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어느 조직이든 조직 내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이 함께 호흡하며 일해야 한다. 특히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빠르게 소통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조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많은 조직 내에서 Z세대라고 잘 알려진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이하 90년대생)와 협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들이 이기적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돋보이는 일에만 집중하고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몰라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90년대생들의 성장배경과 교육받은 가치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쟁’ 의식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이를 어떻게 활용해 조직을 빛나게 할 수 있을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편집자주 이경민 마인드루트 대표는 조직 내 갈등이 단순히 위계질서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조직에서 서로에 대한 몰이해와 불신이 심화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면밀히 관찰한 세대별 특성을 분석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60년대생, 70년대생, 80년대생, 90년대생 등 출생 연도별로 세대를 구분하고 세대별 특성과 장단점을 상세히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팀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누구나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수평적인 조직에서 일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많은 회사에서 그 원인을 위계적 조직과 상명하복의 문화에서 찾는다. 과연 그것만이 답일까? 우리가 일하는 사무실 안을 들여다보면 조직의 구조만이 걸림돌은 아닌 것 같다. 사무실 안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의 역학관계가 또 다른 답의 한 축이 아닐까.
요즘 사무실 안에는 4개의 서로 다른 세대가 공존하고 있다. 1960년대에 태어나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386세대, 2000년대 초 한국의 IT 붐을 일으킨 1970년대생,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몸소 겪으며 치열하게 생존을 모색했던 1980년대생, 스마트폰을 통해 소통하고 배우는 게 익숙한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까지. 이렇게 다양한 세대가 한 직장에서 근무한 적은 이전에 없었을 것이다. 이들은 겪은 사건들이 매우 달라 형성된 가치관도 각기 다르다. 문제는 서로의 차이가 큰 데 비해 서로에 대한 이해도는 매우 작다는 것이다. 결국 조직 내부 직원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서로를 미워하고 불신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세대 간 차이는 소통의 부재로 이어진다. 그렇다 보니 이들이 합심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DBR Mini box ‘세대 구분 기준 및 정의’ 참고.)
DBR mini box: 세대 구분 기준 및 정의 이번 연재에서는 세대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자 한다. 학계에서나 미디어에서 다루는 세대(X세대, 밀레니얼세대, Z세대 등)이 한국 사회의 세대별 특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필자의 생각에서다. 각 세대가 경험한 사회 변화와 사건, 이전 세대와의 역학관계 등을 반영해 10년 단위로 세대를 구분했다. 세대별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성도 도출해 상징적인 색으로 표현했다.
서로 이해하고 같이 일하기 위해, 나아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우리는 서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왜 다른지 살펴보는 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필자는 회사 내부 컨설팅과 임원 상담, 구성원의 표적 집단 면접 조사(FGI, focus group interview) 등을 토대로 파악한 세대별 특징과 이들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려 한다.
“나 혼자 공부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는데 내가 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내용을 정리를 해야 합니까?” 20대 팀원의 예상치 못한 말에 40대 팀장이 할 말을 잃었다. 이 조직은 최근 입사한 20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어 관련 자격증 공부 모임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 모임에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아 영어가 능숙한 팀원이 있어 다른 팀원들을 위해 기존의 자료를 정리해 달라고 팀장이 제안했다. 그 제안에 20대 팀원은 자기 혼자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데 자신이 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내용을 정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모임에서 탈퇴했다.
최근 조직에서 이러한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Z세대라고 불리는 90년대생들이 조직에 들어온 후 각자는 뛰어난데 같이 일하는 것은 생각보다 잘하지 못한다는 관찰 사례들이다. 한 팀으로서 좋든 싫든 같이 정을 붙이고 일을 하던 과거와 달리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팀장에게 줄기차게 요구하는 팀원의 이야기나 자신이 맡은 일은 끝났으니 이만 퇴근하겠다며 팀 전체가 곤란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느라 힘든데 자신만 쏙 빠져 퇴근하는 직원들 이야기가 그러하다. 그러한 직원들의 이야기 끝에 주로 듣는 말은 “요즘 애들은 정말…”이라는 탄식이다. 공동으로 노력하고 연대하는 협업이 중요한 조직에서 자신만 소중한 것처럼 행동하는 90년대생들의 행태가 영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필자는 정신과 전문의 출신의 조직 및 리더십 개발 컨설턴트다.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Bethesda Mindfulness Center의 ‘Mindfulness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용인병원 진료과장과 서울시 정신보건센터 메디컬 디렉터를 역임한 후 기업 조직 건강 진단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 임원 코칭과 조직문화 진단, 조직 내 갈등 관리 및 소통 등 조직 내 상존하는 다양한 문제를 정신의학적 분석을 통해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