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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국내 유명 제조 대기업으로 이직한 디자이너입니다. 기업 규모나 연봉 면에서 더 좋은 직장으로 커리어 점프해 보람을 느낀 것도 잠시, 회사 생활에 불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무례한 팀장님 때문입니다. 한번은 마감 일정을 촉박하게 주고 새 제품 디자인 시안을 요청해 만들었는데 동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니 눈엔 이게 괜찮아 보이냐?”라고 말하더군요. 툭 던지듯이 한 말이었지만 불쾌함과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어떤 면에서 디자인이 미흡했는지 설명해주시는 내용들이 모두 납득은 갑니다. 그런데 피드백을 주시면서 중간중간 “도대체 어떻게 배웠길래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모르냐”라는 식의 무례한 발언을 하니 저도 사람인지라 듣고 있기 힘들더군요.
일종의 텃세라고 생각해 참아보려 했습니다. 경력직으로서 적응기를 거치고 신뢰가 쌓이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성향 자체가 감정적인 사람인 건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더군요. 특히 본인 업무가 바쁠수록 짜증이 늘었습니다. 어느 날엔 야근하는 팀장님과 함께 남아 “제가 도와드릴까요?”라고 여쭤봤는데 “니가 지금 나한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냐? 할 일 끝났으면 퇴근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야근을 강요하지 않는 건 좋지만 꼭 말을 그렇게 해야 하는 건지…. 팀장님은 기분이 태도가 되는 전형적인 사람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일터에서 적응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처음에는 팀장님께 자주 질문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팀장님 기분이 어떤지, 바쁘시지 않은지 눈치를 살피다 제때 필요한 질문을 못하는 경우가 잦아지더군요. 괜히 물어봤다 짜증 섞인 대답을 들으면 저도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워져 점점 소통할 일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한 선배한테 이런 고민을 털어놨는데 “팀장님이 예민하긴 해도 능력 있는 분”이라며 “무례한 말은 적당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잘 안 됩니다. 소심한 성격이라 그런지 일과 중에 들었던 상처가 되는 말들이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우면 머릿속에 계속 맴돕니다. 팀장님과 면담을 잡아 무례한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말씀드려야 할까요? 그랬다가 ‘미운 오리 새끼’로 낙인찍혀 회사 생활이 더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제가 굴러들어온 돌이니 다른 직장을 찾는 게 더 속 편한 해결책일까요?
비즈니스 교육·훈련 기관 씨앤에이엑스퍼트(C&A EXPERT)의 대표이자 성균관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다. 감정 코칭 전문가로서 직장 내 감정 관리 및 소통 기술에 대해 CEO와 임원, 팀장 및 팀원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한다. 저서로는 「감정 관리도 실력입니다」 「감정에 휘둘리는 아이 감정을 다스리는 아이」 「제가 겉으론 웃고 있지만요」 「서른살 감정공부」 등이 있다.