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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조직성과

다양성,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꾸준한 관찰과 조정이 성공 열쇠

최진남 | 114호 (2012년 10월 Issue 1)

 

 

 

다양성(diversity)은 왜 중요한가?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이 말은 단순히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수가 많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습관, 생각, 관습, 종교 등의 모든 것 또한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가정(assumption)을 내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가정을 항상 의식적으로 염두에 두고 생활하지는 않기에 나와 다른 사람의 사고와 행동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오해하는 경험을 종종 갖게 된다. 이러한 차이 혹은 다양성의 일례로 작게는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성별차이, 아이들과 부모와의 세대차이가 있을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학력, 소득수준의 차이, 그리고 더 크게는 국가/민족 간 인종, 종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가정/사회/국가를 포함한 모든 조직에서 다양성 관리에 실패하는 극단적인 경우 타인과 다른 그룹에 대해 배타성과 공격성까지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경영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의 다양성은 그 자체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개발 회의 때 다양한 생각과 경험, 그리고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또한 회사는 소수자(minority)의 참여를 독려해 직원들의 다양성에 의한 이점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영학 관점에서의 다양성은 그 자체로 나쁘거나 좋은 것이 아닌 경영목표를 위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돼야 하는 하나의 요소다.

 

특히 국제화 및 치열한 경쟁 등 오늘날의 기업환경은 기업들에게 환경에 대한 상당 수준의 적응력 및 대처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조직원 개개인과 팀의 창의성, 더 나아가 조직 전체의 지속적인 혁신에 대한 요구가 더욱 증대되고 있으며 이를 가능케 해주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구성원의 다양성이다. 구성원 다양성이 광범위한 인지적 자원을 제공하고 팀 및 조직의 효과적인 지식창출을 가능케 해준다는 인식하에 구성원 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다양성이 팀 창의성 및 조직 전체의 혁신과 성과에 대해 갖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다. 조직에 있어서 구성원 다양성은 흔히 양날의 칼로 비유된다. 이는 구성원 다양성 자체가 갖고 있는 상반된 특성 때문이다. 자아범주화이론(self-categorization theory) 및 사회정체성이론(social identity theory)에서는 구성원의 다양성이 가지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다. 이들 이론에 따르면 팀 및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다른 동료들과 비교하며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이에 근거해 행동하는데 주변 동료들이 자신과 다르다고 느낄 경우 친밀한 관계형성 및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창의적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 나와 다르다는 이질성이 동료들 간 관계형성 및 업무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창의성 및 혁신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보처리이론(informational processing theory)에서는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진 구성원들의 다양한 경험, 인지적 자원, 이로 인한 지식상승 효과에 초점을 두면서 구성원 다양성이 창의성 및 혁신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조한다.

 

표면적 다양성과 내면적 다양성

일반적으로 다양성은 표면적 다양성(surface-level diversity)과 내면적 다양성(deep-level diversity)으로 구분된다. 먼저 표면적 다양성이란 성별, 인종, 민족, 나이 등 쉽게 표면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특성의 차이로 사람들의 사고나 행동이 반영된 것이 아닌 사람의 외적 형태에 따라 구분되는 다양성을 뜻한다. 이러한 표면적 다양성은 고정관념(stereotype)이나 편견(prejudice)을 유발시킬 수 있는 근본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정관념과 편견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줄어들거나 타파될 수 있다. 한편 내면적 다양성은 개인의 성격, 가치관, 개인적 선호도에 대한 차이를 뜻한다. 내면적 다양성의 경우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생활함으로써 공감을 통해 상호 간의 이해를 높임으로써 다양성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가능성을 줄이고 창의적 아이디어의 생산과 같이 다양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최근의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팀 내 성별, 연령, 직무 다양성은 팀원들 혹은 팀 전체의 창의성(creativity)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DBR No. 41, 2009 9 2 122∼125쪽 참고). 예를 들어, 팀 내 여성인력의 증가는 팀원 간의 의사소통을 증진할 수 있고 팀 내 연장자들은 젊은 팀원들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의 샘을 자극받으며 다()기능 팀에서 다양한 직무를 맡은 팀원들은 새로운 시각을 상호 교환함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문제해결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팀 내 다양성은 개인 간/집단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수그룹의 몰입도를 낮추고 이직률을 높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남성위주의 팀 운영은 여성팀원들이 팀을 떠나는 중요한 동인(動因)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하고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팀은 소위 연장자인 ‘OB’ 그룹과 젊은 ‘YB’ 그룹으로 나뉘어 의사결정 때 충돌하기도 한다. 이처럼 팀 수준에서 인구통계학적 다양성 혹은 표면적 다양성의 효과와 함께 팀원들의 내면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 글의 전반부에서는 팀원들의 성격특성들이 팀 전체의 내부과정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한편 성별, 연령, 직급, 직무, 학력 등 여러 측면의 다양성이 구성원 각 개인에게 미치는 본원적 특성은 상당히 유사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가는 분석수준에 따라 서로 다른 원리로 작동된다. 팀 수준에서의 구성원 다양성이 주로 이질적인 그룹에 대한 분류, 선입견, 부조화 등 팀 구성원 간 상호관계에 초점을 둔다면 조직수준에서의 구성원 다양성은 구성원 간 상호관계보다는 조직의 전반적 분위기 및 업무환경을 형성하는 제도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이 글의 후반부에서는 조직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조직 전체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팀원들의 성격다양성과 개인 및 팀 성과: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 좋을까?

