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The role of customer entertainment in B2B sales strategy: Comparative insights from professional buyers and salespeople” by Jared Oakley, Alan J.Bush, William C. Moncrief, Daniel Sherrell, Emin Babakus, Industrial Marketing Management, Volume 92, January 2021, Pages 190-201.
무엇을, 왜 연구했나?
국내에서 ‘접대’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부정적이다. 룸살롱 같은 곳에서 양주를 마시며 은밀히 거래를 주고받는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갑을 관계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 국회에서는 접대비라는 용어를 거래증진비로 바꾸자는 법률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해외에서는 고객 접대를 기업의 전략적 활동 중 하나로 간주한다. B2B 비즈니스에서 고객 및 잠재 고객에 대한 접대를 통해 구매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관계 증진을 도모하는 것은 일상적인 영업 행위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B2B 기업이 사용하는 경비의 6% 이상이 접대 관련 비용이며 고객 접대비 증가율이 전통 미디어 광고비나 판촉비를 능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미국 포모나 캘리포니아주립폴리테크닉대의 자레드 오클리 교수팀은 사회적 교환 이론(Social Exchange Theory)을 이용해 고객 접대의 효과를 측정했다. 분석을 위해 영업사원과 고객 간의 관계를 3단계로 구분하고, 접대를 수행하는 영업사원 245명과 접대를 받는 구매자 2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통해 상호 간의 인식 차이를 확인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영업사원의 기대와 고객의 반응은 실제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접대를 수행한 영업사원에 대해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거나 신세를 졌다는 생각을 가지면 구매 등의 행위로 보답하려는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영업사원의 기대가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접대에 대한 고객의 중요성 인식은 영업사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 또한 접대 행사에 들인 시간, 노력, 돈에 대한 고객의 인식은 감사하는 마음과 신세를 졌다는 마음을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의도가 보이는 접대에 대한 고객의 인식은 감사하는 마음을 형성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빤히 목적이 보이는 접대에 대해서는 고객이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다. 한편 영업사원이 접대에 들인 시간, 노력, 비용에 대한 고객의 인식은 관계 형성 초기 단계에 가장 높고 관계의 단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서로 데면데면할 때 고객 접대에 갖은 노력을 기울이면 고객이 유심히 보고 기억한다는 것이다.
기대가 일치하지 않은 부분도 드러났다. 영업사원은 고객이 감사함을 느꼈는지에 초점을 둔 반면 고객은 자신이 신세를 졌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고객이 스스로 신세를 졌다고 느끼는 것은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고객은 부정적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신세를 진 사실을 빨리 잊어버리는데 이것은 감사하는 마음이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영업사원의 기대와는 배치된다. 사회적 측면을 중시하는 영업사원과 달리 고객은 경제적 측면을 보다 중시하는 것도 상반되는 결과다.
필자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국계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서 13년 이상 세일즈와 사업 개발 업무를 담당했으며 세일즈맨 40명을 인터뷰해 『팔자생존』이라는 책을 펴냈다. 현재 서울경제진흥원 창업정책팀에서 딥테크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방안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