측면의 성장(매우 효율적인 성장이 일어나서 매출과 이익이 함께 증가하고, 지속적인 성장이 일어나는 것)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때 모멘텀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를 잃은 기업의 예라고 지적한다. 라레슈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초창기부터 ‘PC 사용자의 수요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는 고객 기반 리더’였다.
라레슈에 따르면 MS는 수많은 자원과 인재, 상품을 갖춘 훌륭한 기업이다. 하지만 어느새 MS는 기업 경영의 중심을 고객에서 상품으로 옮겼다.
“MS는 스스로 규정한 상품의 품질을 훨씬 중시하고, 고객의 느낌은 무시하는 수많은 기업의 전형”이라고 그는 말한다.
MS 사례를 닌텐도의 게임기 위(Wii)와 비교해 보자. 신체 움직임을 상대적으로 단순한 컴퓨터 게임에 결합시킨 소비자 기반의 통찰력이 닌텐도가 갖고 있는 강력한 모멘텀의 기반이 되고 있다.
“닌텐도 위는 책에서 설명하는 모멘텀 프로세스 요소의 상당수를 포함한 좋은 사례다. 하지만 모멘텀 프로세스 요소는 이 밖에도 많이 있다. 이 요소들을 모두 통합하는 것은 진정한 고객 기반 성장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유일한 성장일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유럽 최고 명문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INSEAD)가 발행하는 ‘INSEAD Knowledge’의 최근 기사 를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