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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이 답이다

바쁘다고 결론만 빨리빨리 Oh, No! “왜”를 묻고 전략 오너십을 공유하자

김정수 | 183호 (2015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전략에 대한 오너십 확보 방법

1) 서론을 길게 말하라. , ‘무슨일을 하느냐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이 일을하는가에 대한 내용에 대해 일을 시키는 사람과 일을 하는 사람 모두 공유해야 한다.

2) 표준화된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라. 상사의 지시를 받으면 무조건 일을 추진하기보다 상사와 부하직원 간 서로 합의된 체크리스트 항목에 따라 주기적으로 일을 점검하며 일을 진행해야만 막판에 일이 뒤집힐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편집자주

조직원 모두에게 오너십, 즉 주인 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업무 효율성과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김정수 파트너가 생생한 기업 사례들을 통해 조직 내 오너십 확산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을 소개합니다.

 

 

사례 1

월요일 업무 계획 회의 시간, 깐깐하기로 유명한 최 부장이 박 대리를 불렀다. “박 대리, 이거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사업 관련 검토인데 박 대리를 믿고 한번 맡겨 볼 테니 잘해봐. 미국에서 주차장 사업을 하면 어떨 것 같아? 앞으로 유망한 사업인지 한번 검토해 봐.” 전사 차원에서 거론되는 신사업을 단독으로 검토해 보라는 최 부장의 지시에 박 대리는 책임감을 느끼며 꼭 잘해내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우선 어떻게 검토하면 좋을지 기본적인 접근 방법부터 차근차근 생각했다. 일단 주차장이라고 하면 자동차가 많을수록 잘되는 사업이니 미국 내 등록된 자동차 수부터 파악했다. 앞으로 자동차 수가 얼마나 증가할지에 대한 예측과 현재 미국 주요 도시 별 주차장 수, 주요 대형 주차장 업체의 수익성도 분석했다. 최근 재정적으로 어려운 지방 정부들이 보유 주차장들을 매각한다는 보도 등 시사성 있는 내용도 챙겼다.

 

밤낮 없이 일에 매달린 지 2주가 다 돼갈 무렵 드디어 처음으로 최 부장에게 보고를 하게 됐다. 자료가 워낙 탄탄하게 준비돼 자신감이 있었던 박 대리가 말문을 열었다. “미국 주차장 시장은 앞으로도 매년 1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그런데 보고가 계속되면서 최 부장의 표정이 영 좋지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중간에 보고를 끊는 최 부장. “아니 그런 내용 말고….” 이 말은 직원들이 상사에게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완전히 보고 포인트가 다르다는 뜻이고, 이 한마디에 몇 주 또는 몇 달간의 작업이 아무 쓸모 없게 돼 버리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최 부장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것 봐, 박 대리. 우리 회사가 지금 관심이 있는 건 주차장 업에 진출하는 게 아니라고. 기존에 종이 티켓을 발부하고 사람이 앉아서 주차료를 받던 것을 기계가 대체해서 카메라가 자동으로 자동차 번호판을 인식하고 무인 시스템으로 주차료를 정산해 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IT 사업에 진출하는 걸 고려하는 중이란 말이야. 무턱대고 주차장 업의 사업성, 수익성을 평가하면 무슨 소용이 있어? 앞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주차장들이 이런 무인시스템을 얼마나 도입할지, 기존 주차장 중에 이런 무인 시스템으로 교체할 만한 곳이 얼마나 되는지를 봐야 할 것 아니야.”

 

박 대리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한 노릇이었다. 만약에 그런 배경에서 주차장업을 신사업으로 검토했다고 하면 사전에 그런 내용을 설명해 줬어야 정확한 방향을 갖고 분석 작업을 할 수 있었을 것 아닌가? 만일 이런 배경을 사전에 알았다면 미국 전체 주차장 업을 분석하는 대신에 번호판 인식이 필요할 정도로 차량 입출고가 많고 혼잡도가 높은 곳만을 찾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특히 인건비가 비싼 대도시의 백화점이나 대형 빌딩 중심으로 인터뷰를 했다면 곧바로 궁금한 부분에 대한 답이 나왔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지난 몇 주간 밤잠을 줄여가며 고생한 기억들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사례 2

K은행은 전국에 5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장을 위시한 본점 간부들은 은행을 둘러싼 외부 환경 변화와 고객들의 이용 행태가 달라지면서 기존 은행 창구 운영 방식에 깊은 문제 의식을 느꼈다. 지점마다 고객의 특성이 크게 다른데도 전국 모든 지점의 모양이나 직원 배치가 거의 유사하다는 게 문제였다. 예를 들어 재래시장 한복판에 자리한 지점은 하루 종일 손님들이 북적대고 입출금이나 대출금 이자 납부와 같은 단순 업무가 끊임 없이 이어져서 직원들의 피로도가 매우 높았다. 반면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시내 한복판의 지점들은 한 달 중 많은 날이 한산했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인터넷뱅킹을 사용하고 웬만해서는 은행 지점을 방문하는 일이 드물었다. 지점 직원 수에 비해 처리 건수가 너무 적어 비효율적인 감이 들었다. 강남의 부유한 아파트촌에 있는 지점들은 또 사정이 달랐다. 젊은 사람들은 낮 시간에 대부분 직장으로 나가서 정작 업무 시간 중 지점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었다. 어르신들은 한번 지점을 찾으면 커피 대접도 받고 한동안 직원들과 얘기 나누는 걸 즐겼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이다 보니 몇 번에 걸쳐 상담을 하다 보면 추천한 투자 상품에 가입하거나 적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분들에게는 여유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친절하게 모시다 보면 상품 판매 실적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 같았다.

 

K은행 본점은 은행 지점 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기로 결심을 했다. 우선 모든 점포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정리했다. 각 지점별로 월별 방문 고객 수, 단순 입출금, 신규 상품 가입 등의 방문 목적, 고객당 예금이나 대출, 투자 상품 등 가입 실적, 고객의 평균 연령 등을 기준으로 지점들을 분류했다. 재래시장에 위치한 지점은 방문 고객 수는 매우 많았지만 대부분 입출금 등 단순 업무 고객이었고, 지속적으로 그 지점을 방문하는 사람보다는 지나는 길에 들르는 손님들이 많아 신규 상품에 가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이런 지점들은 어떻게 하면 빠르게 효율적으로 단순 업무를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해 보였다. 반면 직장인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지점 직원 수를 줄여 꼭 필요한 손님에게만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신 현금인출기 등 자동화 기기를 보강하면서 지점 입구에 가깝게 설치해 고객들이 기다리지 않고 편리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효과적으로 보였다. 부촌 아파트 지역에서는 지나는 길에 들르는 사람들이 많지 않으므로 굳이 임대료가 비싼 1층에 지점을 둘 것이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편하게 올라 올 수 있는 고층에 넓은 점포를 확보해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장시간 앉아서 차도 마시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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