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창의적인 의사결정을 하려면 실패가 제공하는 의미 있는 정보와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 치명적인 실패를 예방하기 위해 업무 진행 과정에서 실패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공유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학습 목표를 활용해 구성원의 성장 마인드셋을 키우고 업무에서 발생하는 실패와 오류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서 상사는 팀원들이 실패로 인해 자기효능감이 감소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실패를 은폐하지 않고 그로부터 집단적으로 학습하기 위한 지원적인 분위기를 구축해야 한다.
실패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
실패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 대량 생산과 효율성의 시대에는 사전에 계량적인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고 이를 ‘실패 없이’ 달성하는 것이 조직 관리의 핵심 과제였다. 이런 관리 방식은 현재 또는 미래의 환경이 과거의 환경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21세기, 불확실한 환경과 변화의 시대에 사전에 세워진 목표에 몰입하는 것은 오히려 탄력적인 대응과 창의적 의사결정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때 실패는 오히려 성공이 주지 못하는 의미 있는 정보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조직과 구성원들은 어떻게든 다양한 유형의 실패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에 기업은 실패가 제공하는 소중한 자원을 놓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제 조직이 어떻게 실패 관리를 효과적으로 하는지가 역동적인 경영 환경에서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됐다.
조직이건 개인이건 실패는 결코 즐거운 경험은 아니다. 조직의 실패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조직의 생존을 위협하며, 구성원 개인의 실패는 본인의 평가 저하 및 고용 불안정뿐 아니라 다른 구성원에게 악영향을 끼치거나 조직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아무리 실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피하고 싶은 것이 실패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동기 이론인 사회적 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은 실패를 부정적으로 간주했다.11Bandura, A. (1982), Self-efficacy mechanism in human agency. American Psychologist, 37(2): 122-147.
닫기 구성원들의 성공적 업무 수행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자기효능감(self-efficacy), 곧 업무에 임하는 자신감이다. 자기효능감은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개념인데 구성원들이 성공을 경험하면 자기효능감이 증가하고, 실패를 경험하면 자기효능감이 감소한다. 실패로 인해 자기효능감이 감소하면 다음 업무에 임할 때,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지 못하고 회피적인 모습을 보이게 돼 다시 실패할 확률이 증가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런 악순환의 결과, 실패가 쌓이면서 구성원들의 좌절감이 축적되고 학습된 무기력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실패는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을 포함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해 이후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