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패밀리 오피스’는 유럽 왕실에서 시작해서 미국 재벌가에서 완성된 개념으로 ‘한 가문 또는 집안의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미국의 JP모건과 록펠러가 대표적 사례다. 이외에도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등 IT 업계 거물들도 모두 패밀리 오피스를 소유하고 있다. KPMG에 따르면 미국에만 3000~6000개의 패밀리 오피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2만 개의 패밀리 오피스가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딜룸(Dealroom)에 따르면 패밀리 오피스는 2021~2022년에만 유럽 스타트업에 541건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는 이전 2년에 비해 2배나 증가한 수치다.
‘패밀리 오피스’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만들어졌지만 개념 자체는 유럽에서 시작됐다. ‘EY 패밀리 오피스 가이드’11EY Family Office Guide, 2013(https://po17.ch/ey-family-office-guide.pdf)
닫기에 따르면 유럽의 패밀리 오피스는 왕의 집사가 왕실의 부를 관리하는 일을 담당하던 6세기에 시작됐다. 그 후, 나머지 귀족들도 이 관행을 따라 오늘날 거버넌스라고 부르는 ‘관리(stewardship)’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이후 르네상스 시대에는 부유한 가문의 재정을 관리하고 예술을 후원하기 위한 개인 사무실을 만들었다. 15세기에 유명했던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House of Medici)이 좋은 예다. 메디치 가문은 모직물 교역을 통해 부를 쌓았고 이후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은행 10개를 소유할 정도로 번성했으며 공화국을 통치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