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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인재 전쟁

엔비디아의 ‘황금 수갑’, 직원 몰입도 높여

권기범 | 406호 (2024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엔비디아는 압도적인 경영 성과와 함께 구성원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일터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이런 성과의 핵심에는 고강도 업무 환경 속에서도 적절한 보상과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엔비디아만의 차별화된 인재 경영이 있다. 엔비디아는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배경으로 RSU(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와 ESPP(직원 주식매수제도)와 같은 주식 기반 보상을 우수 인재들에 대한 강력한 ‘황금 수갑(Golden handcuff)’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위계질서나 형식적 보고 체계 대신 핵심 사안에 대한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소통을 강조하는 젠슨 황 CEO의 파격적 경영 스타일은 비전 리더로서의 존재감과 실용주의적 경영 철학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제시하며 엔지니어들의 열정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편집자주 HR 전문가 권기범 교수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인재 경영 전략을 분석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글로벌 반도체 인재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비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 경쟁력의 핵심인 인재 확보와 유지를 위한 전략적 인사이트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치열한 인재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은 파격적인 보상 패키지와 함께 역사적 전환점에 있는 AI 혁명을 주도할 성장 기회, 그리고 유연한 근무 환경 등의 다양한 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 EVP)을 제시하면서 인재 확보 경쟁에 한창이다. 스타 창업자와 CEO들이 직접 영입에 나서는 것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스타트업의 사업이나 서비스 또는 전체 임직원 영입보다는 핵심 개발자 등 소수 우수 인재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인재 인수(Acqui-hiring)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인재 전쟁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 출신 임직원 515명이 엔비디아로 이직해 근무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1 또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만년 3위에 머물렀던 마이크론이 부동의 1위였던 삼성전자조차 납품하지 못하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엔지니어들이 마이크론으로 대거 이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2

인재 유출의 심각성은 현직자들의 이직을 넘어 미래 세대의 두뇌 유출로까지 번지고 있다. 2022년 한국연구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 박사급 인재의 절반가량, 많게는 3분의 2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첨단 산업 관련 인재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 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 전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우수 인재들이 왜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으로 몰리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성공적인 인재 경영 전략을 면밀히 분석해 이들이 우수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는지 들여다봄으로써 국내 기업의 인재 경영 전략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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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기범[email protected]

    텍사스A&M 커머스대 인적자원개발학부 교수

    권기범 교수는 미국 East Texas A&M대 인적자원개발 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적자원개발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Human Resource Development Quarterly』 저널의 부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교육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LG전자 인사팀에서 근무한 후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인적자원개발 및 조직개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인적자본 투자, 조직 혁신, 직무 몰입, 종단 데이터 분석이며 저서로는 『인게이지먼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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