팀의 구성은 위에서 논의한 인구통계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심리적 혹은 내면적 특성의 측면에서도 논의될 수 있다. 팀의 구성 측면에서 논의돼온 내면적 특성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성격(personality)이다. 학자들 간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의할 때 성격은 개인의 속성으로서 개인이 보이는 감정적, 태도적, 행동적 반응의 조합을 지칭한다. 개인의 성격을 기술하는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은 소위 Big 5라고 불리는 성격의 5요인 모형(Five Factor Model of Personality)이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다섯 성격요인들이 다양하게 팀에 나타나는 경우 팀의 활동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외향성(extraversion). 이 차원은 개인이 즐거움의 근원을 자신 혹은 자아의 외부에서 찾는 경향성을 의미하는데 적극성과 사회성의 조합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외향성이 높은 개인은 적극적이고, 주장이 강하며,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또한, 사람이 가지는 기본적인 욕구의 차원에서 외향성은 권력욕구(need for power)와 밀접하게 연관되는데 이는 외향성이 높은 사람이 집단에서 자원의 통제권 및 의사결정권을 가지려는 욕구를 강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외향성은 집단맥락에서 리더의 성과와 보다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보고됐다. 집단의 리더로서 구성원들을 통솔해야 할 때나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높은 외향성에 기반한 적극성과 강한 주장은 리더 본인이 이뤄내는 결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강한 외향성과 이에 기반한 권력욕구는 타인들과의 충돌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주장이나 적극성이 지나치게 강하게 두드러지는 개인은 타인들에게 때로 거부감을 느끼게 하거나 더 나아가 그들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외향성이 대인관계 혹은 사회적 맥락에서 갖는 함의가 최근의 다양한 실증연구들을 통해 검증됐다. 이 연구들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외향성의 집단 내 평균수준은 집단의 성과와 유의한 관계를 갖지 않는다. , 적극적이고, 주장이 강하며, 소통에 있어서 활발함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 그 집단의 성과를 위해서는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외향성은 집단에서의 주도권 및 지위를 향한 욕구를 내포하기 때문에 이러한 성향이 집단 내에서 전반적으로 높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며 오히려 외향성이 높고 낮은 구성원들이 적절히 집단 내에 분포돼 있을 때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효과적인 분업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최근에 수행한 심리적 욕구의 집단 내 구성에 대한 연구에서도 외향성과 유사한 함의를 지니는 권력욕구의 집단 내 평균수준은 집단 내에서 사회적 지위를 향한 갈등을 증진시키는 반면 권력욕구의 집단 내 분산 혹은 다양성은 구성원 간 갈등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관찰됐다. 외향성이나 권력욕구의 집단 내 평균의 수준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이는 주도권 혹은 지위에 관련해 집단 구성원들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 집단의 성과를 낮추게 된다. 따라서 한 집단 내에 외향성과 내향성, 그리고 다양한 수준의 적극성이나 권력욕구를 가지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경우 보다 효율적인 분업 및 집단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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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남[email protected]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진남 교수는 서울대에서 조직심리학 학사·석사, 미국 미시간대에서 조직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캐나다 맥길대 경영대학에서 조교수로 6년간 재직했다. 이후 2007년부터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인사조직관리 분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직행동 분야에서 한국경영학회 중견경영학자상, 한국갤럽 최우수논문상, 서울대 학술연구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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