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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투자의 만남 행운일까 불행일까

홍진환,정동일,엄찬영,안도현,류주한,곽승욱 | 172호 (2015년 3월 Issue 1)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Behavioral Economics

감정과 투자의 만남 행운일까 불행일까

Based on “Investing in Emotional Assets” by , D. Elroy, and C. Spaenjers (2014, Financial Analysts Journal)

 

무엇을 왜 연구했나?

1908년 모네가 그린 유화작품대운하(Le Grand Canal)’ 2015년 소더비 경매소에서 390억 원이 넘는 가격에 한 수집가의 손에 넘어갔다. 전 소장자는 이 작품을 2005 142억 원에 구입했으니 10년 동안 거의 3배에 가까운 이윤을 챙긴 셈이다. 3배에 달하는 이익도 놀랍지만 그림 한 작품을 390억 원을 주고 사는 행위는 더 불가사의하다. 물론 인상주의 대표화가인 모네의 그림이 헐값에 팔리지도 않겠지만 경제적 가치나 자산의 공정한 평가에 무게를 둔다면 다소 의아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유화물감, , 캔버스, 작업실 임대료, 인건비, 화가의 평판, 작품의 희소성에서 오는 부가가치를 고려하더라도 작은 그림 한 폭의 경제적 평가가치가 390억 원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모네의 작품 같은 미술품이나 골동품, 귀중품, 그 밖의 수집품에 숨어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무엇을 발견했나?

수집품에 대한 투자는 수집하려는 물건에 대한 열정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수집품 투자를열정투자라 부르고 수집가들을애호가라 부르는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더불어 적절한 재력이 필요하다. 모네의 작품 거래에서 봤듯 고가의 수집품은 일반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소수의 부호들에게나 어울리는 투자종목이다. 재력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재산의 10% 정도를 미술품, 귀금속, 고급 와인, 우표, ()화폐·동전, 명품 바이올린, 골동품 차 및 고급 차 등에 투자한다고 알려져 있다(Barclays, 2012).

 

유명 펀드매니저인 스티븐 고흔이 피카소의(Le Reve)’ 1550억 원에 샀다든가, 채권투자의 귀재인 빌 그로스가 소장한 우표가 400%의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은 이제 생소한 가십거리가 아니다. 수집품 시장의 양적 성장은 전문화돼 가는 수집품 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확대일로에 있고 대형 금융회사들도 수집품에 대한 맞춤형 데이터, 시장분석, 투자 조언 등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수집품 투자에 집중하는 사모펀드의 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1900년부터 2012까지 113년간 영국의 주요 수집품의 수익률과 장·단기 국채, 금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자. 미술품, 우표, 바이올린의 평균 연 수익률은 각각 6.4%, 6.9%, 6.5%였다. 반면에 같은 기간 장기 국채, 단기 국채, 금의 수익률은 5.5%, 4.9%, 5.1%였다. 채권이나 금 같은 안정자산에 비하면 꽤 매력적인 이윤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국 주식시장의 평균 연 수익률 9.4%에 비하면 상당히 빈약한 실적이다. 특히 수집품들이 가진 독특한 위험요소를 고려하면 주식과의 상대적 경쟁력은 더욱 초라해 보인다. 수집품은 그 희귀성과 독특함, 높은 가격으로 인해 유동성이 낮아 거래비용이 매우 높다. 주식이나 국채는 매매에 걸리는 시간이 빠르면 수초에도 가능하지만 수집품은 수일, 몇 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따라서 신속히 매도하고자 할 땐 상당한 할인을 감수해야만 한다. 분실과 보관을 위한 보험 및 보관비용도 엄청나다. 또한 애호가들의 선호가 변하면 소유한 수집품의 유행과 가치도 널뛰기를 한다. 1980년대 후반 일본에서의 미술품 유행과 쇠퇴가 좋은 예다. 유행이 지속될 때는 수익이 생기지만 유행이 멈추거나 바뀌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감정은 가치를 창조하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한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수집품 투자로 성공을 하려는 사람은 투자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거래 시 조바심과 소유욕에 사로잡혀도 안 된다. 감정이 많이 개입될수록 올바른 가치평가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감정의 개입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대처는 분산투자로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통제하는 것이다. 주식에 비해 평균적으로 높은 위험과 낮은 수익에도 불구하고 수집품 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금전적 이익 외에 심리적 수익과도 연관이 깊다. 심리적 수익은 수집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증권시장에서도 이미 뿌리 깊은 역사가 있다. 분산투자의 필수불가결성은 이미 수십 년에 걸쳐 투자자들에게 알려져 왔다. 누구나 그 유용성과 당위성을 잘 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분산투자를 등한시한다. 자신이 일하는 기업, 국내 기업,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운 기업, 부모에게 물려받은 주식의 발행기업, 자신의 기업 철학에 부응하는 기업 등에 재산의 대부분을 투입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투자대상에 대한 애정(감정)이 우리를 냉철한 경제적 인간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곽승욱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email protected]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를,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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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진환[email protected]

    -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 <코에볼루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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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주한[email protected]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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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승욱[email protected]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 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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