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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리더가 알아야 할 ‘탈중앙 자율 조직 모델’

이충엽 | 341호 (2022년 03월 Issue 2)

요즘 그 어떤 분야보다 빠르고 정신없는 진화를 거듭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블록체인에 기반한 디지털 자산 분야다. 2018년부터 가격 폭락이 이어졌으나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DeFi(탈중앙 금융 시스템)나 NFT(대체 불가능 토큰) 같은 히트작을 만들어 내며 2021년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NFT는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상장사와 레거시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런 테마들과 맞물려 시장은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즉 ‘탈중앙 자율 조직’에 주목하고 있다.

일견 생소할 것이나 DAO는 주식회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쉽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투자’하고, 조직을 ‘소유’하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경영’하며, 배당과 주식 가격 상승을 통해 ‘부가가치를 향유’하는 협력 시스템이다. DAO는 주식 대신 블록체인을 통해 발행된 디지털 자산을 도구로 쓴다. 특정한 디지털 자산 토큰을 통해 조직,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소유하며 경영해 부가가치를 향유한다.

중요한 차이점은 주식회사와 같이 일괄적인 룰이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주식회사는 주요 의사결정 시 필요한 체계, 지분율, 각종 규칙 등이 상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러한 규칙은 투자자와 여러 참여 주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형성된 것이지만 동시에 제약도 많다. 그러나 DAO는 다르다. DAO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이런 상법을 대신한다. 강제적인 실행이 보장되는 블록체인상의 프로그래밍 계약을 통해 규제기관 없이도 규칙을 적용한다. 그 덕분에 DAO는 설계하기에 따라 폭넓고 유연한 형태의 거버넌스가 가능하다. 개방적인 참여 유도는 물론 민주적(탈중앙적)인 의사결정, 완전히 새로운 인센티브 부여도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이 기존 주식회사보다 우월할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주식회사는 명확한 의사결정자를 중심으로 빠른 실행력을 자랑한다. 소수의 주체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에는 주식회사가 더 강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프로젝트는 좀 더 느슨한 다수의 참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오픈소스 활동을 비롯해 온라인에 기반한 다양한 프로젝트는 특정한 사기업이 주도하는 것 이상으로 불특정 다수의 참여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참여 모델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에 수월한 것이 DAO 모델이다.

현재 존재하는 여러 DAO가 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바람직한 DAO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시행착오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아직 법적인 지위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주식회사와 다른 이 조직 운영 방식에는 분명한 차별점과 그에 따른 강점이 있다. 현존하는 문제들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다. 예컨대 지난 2021년 7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는 DAO를 법인으로 등록하거나 유한책임회사(LLC)를 DAO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표준이 생길지도 모른다.

물론 주식회사가 그렇듯 DAO라는 것 자체도 단지 하나의 도구일 뿐 그 자체로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고 사업과 프로젝트에 최적화해 적용하는 사례들이 나타날 것이다. 기존의 주식회사 대신 DAO를 택하는 경우도, 주식회사와 DAO를 혼합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어떻게 미래 산업 지형에 이어질 수 있을지 감히 짐작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기민한 리더라면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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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엽 업라이즈 대표 [email protected]

필자는 아이씨유 CEO, 카카오랩 COO, 아이엠컴퍼니 COO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디지털 및 전통 자산의 자동화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업라이즈의 CEO를 맡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업라이즈의 대표 서비스로는 디지털 자산 분야의 ‘헤이비트’와 주식, 채권, 금, 원자재 등 글로벌 ETF 자산 분야의 ‘이루다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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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엽

    필자는 아이씨유 CEO, 카카오랩 COO, 아이엠컴퍼니 COO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디지털 및 전통 자산의 자동화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업라이즈의 CEO를 맡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업라이즈의 대표 서비스로는 디지털 자산 분야의 ‘헤이비트’와 주식, 채권, 금, 원자재 등 글로벌 ETF 자산 분야의 ‘이루다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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