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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으로 본 남성의 소비심리

몸으로 생각하는 남성의 소비의 核, 호르몬이 행동을 결정한다.

고영건 | 206호 (2016년 8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진화론적 시각으로 보면 많은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서 남성과 여성이 왜 다르게 행동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현대인이 남성에 비해 2배 더 많은 여성의 후손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 인간의 마음이 재생산에 기초한 진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 한 남성은안전한 선택보다 모험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신규 소비층으로 부상한 남성 고객들 사이에 태풍의 핵은여미족(Yummies)’이다. 젊고(Young) 도시(Urban)에 사는 남성(Male)을 가리키는 이들은 주로 결혼을 하지 않거나,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이성 파트너가 없거나, 또는 자식이 없는 30대 남성이다. 이런 점에서 여미족의 소비행동은 단기적인 형태의 짝짓기 전략과도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남성,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남성고객이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롯데백화점의 남성고객 수는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모두 전체 고객 중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과거의 20%대에서 2015년에 30%대로 상승했다. 특히 갤러리아백화점은 2013 2% 수준이었던 남성 매출의 신장 비율이 2015년에는 약 14%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주요 백화점들에서는 남성 고객들을 위해 다채로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예컨대,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남성고객을 위해 남성 의류, 오디오, 전동 킥보드, 블루투스 스피커, 에어휠, 드론, 전기자전거, 변신로봇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이러한 상품들은 각각 월평균 10% 이상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남성의 소비패턴 변화에 대해 진화심리학적인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 후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남성과 여성은 능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심리학에서는 남성을 인간 정신의 표본으로 삼았다. 이 시기에 여성은 열등한 존재로 평가됐기 때문에 남녀 간 차이를 설명할 때도 모든 기준을 남자로 잡고여성에게는 남성에게는 있는 어떤 것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이러한 남성 우월의식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났다. 1970년대 후반 이래로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월하며, 남성들은 여성의 열등한 형태라는 관점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각은 1960년대까지의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에서 남녀만 뒤바꾼 것이었다.

 

와우효과(WAW effect)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와우는여성은 훌륭하다(Women are wonderful)’는 문장의 첫 글자를 표기한 것이다. 와우효과가 지칭하는 바는 한마디로 말해서 적어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훌륭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광고 속 성 대결에서 여성을 승리자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 기사에서미래 세대는 왜 남성들이 좀 더 여성스러워질 수 없는지를 안타깝게 묻게 될 것이다…”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와우효과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예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뛰어나다는 주장을 들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멀티태스킹을 잘한다는 주장이 제시됐지만 보다 더 정교하게 진행된 연구들에서는 그러한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도출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의 심리학 연구들은 이러한 멀티태스킹이 전체적으로는 작업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세상에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주장했다. ‘거짓말, 망할 놈의 거짓말, 그리고 통계치.’ 남녀 간의 능력을 비교대상으로 삼을 경우, 어느 한 쪽이 더 우월하다는 관점은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능력상 대부분의 남녀 간 차이가 실제로는 매우 작고 사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 시행되면서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평균적으로 수학 적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차이는 전체 설명량 중 겨우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숫자를 다루는 일에는 남성이 더 뛰어나다거나 여성은 물리학보다는 생물학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할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동기 혹은 선호도 차이

 

남녀 간의 차이를 살펴볼 때, 동기 혹은 선호도에서의 차이에 주목하면 남녀 간에 서로 얼굴을 붉힐 일이 없어진다. 남녀 간의 동기 차이에 집중하면 남녀가 서로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각자의 선호도를 반영하는 것이 된다. 남녀 간에 존재하는 이러한 선호도 차이 혹은 좋아하는 대상에서의 차이는 비교적 생애 초반부터 분명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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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건

    고영건[email protected]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삼성병원 정신과 임상심리 레지던트를 지냈고 한국임상심리학회 임상심리 전문가와 한국건강심리학회 건강심리 전문가 자격을 취득했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쳤다. 한국임상심리학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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